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주수호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26일 오후 5시 '미래의료포럼'을 출범시켰다. 차기 의협회장 출마 행보에 맞물려 의사들의 여론을 하나로 합치기 위한 공론의 장을 만든 것이다.
이날 포럼에선 정인석 바른의료연구소장의 추천에 따라 주수호 전 회장이 초대 대표로 선출됐고 임시 의장엔 춘천 하나의원 신동일 원장(외과 전문의)이 임명됐다. 감사는 대한이비인후과 개원의협의회 홍성수 전 회장이 임명됐고 대변인은 정인석 소장이 맡기로 했다.
그간 주수호 대표는 150명 정도가 발기인으로 참여했고 100명 가량이 창립총회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실제 이날 포럼에도 김건상 전 대한의학회장, 박경아 전 세계여의사회장 등을 비롯해 90여명이 참석했다.
미래의료포럼은 이날 '요양기관 당연지정제 폐지 및 단체 동등계약제 관철'과 '근거중심의학에 기반한 사이비 의료 철폐' 두 가지를 핵심 목표로 설정했다.
주수호 대표는 "전문가가 존중받는 사회가 선진 사회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은 부분이 많다. 교과서에서 배운대로 최선의 진료를 다했음에도 무과실 불가항력적 사고로 인해 민형사적 책임을 지는 게 대한민국"이라고 말했다.
주 대표는 "현재의 요양기관 강제지정제 프레임으론 절대 한국 의료가 소생될 수 없다. 이는 큰 솥에 개구리인 의사들을 넣고 불을 떼우면서 서서히 죽이는 제도"라며 "솥 안에서 뜨거워서 물을 부어달라고 하지 말고 이젠 솥을 깨고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처음엔 이런 큰 아젠다에 공감하는 의사들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이젠 30-40대 젊은 의사들도 의료 문제의 본질을 스스로 깨닫고 있다"며 "이젠 우리 스스로 바꿔야 한다. 의사들이 힘을 합쳐 여론을 형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창립포럼엔 단국의대 박형욱 교수가 참석해 요양기관 강제지정제에 대한 문제점을 조목 조목 지적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 의료 문제의 주범은 단연 일방적인 요양기관 당연지정제다. 혹자는 민간병상이 많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네덜란드, 노르웨이는 민간병원이 100%이고 독일도 75%에 달하지만 큰 문제가 없다"며 "세계보건기구(WHO)도 2020년 민간과 공공의료가 함께 가야 한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고 설명했다.
또한 "의사들의 이기심을 탓하는 분들도 있는데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이익에 대한 관심은 사회 발전의 근간이며 이를 탓하는 것은 정치인의 자질이 부족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박 교수는 "요양기관 강제지정제는 서구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사용하지 않는 극단적인 조치다. 정부의 예산이 대폭 늘어남에도 정부는 공공의료에 투자하지 않고 그 책임을 민간 의료기관에 넘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욱 교수에 따르면 실제로 2000년 한국 보건복지 예산은 92조일 때도 공공병상은 15.5%였지만 2021년 예산이 558조로 늘었음에도 오히려 공공병상은 9.6%로 줄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예산이 없어서 공공병상이 적은 것이 아니라 개선할 의지가 적은 것이다. 공공의료를 의료계의 부담으로써 강화시키겠다는 속마음이 담겨있다"며 "일방적인 강제계약 관계를 올바르게 돌려놓는 것이 오히려 건강한 관계를 만들고 의료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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