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민간보험사 대상 데이터 제공과 관련, 중재(안)을 놓고 관계자들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1일 밝혔다.
공단은 민간보험사에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을 두고 사회적으로 찬반 논란이 거세자 올 초부터 시민단체·전문가·보험업계 등 이해관계자들과 연이어 간담회를 갖고 중재(안) 마련에 착수했었다. 데이터 제공과 관련한 우려들을 불식하기 위해 공단이 일종의 가이드라인 만들기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올 상반기 중 마무리하려던 최종 중재안 도출은 예상보다 크게 늦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앞서 지난해 9월 민간보험사들의 건보공단 데이터 요청 6건은 과학적 연구기준 미흡 등으로 미승인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 이후 과학적 연구기준을 충족한 2차 요청 1건 역시 정보주체의 이익 침해 우려 등의 이견으로 지난 2월 심의 보류 결정이 내려진 이후 진척이 없는 상태다.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해 '중재(안)' 마련...추가 협의 진행
건보공단 신순애 빅데이터전략본부장은 이날 원주 건보공단에서 열린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에서 민간보험사 자료 제공과 관련한 상황을 설명하며 ‘민간보험사 자료제공 중재(안)’을 공개했다.
공단은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가입자 및 공급자별 간담회를 갖고, 전문가 자문을 거치는 등 긴 시간을 들인 끝에 이번 중재(안) 방향을 설정했다.
중재(안) 내용은 ▲국민에게 불이익을 주는 활용을 위한 연구에 자료 제공 불가 ▲민간보험사가 연구 수행 도중 데이터를 왜곡하거나 오용하지 않도록 공단·학계가 공동연구 형태로 참여 ▲데이터의 연구목적 외 사용 제한 등이다.
공단이 이처럼 직접 중재(안)까지 만들게 된 것은 민간보험사 대상 건보공단 데이터 제공을 둘러싸고 찬반 의견이 첨예하기 때문이다.
찬성 측은 현행법상 자료 제공이 가능하며, 데이터를 활용한 건강서비스 및 취약질환 관련 상품개발 등 선한 목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단 입장이다. 반면 반대 측은 보험사에 손해가 되는 사람을 상품 가입에서 배제하거나, 특정상품에 맞춘 진료 요구 등 진료 행태 왜곡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신순애 본부장 “이번 중재(안)은 자료제공에 반대하는 측의 의견을 상당 부분 반영한 것”이라며 “중재(안)을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협의를 진행해 더 이상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종 중재안 도출 시기 언급엔 '신중'..."데이터 제공 후 사후관리도 중요"
하지만 실제 최종 중재안 도출까지는 앞으로도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 공단은 이날 대략적인 중재안 작업 마무리 시기를 언급하는 것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공단이 반대 측의 의견을 적극 수용했다고 밝힌 만큼, 데이터 제공을 요구해 온 보험업계가 이번 중재안에 어떤 입장을 보이는지도 최종 중재안 도출 시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건보공단 빅데이터운영실 박종헌 실장은 “당초 언론에 올 상반기 늦어도 올해 안에는 마무리 짓겠다고 말한 적이 있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다”며 “중재(안)을 갖고 다시 이해관계자들과 만나 조율을 하고 구체적인 규정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업계와도 아직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으로선 중재(안)에 대한 보험업계의 반응을 언급하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끝으로 박 실장은 중재(안) 내용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사후 관리 방안에 대해서 중요성을 인정하며 협의 과정에서 중점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데이터 제공 후 사후관리의 경우, 중재안에 문구를 어떻게 담을지에 대해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지금도 홈페이지에 공개 중인 자료제공 규정에는 목적 외 활용에 대해선 민형사상 책임을 진다는 규정이 있다. 그 규정에 맞게 진행을 하겠지만 어떤 과정으로 어떤 결과물을 만들지에 대해선 구체적 문구들이 정리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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