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고지혈증 등 콜레스테롤이 높은 환자에서 스타틴 치료를 일찍 중단할수록 심장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스타틴 요법을 평생 지속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유럽심장학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2022 학술대회(ESC Congress 2022)에서 발표된 영국 퀸메리대학 룽궈 우(Runguo Wu) 박사의 모델링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타틴 약물의 혜택의 대부분은 노년에 발생하기 때문에 심장질환에 대한 평생보호를 상당히 감소시킬 수 있다.
심혈관 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건강 이상과 사망의 가장 흔한 원인이며,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는 수정 가능한 핵심 위험인자다.
스타틴은 이상지질혈증과 고지혈증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약물로, 이들 질환에 의한 심혈관계 이상 증상과 사망률 등을 유의하게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효과는 심혈관계 질환 환자와 심혈관계 질환이 없는 위험군 환자에서의 예방적 치료에서도 입증됐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스타틴으로 저밀도 리포단백 콜레스테롤을 1mmol/L 감소시키면 허혈성 심장 질환과 뇌졸중의 위험이 24%~25% 감소한다는 결과가 있다.
이에 따라 스타틴은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지질 조절 약물로, 지난 2018년 기준 1억4500만명 이상이 스타틴을 복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치료 개시 지연과 순응도 저하 등의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스타틴의 부작용에 대한 과장된 주장으로 인해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증가하는 개인들 사이에서 과소 사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효과를 최적화하기 위해 스타틴 요법을 언제 시작하고 얼마나 오래 지속해야 하는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이에 연구진은 CTT(Cholesterol Treatment Trialists'·콜레스테롤 치료 참가자) 콜라보레이션의 대규모 국제 스타틴 실험 참가자 11만8000명과 영국 바이오뱅크 인구 코호트 50만명의 데이터를 활용, 치료 시작 연령에 따른 스타틴의 혜택(유의성) 축적을 추정했다.
이때 개발된 마이크로 시뮬레이션 모델을 사용했으며, 해당 모델은 나이, 성별 등 개별 특성과 질병 이력을 사용해 각 참가자에 대한 심장마비, 뇌졸중, 관상동맥 재혈관화, 당뇨병, 암과 혈관 사망·비혈관 사망의 연간 위험을 시뮬레이션한 것이다.
연구진은 표준 용량의 스타틴(하루 40mg)을 사용한 치료의 영향을 추정하기 위해 ①평생 치료(죽을 때까지 또는 더 이른 경우 110세까지 사용), ②80세에 치료중단 ③45세 미만의 참가자에서 치료 시작 5년 지연 등으로 그룹을 나눴다.
스타틴의 편익은 삶의 질을 반영하기 위해 건강에 의해 조정된 수명인 QALY(quality-adjusted life years·품질 조정 수명)으로 측정했으며, 1QALY는 완벽한 건강상태의 1년과 같다.
연구진은 또한 향후 10년 안에 심장마비나 뇌졸중이 발생할 가능성을 의미하는 기준선 심혈관 위험도에 따라 편익도 별도로 보고했으며, 이는 연령,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 흡연 여부, 의학적 상태 등을 기준으로 했다.
이 같은 조건을 토대로 연구원들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스타틴 요법으로 얻은 QALY의 상당 부분이 나중에 발생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참가자의 10년 심혈관 위험이 높을수록 스타틴 혜택이 더 크고 더 일찍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평생 스타틴 복용자와 비교할 때, 80세에 치료를 중단한 참가자 중 심혈관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사람들에서 잠재적인 이점의 많은 부분들이 사라졌다.
이번 연구의 주저자인 영국 퀸메리대학 룽궈 우(Runguo Wu) 박사는 "연구 결과에 따르면 50대에 스타틴 복용을 시작했더라도 평생 지속하지 않고 80세에 중단하는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심혈관 위험도에 있다면 QALY의 73%, 높은 심혈관 위험도에 있다면 36%를 잃는다"며 "위험이 높은 사람들이 더 일찍 혜택을 받기 시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의 심혈관 위험은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낮았는데, 이는 스타틴으로 인한 대부분의 평생 이득이 노년에 발생한다는 의미"라며 "이는 곧 치료를 조기에 중단했을 때 여성이 남성보다 더 해로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다만 심혈관계 위험이 낮은 45세 미만의 사람들, 즉 향후 10년 내에 심장마비나 뇌졸중의 발생 가능성이 5% 미만인 사람들은 스타틴 복용이 5년 지연되더라도 영향이 거의 없었다.
평생 치료로 인한 잠재적 QALY 혜택의 2%만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 영향은 심혈관 위험이 높은 45세 미만에서 더 컸으며, 이는 향후 10년 동안 심장마비나 뇌졸중 발생 가능성이 20% 이상으로, 평생 치료로 인한 잠재적 QALY 혜택의 7%를 상실했다.
우 박사는 "다시 말하지만, 이는 심혈관 위험이 높은 사람들이 낮은 사람들보다 일찍부터 혜택을 받기 시작하고, 스타틴 치료를 지연시킴으로써 잃을 것이 더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 박사는 "이번 연구는 심혈관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40대와 기존의 심장 질환을 가진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콜레스테롤 저하를 위한 스타틴 치료를 즉시 시작할 수 있도록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스타틴 치료를 조기에 중단하면 심장 질환에 대한 평생 보호를 상당히 감소시킬 수 있는 만큼, 가능하면 평생 스타틴 요법을 유지해야 하며, 의사의 조언이 없는 한 치료를 중단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소(NIHR), 영국연구혁신의료연구위원회(UKRI MRC), 영국심장재단(BHF)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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