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DA는 최근 밸리언트(Valeant)사의 실릭(Siliq, 성분명 brodalumab)을 중증도가 보통(moderate)에서부터 심한(severe) 수준에 해당하는 판상건선(plaque psoriasis) 성인 환자에 사용하는 건선 치료제로 시판 승인했다.
실릭은 주사제로 전신요법(경구 혹은 주사를 통해 혈류를 따라 이동하는 물질을 이용한 치료) 또는 광선요법(자외선 치료) 대상이 되는 환자와 이들 요법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 혹은 다른 전신요법에 반응을 보이다 멈춘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건선은 피부 발적과 각질을 일으키는 피부 상태를 말한다.
가족력이 있는 환자에서 보다 흔하게 발생하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주로 15세에서 35세 사이의 연령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가장 흔한 형태는 판상 건선인데 두껍고 붉은 피부에 껍질이 벗겨지며 은백색 비늘이 생긴다.
실릭의 활성 성분(브로달루맙)은 염증을 유발하는 단백질에 결합, 판상건선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염증 반응을 억제한다.
실릭의 안전성과 유효성은 세 가지 무작위 위약대조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됐는데, 이들 시험에는 전신요법이나 광선요법의 후보군인 보통에서부터 중증에 이르는 판상건선 환자 총 4373명이 참여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건선의 피부변화 범위와 성질, 중증도를 점수로 평가한 결과, '더 깨끗해짐' 또는 '거의 완전히 깨끗해짐'으로 답한 환자는 위약 환자군에 비해 실릭 치료군에서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충동 및 자살 행위(실제 자살에 이른 경우 포함)는 임상시험 중에 실릭으로 치료받은 환자에서 발생했다. 자살 충동이나 우울증 병력을 가진 실릭 투여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자살 충동이나 행위의 발생 빈도가 증가했다. 실릭 치료와 자살 충동·행위의 위험 증가 사이의 인과 관계는 확립되지 않았다.
단, 관찰된 자살 충동·행위의 위험으로 인해 실릭의 설명서에는 위험평가·완화전략 하에 제한된 프로그램(실릭 REMS(Restrict and Mitigation Strategy))을 통해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경고를 제품 상자에 표시하도록 했다.
실릭 REMS 프로그램의 주요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다:
▲ 처방하는 의사는 프로그램의 인증을 받아야 하며 환자에게 위험성에 대해 알려야 한다. 우울증이나 자살충동의 새로운 발현이나 증상악화가 있는 환자는 필요한 경우 정신과에 의뢰해야 한다.
▲ 환자는 처방동의서에 서명해야 하며, 새로 혹은 악화된 자살충동·행위, 우울증, 불안감 또는 기타 기분 변화를 경험한 경우 의료 도움을 받아야 함을 인지해야 한다.
▲ 약국도 프로그램 인증을 받아야 하고, 실릭을 투약할 권한이 있는 환자에게만 투약해야 한다.
또 실릭은 약물치료 가이드를 조건으로 승인돼 자살 충동·행위의 위험과 더불어 면역 체계에 영향을 주는 약물 감염 위험이 높아지거나 알레르기 또는 자가면역 상태가 될 수 있음을 환자에게 알려야 한다.
크론병 환자는 실릭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또 의료진은 실릭 치료에 앞서 환자의 결핵(TB) 감염 여부를 평가해 결핵 감염이 활성화된 환자에게는 처방하지 않아야 한다. 생백신 예방접종도 피해야 한다.
실릭 투약으로 인한 가장 흔한 부작용은 관절통, 두통, 피로, 설사, 목 통증 (구강인두 통증), 메스꺼움, 근육통, 주사부위 반응, 인플루엔자, 낮은 백혈구 수(호중구 감소증), 진균(백선) 감염 등이다.
실릭은 밸리언트(Valeant) 제약이 판매한다. 미국 뉴저지 주에 본사를 두고 있던 밸리언트는 2010년 캐나다 소재 바이오베일(Biovail)과 합병한 후 본사를 캐나다 퀘벡으로 옮겨 당시 법인세 회피용 M&A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후 2011년에는 사노피의 피부과 라인 '데르미크(Dermik)'와 얀센의 피부과 사업부(Ortho Dermatologics)를 인수하며 피부과 영역을 확대하고, 2013년에는 안과 영역인 바슈롬을 인수하는 등 사업을 꾸준히 확장해 지금은 캐나다 최대 제약회사로 성장했다.
지역적으로도 인수합병을 통해 아메리카를 넘어 유럽, 호주, 아시아 지역에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는 진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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