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를 당한 두살배기 김모 군이 수술할 병원을 구하지 못해 7시간을 허비하다 숨진 사건.
우리 사회는 무엇을 개선해야 할까?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김모군 사망사건의 경위는 이렇다.
김군은 골반골절로 출혈이 심각했고, 다리 수술도 필요했다.
처음에 이송된 대학병원은 응급수술 2건을 하고 있었고, 6개 권역 외상센터를 포함한 13개 대학병원은 수용을 거부했다.
서울의 전원 조정센터에 의뢰한 3시간 후에야, 아주대병원을 찾을 수 있었지만 헬기 출동이 지연되면서 참혹한 결과를 초래했다.
경남의사회(회장 박양동)는 19일 응급의료 시스템 개선을 위한 제언을 발표했다.
경남의사회는 "정부는 일련의 안타까운 사건을 단순히 하드웨어와 시스템 부족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치부하는 듯 하지만 본질은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정확한 환자상태의 전달, 전원 조정역할 등 전문성 있는 조직, 즉 소프트웨어의 부재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우선 경남의사회는 1339 응급의료정보센터를 복원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
의사회는 "1339 응급의료정보센터를 폐지한 것은 정책적 오류"라면서 "이번 사건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전원조정센터는 1339 응급의료정보센터 폐지에 따른 대체조직이지만 그 역할과 관할 지역이 과거에 비해 축소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의사회는 전원조정센터를 재구축하기 위해서는 전국의 각 권역별로, 단일한 전화번호를 사용하고,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응급의학 전문가의 지휘해야 하며, 일반인, 구급대, 병원 등을 포함한 다양한 인원을 대상으로 업무를 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응급의료 인적 자원을 육성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의사회는 "외상외과, 응급의학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 공공의료 인적 자원과 관련해 중앙정부 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수급계획과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사회는 "국내 소아외과 전문의는 전국적으로 30여명에 불과한데, 이는 일본의 3%, 미국의 1% 수준"이라면서 "소아외과 전문의는 의대 6년, 외과 전공의 4년, 약 2년의 펠로우를 거쳐야 하는데 업무량이 과중하고 높은 수술 위험도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낮아 12년간의 긴 수련 과정을 견딜 지원자가 거의 없다"고 환기시켰다.
중앙 정부와 자치단체가 전문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체계적이고 연속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의사회는 원활한 응급진료를 저해하는 환경이 각 병원에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경남의사회는 "과중한 업무량은 심각한 수준을 넘어섰다"면서 "흉부외과, 외상외과, 소아외과 전문의들은 매일 비상대기 당직과 진료실적을 보충하기 위해 다른 과 수술까지 맡는 게 허다하다"고 개탄했다.
이어 의사회는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정한 의료수가는 국민의 목숨을 헐값으로 만들었으며, 의사는 그 헐값으로 사람을 살려야 하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의사회는 단적인 사례로 맹장수술 수가가 한국에서 100만원인데 비해 미국은 이보다 30배 많은 3000만원이라는 점을 들었다.
경남의사회는 "국내 소아외과 전문의가 미국의 1%라도 되는 게 오히려 신기할 따름"이라며 수가 개선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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