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9.24 08:23최종 업데이트 24.09.2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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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 미국 시장 성공적 진출 위한다면?

신약 개발사, 퍼스트 또는 베스트인클래스 목표…제네릭 회사, 정부 조달 시장 등 복잡한 시장 타겟팅 필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국내 제약사가 제네릭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경우 퍼스트 제네릭에 집중하고, 정부 구매(조달) 시장과 장기부족 제네릭 출시 등에 집중해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발간한 '국내 의약품 미국 유통 시장 진출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의 성공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술 표준을 선도하는 미국 시장 진출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

미국 의약품 시장에서 발명을 보호하고 규제 문제를 해결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지식재산권(IP)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특허전략을 잘 세워야 하는데, 제약기업의 특허경영은 다른 산업 대비 중요성이 높은 만큼 특허전략이 글로벌 진출의 핵심 전략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에 협회는 신약 개발사와 제네릭 회사가 각각 어떤 전략을 수립해야 할지 제언했다.

미국서 신약으로 성공하려면? 퍼스트인클래스 혹은 베스트인클래스 목표해야

신약 개발사의 경우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강력한 특허 보호, 규제 독점권의 전략적 활용, 면밀한 FTO 분석, 소송 대비 등에 대한 내용을 전략에 포함해야 한다. 이뿐 아니라 미국에서 성공적인 브랜드 상업화 전략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세분화하고, 시장 접근 전략을 잘 수립해야 한다. 또 처방권자를 대상으로한 영업 마케팅을 통해 처방을 늘려야 한다.

협회는 "첫 번째 전략은 푸시(Push) 전략으로, 의약품이 적절한 장소에서 제공되고, 적절한 보험 플랜에 포함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 전략을 유통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의약품을 조제할 수 있도록 필요한 보험 보장을 확보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 전략은 풀(Pull) 전략으로 처방을 늘리고 환자가 처방을 이행하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둔다"며 "이는 의료 제공자와 협력하고, 소비자 대상 마케팅을 수행하며, 처방 이행 과정을 장려하기 위한 적절한 가격 책정 설정을 포함한다"고 덧붙였다.

신약 개발 제약사는 의약품 특허 만료 이후 제네릭이 출시되면서 발생하는 가격 하락을 대비하기 위해 제네릭 제품의 시장 진입을 방어하는 '에버그리닝' 전략을 채택한다. 에버그리닝은 제약사가 오랜 기간 수익성을 유지하고, 시장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전략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생물학 제제인 '휴미라'가 있다. 처음 승인 당시에는 13년간의 특허 보호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휴미라는 추가적인 특허 획득 등의 에버그리닝 전략을 통해 7년의 추가 특허 기간을 받았다. 신약은 특허 만료 직전이 매출과 수익성이 가장 높은 시기인데, 이 시기의 특허 연장은 바이오시밀러의 진입 방어뿐 아니라 매출 측면에서도 상당한 이득을 가져온다.

특허 출원 외에도 허가 연계 독점권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 제약사는 기존 제품의 일부 특성을 변경해 새로운 허가를 받아 독점권을 연장한다.

예를 들어 HIV 치료제인 바이라문(성분명 네비라핀)은 일반 제제로 출시됐지만, 독점권 만료 직전인 2011년 서방 제제로 재출시됐다. 서방 제제 출시 후 2012년 제네릭이 출시됐으나 제네릭은 제한된 시장에만 진입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제네릭을 출시 1년 내 대부분의 시장을 차지하지만, 바이라문의 서방 제제에 대한 제네릭은 출시된 지 3년 후에나 시장을 점유했다.

이에 협회는 "기존 제품의 새로운 제형을 개발하고 특허를 획득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향상하고, 부작용을 줄이며 더 나은 치료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 전략을 추구할 때, 단순히 새로운 제형을 개발했다고 반드시 처방급여관리업체(PBM)로부터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협회는 국내 제약사는 ▲퍼스트인 클래스 혹은 세컨드인 클래스 개발 ▲베스트인 클래스 개발 ▲505(b)(2)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협회는 "퍼스트인 클래스 의약품은 효능이나 안전성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해당 계열의 표준 치료제로 자리 잡는다. 초기 시장 진입을 통해 실사용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어 처방자는 제품의 임상적 특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후발 주자는 차별화된 특성 또는 베스트인 클래스 전략으로 성공해야 한다"며 "성공 시 기존 제품을 대체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으며, 반드시 기존 제품보다 임상적 개선점을 입증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505(b)(2) 경로는 비교적 적은 투자 비용과 짧은 개발 기간을 통해 기존 대조 제품 대비 차별화된 의약품을 개발할 기회를 제공한다"며 "이를 통해 신약 지위를 부여받아 독점권을 확보할 수 있는 여러 메리트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단 505(b)(2)에서 임상적 차별화나 명확한 우위가 부족한 경우, 시장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FDA 제네릭으로 의약품 접근성 확보 중…국내 제약사 정부 조달 시장, 장기 부족 제네릭 시장 등 타깃

다음으로 제네릭 회사의 전략을 살펴보면, 전략적이고 사전 예방적인 접근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구체적으로 특허 환경을 탐색하고, 규제기관 절차를 활용하고, 법적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FTO 분석을 통해 경쟁사 기술 침해 위험을 사전에 대비해 안정적 제품 개발을 보장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에서 제네릭 의약품의 상업적 본질은 건강 관리 비용을 낮추는 데 있다. 실제로 저렴한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 확보는 FDA의 중요한 공공 보건 우선 과제 중 하나다. 이 때문에 FDA는 매년 수백개의 새로운 제네릭 의약품을 승인하고 경쟁을 촉진해 의약품 가격을 낮춘다. 이를 통해 미국 환자와 소비자의 접근성을 개선하고 있다.

이에 협회는 제네릭 성공 핵심 요소로 ▲가격 경쟁력과 생산 효율성 ▲빠른 시장 진입(신속한 타임라인) ▲복잡한 시장 타겟팅을 꼽았다.

협회는 "제네릭 의약품은 대개 가격 경쟁을 통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 이를 위해서는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해 원가를 줄여야 한다.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대규모 생산 능력과 지속적인 원가 절감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약품이 가장 큰 이득을 얻는 시점은 브랜드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된 직후"라며 "개발과 승인을 최대한 빠르게 완료해 시장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협회는 "일반적인 대규모 제네릭 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만큼 개발이 어렵거나 규제가 복잡한 제품 혹은 니치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내 제약사는 퍼스트 제네릭에 집중하고, 정부 구매(조달) 시장과 장기부족 제네릭 출시 등에 집중해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협회는 "최근 인도와 중국 기업이 퍼스트 제네릭을 빠르게 출시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기업은 경쟁이 덜 치열한 니치 시장과 복잡한 제품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퍼스트 제네릭을 개발할 때는 퍼스트인 클래스나, 베스트인 클래스 제품보다는 후발주자의 제품을 타겟하는 것이 더 오랜 기간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전했다.

협회는 "미국과 무역협정법을 준수하는 나라만이 정부 조달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며 "인도와 중국은 협정 미달로 정부 조달 시장에 직접 진입하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은 정부 기관과 직접 계약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경쟁이 덜한 정부 조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협회는 "장기적으로 공급 부족이 발생하는 의약품을 주시하고 허가와 제품 공급망을 미리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오래된 제네릭 의약품이라도 공급 부족 상황에서는 높은 수익 마진을 확보하고 시장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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