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05.10 13:00최종 업데이트 20.06.2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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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자산을 분산하라

[칼럼] KB국민은행 WM투자자문부 오인석 수석전문위원·WM스타자문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갈수록 투자 영역이 확대되는 요즘, 그중에서도 기본은 원화 자산 분산이다. 단기적 환율 전망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원화 자산 분산을 목적으로 외화 자산 일부를 보유하자. 외화 자산은 위기 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달러를 찾는 사람이 늘었다

최근 달러와 관련된 상품 문의가 많은 편이다. 필자가 상담한 고객 중에도 분산을 원하는 사례가 있었다. 30대 대기업 직원부터 50~70대 자산가까지 다양한 이들이 달러를 찾았다. 그들 가운데에는 달러 대비 원화 약세에 따른 환차익을 기대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달러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는 이유는 뭘까?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투자한 뒤 시간이 흘러 다시 달러를 원화로 바꿀 때 원화 가치가 하락해 있으면 환차익이 발생한다. 환차익은 과세하지 않는다는 점도 매력이다. 물론 환전 후 원화가 강세를 보인다면 환차손이 생길 수 있다. 

달러를 찾는 이유가 환차익에 대한 기대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큰 원인은 원화 자산 분산에 있다고 판단된다.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은 원화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 상품도 거의 원화 자산이고, 보유한 부동산도 대부분 국내에 있다. 따라서 자산 일부를 원화가 아닌 외화 자산으로 분산하려는 것이다. 특히 거액 자산가일수록 이런 분산 욕구가 크다. 그들은 단기 환율 전망을 그리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함이 주요 목적이다.

만약 예상치 못한 큰 사건이 발생하면 원화 가치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 그 때문에 원화 자산 일부를 달러 자산으로 분산해두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다. 실제로 약 20년 전 아시아 외환위기 탓에 우리나라 외환 보유고가 바닥났을 때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 금융을 신청했는데, 이 외환 위기로 1달러에 800원 수준이던 원/달러 환율이 2000원까지 치솟았다. 그 당시 주식과 부동산도 가격이 동반 폭락해 국내 자산가가 큰 타격을 입었다. 만약 자산을 달러로 분산해놓았다면 원화 자산의 가치 하락이 일부 상쇄됐을 것이다. 800원에 환전한 1달러가 2000원으로 2.5배나 뛰었으니 당연한 얘기다.

달러 자산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달러가 국제적으로 가장 많이 통용되는 기축 통화이기 때문이다. 기축 통화는 국제 간 결제나 금융 거래의 기본이 되는 화폐를 뜻한다. 사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4년 7월, 44개국 대표를 브레턴우즈(Bretton Woods)라는 한적한 곳에 모아놓고 역사적 합의를 이끌어냈다. 금본위제를 폐지하는 대신 금 1온스를 35달러로 고정시킨 뒤 각국 환율을 미 달러에 고정하는 국제적 합의를 이룬 것이다.

영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J. M. 케인스는 이 회의에 참석해 이를 저지하고 방코르(Bancor)라는 국제 통화를 만들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이 회의를 계기로 미 달러는 사실상 국제 기축 통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닥터 둠(Doctor Doom)으로 알려진 대표적 비관론자 마크 파버(Marc Faber)는 “미국은 재정 적자가 심하고 대외 부채가 많아 달러 가치가 하락한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축 통화인 미 달러의 국제적 위상은 여전하다.

달러 외에 원화 자산 분산법은?

미 달러 외에 보유할 만한 통화로는 중국 위안화를 들 수 있다. 위안화는 국제적 위상이 달러보다는 못하지만, 중국 정부는 거대 경제력을 바탕으로 위안화 국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는 달러 대신 위안화를 결제 통화로 쓰도록 노력하고 있다. 더욱이 2017년 초부터 위안화가 달러 대비 점진적 강세 흐름을 유지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런 점에서 원화자산을 일부 외국 통화로 분산하려고 한다면, 가장 먼저 미 달러와 위안화를 추천한다. 참고로 기대 수익이 높은 달러나 위안화 관련 상품에는 달러 표시 회사채와 브라질 국채, ELS, 달러 보험, 위안화 보험 등 다양하다.

미 달러나 위안화뿐 아니라 금도 원화 자산 분산 목적으로 적합한 자산 중 하나다. 실제 달러를 찾는 이들은 금도 함께 보유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원자재 일종인 금은 소득(Income)이 나오지 않는다. 부동산은 월세, 채권은 이자, 주식은 배당금이 있지만 금은 그렇지 않다. 아울러 금리가 오를수록 금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이 커진다는 단점이 있다. 그럼에도 금은 녹슬지 않는 희귀 금속으로 모든 사람이 좋아하기에 달러처럼 전 세계 어디서나 통용된다. 더욱이 금은 안전자산으로 인식되어 위기에 더욱 빛을 발한다. 따라서 금은 달러나 위안화와 더불어 원화 자산분산용으로 많은 이들이 선호한다.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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