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청구한 진료비가 갑자기 환수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쉽게 끊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기도의 A의원은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2년도 더 지난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A의원은 2014년부터 건강검진센터를 함께 운영해 왔는데, 당일 검진 받은 일부 환자 중 별도의 진료가 필요해 진찰한 뒤 해당 비용을 청구한 것이 화근이었다.
현재 복지부 '요양급여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2012-153 고시에 따르면 당일 검진과 진료를 동시에 받은 환자는 진찰료의 50%만 산정할 수 있다.
그러나 A의원은 이런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진찰료를 100% 산정했고, 검진을 시작한 2014년부터 부당청구로 적발 되기 시작했다.
A의원 관계자는 20일 "총 환수액이 120만원이어서 그리 큰 금액은 아니지만 갑자기 환수 통보를 받고 당황했다"면서 "실수로 부당청구한 것인데 2년도 더 지난 청구 건을 어떠한 공지나 계도 없이 갑자기 환수한 것은 아쉽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건보공단은 앞으로도 이러한 환수 방식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공단 관계자는 "의료기관에서 실수하는 것을 모두 공지하는 것은 어렵고, 모든 고시지침을 일일이 안내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면서 "공단에서 계도·안내하는 것은 내부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공단은 건강검진 관련 진료비 환수 조사를 1년에 한번 내지 격년에 한번하는 방식 역시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A의원이 수년 전 청구한 진찰료를 지금에서야 환수 조치한 것 역시 건보공단이 해당 심사를 2년이 지난 시점에서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보공단이 통보한 A의원의 환수액은 2014년부터 2015년 진료분이며, 지난해 진료비 청구 건은 올해 말 심사를 거쳐 환수될 예정이다.
공단 관계자는 "분기별로 환수를 하지 않고 1년 단위로 하고 있으며, 격년에 한번 씩 하기도 한다"면서 "해마다 업무계획을 세울 때 효율성에 따라 환수 조치할 항목을 정하고, 조사 주기를 결정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들은 몇 년 전에 청구한 진료비라 하더라도 갑자기 환수 통보 받는 상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A의원은 "환수 통보가 이렇게 늦어진 것에 대해 공단 측은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었다"고 말했지만, 공단 관계자는 "지역별로 사정은 다를 수 있지만 그것이 근본적인 이유는 아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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