기사입력시간 23.05.30 11:45최종 업데이트 23.05.3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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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환자들 돌보느라 밤새도록 뛰어다니던 시절...박인숙 전 의원의 '라떼 이야기'

피아노 연주로 특별한 출판기념회 열어...꼰대 이야기 아닌 젊은 의사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희망

박인숙 전 의원이 자전적 에세이 '라떼이야기'를 펴냈다. 

[메디게이트뉴스 박소영 인턴기자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본4] "법적 근무 시간이라는 개념이 아예 없던 시절을 살아온 나같은 사람은 지금 전공의들의 근무시간표를 보면 입을 다문다. 수술하다가도, 회진하다가도 퇴근 시간이 되면 전공의들이 그대로 나가 버린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그러나 이 책 제목이 '라떼이야기'이니 만큼 여기서만은 내 맘대로 나의 오래 전 경험을 이야기하겠다. 신생와 중환자실, 소아중환자실, 병동 근무 모두 살인적인 일정이었지만 그땐 다들 그러려니했고 불평하지 않았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 심장과 교수에서 19대, 20대 국회의원까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한 박인숙 전 국회의원의 자전적 에세이 '박인숙의 ‘라떼’ 이야기' 출판기념회가 지난 19일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북 카페 ‘북쌔즈’에서 열렸다.

출판 기념회에서 만난 박인숙 전 의원은 “길어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일상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그러던 중 나의 오래전 미국 병원에서 수련 받던 기억이 떠올라 페이스북에 하나 둘 글을 올리기 시작했고 많은 이들의 호응에 힘입어 책 출간까지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인숙의 ‘라떼’ 이야기'는 박 전 의원이 1974년 미국 병원에서 트레이닝을 받게 된 이야기를 시작으로 소아 심장을 전공하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 지낸 시절 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는 텍사스 어린이 병원에서의 선천성 심장병 수술 장면을 목격하며 큰 충격을 받고, 한국에 돌아갔을 때 가장 필요한 분야가 심장이라고 판단하여 소아 심장 전공을 하게 됐다.

그는 책을 통해 당직 때마다 신생아 중환자실과 검사실을 반복하며 어두컴컴하고 텅 빈 병원 복도를 밤새도록 뛰어다녔던 시절을 회상했다. 또한 지금은 기계가 모든 걸 해주는 검사들, 간호사가 하는 일을 의사가 일일이 다 했던 당시 현실과 영어에 서툴고 경험이 부족해 생겼던 부끄러운 일화들도 가감 없이 솔직하게 풀어냈다.

그는 “이제 우리나라도 소아 발달이 하나의 세부 전문 분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달라져야 한다"며 "의료계가 급성 질환 아이들 치료만 해주는 단계를 넘어서 빈도가 높고 더욱 많아지는 발달 장애 아이들에게 진단과 치료를 빨리 시작할 수 있도록 소아청소년과 발달 전문과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 전 의원은 최근 간호법 이슈에 대한 질문에 “간호사가 필요한 업무분야를 명확히 해야 하고 간호사들의 처우 개선 또한 이뤄져야 한다. 다만 지금과 같이 갈등이 아닌 상호 존중과 합의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전공의 근무 환경에 대한 질문에는 "내 이야기를 꼰대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적절한 전공의 교육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연속 근무는 필요하다"라며 “내 젊은 시절 경험이 젊은이들에게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고 이 책을 발간했다”고 말했다.
박인숙 전 의원은 출판기념회에서 직접 피아노를 연주했다.  

박 전 의원은 출판기념회에서 특별한 강연 대신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는 연주회로 대신 했다. 그는 “내 이야기를 사랑해 주신 분들에게 보답하고자 출간 기념회를 열게 됐다”라며 “찾아와 주신 분들을 위해 클래식 콘서트도 함께 준비해 음악을 함께 즐겨주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전 의원은 다양한 경험의 중요성, 모든 인연이 소중함, 개개인의 치열한 노력으로 차별을 극복할 수 있음을 강조하며 지난 시절의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나는 운이 좋았다. 감사한 사람이 많다”고 수도 없이 말하는 그는 "Today is the first day of the rest of my life! 오늘도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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