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은 거들 뿐'. 유명한 일본 만화인 슬램덩크에서 손꼽히는 명대사 중의 하나로 농구에서는 오른손이 주가 되고, 왼손이 보조적인 역할을 할 때 슛이 잘 들어간다는 의미라고 한다. 이때 왼손이 잘 보조해주느냐 여부가 승패의 관건이다.
현대 사회는 눈부신 의학의 발전으로 지난 수천년 어느 때보다 전염병의 통제 및 질병 치료에 획기적인 시대임에는 분명하다. 인간 DNA 판독으로 향후 걸릴 질병을 예측할 수 있다고 하기도 하고, 의사가 아닌 왓슨 등이 치료결정에 일조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의료진이 인체 질병의 모든 것을 다 알 수도 없고 전부 해결할 수도 없다.
의료진이 해야 할 적절한 역할이란 농구에서 왼손같이 환자의 회복을 제대로 거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몸이 질병에 걸리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제일 중요하고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본인의 면역력이고 회복력이다.
이 때 의료진은 적절하게 환자가 회복될 수 있도록 현명한 의학적 판단을 해가며 치료를 돕는 것이다. 치료방향에 대한 환자의 자기 결정권을 존중해 가면서 현재 수준에서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환자가 적절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의료진이 치료의 중심을 잡는 것이라 생각된다.
최근 의료진이라는 이름 아래 본인의 생각 혹은 근거 없는 치료법을 내세워 잘못된 방향으로 환자들을 빠져들게 하는 사례들이 지적되고 있다.
절망적인 선고를 받은 말기 암환자들이나 아이를 가진 부모의 마음을 자극하여 현대의학의 도움을 회피하게 하고, 자신만의 비방이나 생각을 진리처럼 내세우는 것을 볼 때가 있다.
환자의 면역력과 치유력이 질병치유와 예방에 중요한 것은 맞는데 그것을 교묘하게 내세우고 결론은 본인의 근거 없는 처방이나 치료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지 그 본질을 들여다보면 경제적인 이득을 추구하는 게 많다.
그러니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슛이 올바로 들어가기 위해 양손이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하는 것처럼 환자가 최선의 치료를 받고 몸이 회복하려면 의료인의 제대로 된 역할이 중요한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환자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며 환자가 올바른 치료의 길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제대로 치료의 방향을 잡고, 인도하는 의료진의 역할이 한층 더 요구되는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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