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환자 중심의 정신보건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의료급여 환자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 빠른 사회복귀를 위한 재활서비스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의료급여환자에 대한 입원 정액수가를 폐지하고, 지역사회 내 환자를 위한 훈련프로그램과 인력 등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과 한국정신보건연구회, 연세대 의료법윤리학연구원은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환자 중심의 정신보건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기존의 정신건강 정책을 돌아보고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발제자로 나선 연세의대 의료법윤리학과 김소윤 교수는 '정신의료기관의 정신보건의료서비스 강화방안 연구' 발표를 통해 우리나라 정신의료서비스에 대한 문제점을 짚었다. 김 교수는 "새로운 정신보건의료서비스를 위해 기존의 연구와 외국제도, 국내 정신의료기관의 현황을 조사했다"그 결과 우리의 문제는 정신의료기관의 명확하지 않은 역할과 외래와 입원서비스의 제공 부재, 의료급여 환자에 대한 차별 등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결국 정신의료기관의 역할을 재설정하려면 '탈(脫)수용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만성정신질환으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의 요구에 맞춰 다양한 접근이 있어야한다"면서 "의사 등 전문의료인을 통한 서비스와 방문간호, 홈케어, 다학제 치료 등의 외래서비스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김 교수는 입원서비스를 집중화해 급성기환자에게 집중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구조 개선방안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급성기환자에 대한 다양한 치료법으로 집중치료를 제공해야 한다. 급성환자에 대한 적절한 치료로 만성질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이에 따른 인력의 확충과 질관리 체계도 구축하고, 입원치료 이후의 외래서비스, 재활·복지서비스도 원활하게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김 교수는 의료급여 환자의 형평성 제고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강보험 환자와의 동등한 서비스를 통해 환자의 인권과 보장성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보통 의료급여환자가 많은 의료기관에서는 진료비용이 줄어들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진료비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것이 의료급여환자에게 차별적으로 진료를 하는 것인지, 수가나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인지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예전부터 의료급여 환자에 대한 정액수가를 폐지해 건강보험 환자와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정액수가로 의료급여환자에 대한 제대로 된 케어가 부족하다보니 환자들의 만성화가 심해진다는 것이다. 또 재활시기를 놓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해 오히려 의료급여환자에 대한 진료비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토론회 패널로 나선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백종우 정신보건이사는 "의료급여환자에 대한 외래치료는 지난해 개선됐지만, 입원에 대해서는 여전히 차별이 있다. 이 문제는 건강보험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 이사는 "지난해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정신의료기관 인프라는 매우 취약하다"라며 "급성기 환자를 빨리 치료해 사회로 복귀하는 구조로 가는 것이 중요한데, 인프라 부족이 이를 더디게 하고 있다. 개선방향을 함께 찾아야한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정신건강정책과 신하늘 사무관은 "복지부는 환자들이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빠른 사회복귀를 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목표를 가질 계획"이라며 "정신의료기관에서 퇴원한 환자들이 주거지로 돌아가기 전에 보호가 필요한 ‘중간집’마련을 위해 정부가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내년도 예산을 확보해 사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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