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9.27 22:00최종 업데이트 21.09.2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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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와 정치…정치놀음과 논쟁에 치우치기 보다 차분한 대응을

[칼럼] 박상준 의협 대의원회 부의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의사의 정치 참여가 곧 의료의 정치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국민 중 하나인 의료 직역의 의사가 현실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볼 때 바람직한 현상이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는 수사를 동원하지 않더라도 사회의 발전을 기대하고 진보하는 데 힘을 보태는 노력의 방법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일이 국민 사이에서 점점 확대하는 추세다.

정치에 관한 문외한이지만 정치가 국가와 국민 그리고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가히 절대적이라는 전제가 성립되고, 정치에 참여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처진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모든 직역과 직군이 정치세력화에 몰두하고 있다.

국민의 정치 참여가 가져다주는 장점만을 부각하다 보면 이면에서 파생하는 집단이기주의와 정치가 관여해선 안 되는 영역을 정치가 잠식해 왜곡된 질서의 재편과 편향된 정책 수립으로 인해 직역 내부에 극단적 분열 현상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국민에게 큰 피해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영역의 하나가 바로 의료다. 의료가 국가와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고 이에 관한 올바른 정책 수립은 필수적이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하는 의료에 정치가 과도하게 개입하면, 전문 관료와 의료 전문가의 의견은 배제되고 의료 정책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를 위험이 크고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된다.

이런 차원에서 의사협회와 회원은 정치권을 향해 의료를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지만, 현실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의료가 정치라는 늪에 빠지면 절대 쉽게 빠져나올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대선이 가까워짐에 따라 의사 중 일부가 정치에 참여하면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일을 보게 된다. 이들의 주장하는 특정 후보 지지 사유가 의협과 의사를 위하는 일인양 이야기하지만, 동의하는 회원이 과연 얼마나 될까 하는 의문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실 정치에 참여하는 개인 의사의 소신과 인생관에 대해 누구도 비판할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주장을 펼치는 이의 정치적인 소신과 인생관에 의협과 회원을 끌어들여 어디든 줄을 대야 나중에 문제가 없다고 설파하면서 여든 야든 가리지 말고 부탁을 해두자고 주장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또한, 특징적으로 관직에 관심이 없다 하면서도 정작 직함을 가지고 특정 후보 지지 활동을 하는 일이 회원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펼친 주장이나 정치 참여 호소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정치인은 정치하게 두고 의협은 의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정치권에 대해 차분하게 대응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이는 정치적 활동에 관심이 지대한 회원이라 해도 정책이나 사안에 관해 의사라는 집단보다 국민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정치적인 접근에 우선해야 하므로 과연 의협과의 의견 충돌에서 의협의 이익에 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 있기 때문이다.

꽃놀이패 같은 청치 참여 놀음과 논쟁은 그만하고 정중동의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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