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5.02.12 06:22최종 업데이트 16.05.11 11:10

제보

"다른 치료법도 있습니다" 설명 안하면 병원 과실

법원, H대학병원 2천만원 위자료 지급 판결

"환자가 치료법 선택할 정도로 설명하지 않았다"

환자의 뇌동정맥 기형을 치료할 때 색전술 이외에 방사선시술 등이 있으며, 각 치료방법의 장단점을 설명하지 않았다면 설명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최근 H대학병원의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 환자 측에 2천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환자는 2007년 6월 기억상실증상으로 피고 H대학병원에서 두부 CT를 촬영한 결과 뇌동정맥 기형이 의심돼 입원했다.
 

그후 피고 병원은 정밀진단을 위해 대퇴동맥 경유 뇌혈관조영촬영을 했고, 그 결과 좌측 소뇌층부에 약 1.5cm 크기의 동정맥 기형을 발견하고, 코일색전술을 실시했다.
 

뇌동정맥 기형의 치료방법은 외과적 수술과 감마나이프 등을 이용한 방사선시술, 글루와 같은 색전물질을 주입하는 색전술이 있다.

 

색전술은 대부분 외과적 수술 전 또는 방사선시술 전에 병변의 크기를 줄이거나 혈액 공급을 줄여 수술이나 방사선시술 효과를 높이기 위한 보조적 방법으로 이용된다.
 

하지만 환자는 시술 직후 오심증상 등이 나타났고, MRI 촬영 결과 뇌경색 소견이 확인됐고, 의료진은 보존적 치료(측부혈류를 증진시켜 뇌경색의 진행을 중단하기 위한 수액 투여, 적정 혈압 유지 등)를 수행했다.

 

환자는 10여일 후 뇌경색 부위 크기가 줄었지만 좌측 소뇌에 약 0.4cm 크기의 뇌동정맥 기형이 남아있어 다른 대학병원으로 전원해 감마나이프시술을 받았다.
 

그러나 환자는 피고 H대학병원에서 발생한 뇌경색 증상이 완치되지 않아 좌측 부전마비, 좌측 상지 및 하지 운동기능 장애 등으로 약 61%의 노동능력을 상실했다.

 

"환자가 치료 선택권을 행사할 정도로 충분히 설명"

그러자 환자 측은 뇌동정맥 기형 병변의 크기가 약 1.5cm에 불과해 치료효과가 우수한 외과적 수술이나 방사선시술을 해야 함에도 완치율이 10%에 불과한 색전술을 시행한 것은 의료진의 치료방법 선택상 과실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 환자 측은 의료진이 이 사건 시술 이전에 뇌동정맥 기형의 치료방법으로 색전술 이외에 수술과 방사선시술이 있으며, 색전술의 경우 완치율이 높지 않아 대부분 보조적 방법으로 사용된다는 점, 각 시술의 장단점을 설명해 줄 의무가 있지만 이를 위반했다며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피고 병원이 치료방법 선택상의 과실이 있다는 원고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환자의 치료방법으로 외과적 수술이나 방사선시술을 선택하지 않고 먼저 색전술을 했다고 해서 그것이 의사가 갖는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반면 병원이 설명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환자나 그 보호자에게 색전술의 후유증이나 합병증을 설명한 것 외에 뇌동정맥 기형의 다른 치료방법, 특히 방사선시술이 있다는 점, 각 치료방법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설명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환자의 치료방법 선택권이 실질적으로 행사될 수 있는 정도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법원은 "이 사건 시술은 병원 의료진의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해 환자의 선택권이 배제된 채 이루어진 것이어서 의료진의 설명의무 위반과 악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대학병원 #색전술 #외과적 수술 #방사선시술 #설명의무 #법원

안창욱 기자 (cwahn@medigatenews.com)010-2291-0356. am7~pm10 welcome. thank you!!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