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우 회장 "의료기사가 처방 따라 업무 수행 하면 책임소재 문제 발생…환자 상태 확인 어렵다"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는 18일 오후 2시 20분 국회 소통관에서 의료기사법 개정 반대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은 재활의학과의사회 백경우 회장이 발언하는 모습. 사진=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계 단체들이 18일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국회 논의를 하루 앞두고 법안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의료기사 업무를 ‘의사의 지도’에서 ‘처방·의뢰’ 중심으로 전환하는 내용이 환자 안전을 위협하고 책임 구조를 붕괴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며, 법안 심사 중단과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은 18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현행법상 의료기사 업무는 의사의 지도 아래 수행되며, 이는 환자 상태 변화에 대해 의사가 즉각 개입할 수 있다는 전제를 포함한다”며 “이를 단순 처방 의뢰로 바꾸는 순간 의사의 실시간 관여가 어려워지고 의료사고 위험이 커진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특히 책임 소재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의료기사가 처방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뒤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의료기사는 처방대로 했다고 주장할 것이고 의사는 수행 과정과 환자 상태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결국 피해는 환자와 가족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통합돌봄 체계 추진을 이유로 개정 필요성이 제기되는 데 대해 “이미 정부 시범사업을 통해 현행 체계 내에서도 돌봄 통합과 방문 진료가 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물리치료사 방문진료 역시 2028~2029년 도입 예정으로, 지금 법 개정을 서두를 필요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의료계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채 법안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국회가 이례적으로 소위원회를 긴급 개최해 졸속 심사를 진행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보통신기술 기반 지도 개념 확대 등 대안이 이미 제시된 만큼, 전문가 의견을 반영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는 ‘처방’ 용어 전환 자체가 의료체계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재활의학과의사회 백경우 회장은 “진료, 처방, 지도 등은 오랜 의료체계 속에서 역할과 주체가 정립된 개념”이라며 “지도에서 처방으로의 전환은 의료체계 근간을 흔들고 향후 연쇄적인 도미노 제도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부 직역이 통합돌봄 등을 계기로 기존 범위를 넘어서는 주장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회를 압박하는 방식 역시 용납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이정우 회장 직무대행도 “치과 진료는 실시간 육안 확인과 직접 처치가 필수적인 분야”라며 “처방 중심으로 전환될 경우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고 부실 진료와 무면허 의료행위가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비대면 지도 확대에 대해 “구강 내 출혈이나 급성 통증 등 응급 상황을 원격으로 적절히 대응하기 어렵다”며 “원격 지도는 의료취약지, 거동불편자, 장기요양 수급자 등 제한적 상황에서만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