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7.06 05:56최종 업데이트 22.07.06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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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오스템 사태 방지"…올해 1000억원 이상 제약사들 내부회계관리제도 외부 검증 필수

셀트리온 등 3사 회계감사기준위반으로 임원해임권고 조치, 평판 훼손·주가 하락 사례 고려할 때 '통제시스템' 구축 필수

사진 = 삼일회계법인 정근영 파트너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올해부터 자산총액 1000억원이 넘는 상장 제약사는 반드시 내부회계관리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최근 오스템임플란트가 공인인증서 관리 미흡, 증빙 조작 등 취약한 내부회계관리제도로 대규모 횡령 사건이 발생한 만큼, 정상적인 경영활동과 신용등급, 상장유지를 위해서 필수라는 지적이다.

삼일회계법인 정근영 파트너는 지난 5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개최한 제약바이오 회계 이슈 및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내부회계관리제도 개선 및 추진전략을 주제로 이같이 밝혔다.

내부회계관리제도는 신뢰성 있는 재무보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회사가 직접 재무제표, 주석 등을 제대로 작성하기 위한 '전사적 통제과정'을 뜻하며, ▲대표이사·내부회계관리자의 운영실태 평가(운영실태 보고서)와 ▲감사(위원회)의 내부회계관리제도 평가(내부회계 평가보고서), ▲외부감사인의 감사(감사보고서) 등의 단계로 진행된다.

제품 제조 공정에 있어 불량품 발생 위험을 평가하고 품질관리 활동을 하는 것처럼 내부회계 관리제도 역시 재무제표에 왜곡이 발생할 위험(리스크)여부를 식별하고, 이를 감소시킬 수 있도록 틀리거나 잘못된 사항을 잡아내는 통제활동을 수행해야 한다. 

지난 2018년 신외감법(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도입으로 상장법인의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인증 수준이 기존 '검토'에서 '감사'로 상향됐다. 또 내부회계관리제도는 일시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상시로 진행해야 하며, 감사는 운영실태보고서 외에도 매출, 구매, 생산 등 주된 활동과 관련된 회사의 주요 내부통제 자체(설계와 운영)를 검증해야 한다.


대상 기업은 신뢰할 수 있는 회계정보의 작성과 공시를 위해 내부회계관리규정과 이를 관리 운영하는 조직을 운영해야 하며, 외부감사에 대비해 철저한 준비를 하고 구축된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따라 운영해야만 적정의견을 받을 수 있다.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외부검증은 회사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적용됐는데, 올해는 자산총액 1000억원 이상 5000억원 미만, 오는 2023년에는 자산총액 1000억원 미만의 기업까지 확대된다. 뿐만 아니라 올해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의무가 현행 개별회사의 재무정보에서 연결회사의 재무정보로 확대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즉 국내외 종속회사에 대해서도 지배회사와 일관된 내부회계관리제도를 구축, 운영해야 한다.

감사 도중 결산 시 회계처리 오류, 회계담당자의 인력·전문성 부족 등이 발견되면 대상기업은 비적정 의견을 받게 되며, 회계처리 오류 등의 발견될 경우 회사·임직원들에게 금융당국으로부터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상장사가 내부회계관리제도 의견 변형을 받으면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되며, 2년 연속으로 받으면 상장 폐지(매매거래 정지) 실질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실제 올해 3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에 담당임원해임권고, 감사인지정 등의 조치를 내렸다. 회사의 재무제표를 감사하면서 회계감사기준을 위반한 회계법인과 소속 공인회계사에 대해서는 감사업무 제한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

또한 증선위는 셀트리온그룹에게 회계정책과 내부회계관리제도의 개선을 요구했으며, 회계업계에게 외부감사 대상 기업이 속한 산업에 전문성 있는 인력을 위주로 감사팀을 구성해 감사를 수행할 것을 요구했다.

내부 자금관리 통제활동 미흡으로 발생한 오스템 사태…안일하고 형식적인 시스템 개선 필수

정 파트너는 "중견, 중소기업들은 특정인력에 과도하게 권한을 집중시키며, 규정이나 프로세스 보다는 개인의 능력에 의존해 업무를 처리한다. 담당직원에게 언제든 법인인감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마스터 정보를 마음대로 등록할 수 있게 하며, ID나 패스워드, OTP 등을 공유한다"면서 "이로 인해 회계처리 없이 자금을 이체하다가 빼돌린 사례가 발생한다. 최근 대규모 횡령사건이 발생한 오 모 회사 역시 처음에는 담당자가 50억원씩 뺐다가 다시 원상복구를 했는데 2번 정도 시행해도 별다른 문제가 없자 횡령까지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매수 시점차이를 이용해 자금을 유용하다가 돌려막기하던 기업도 적발됐다"면서 "회계, 자금에 대한 업무분장과 모니터링 등 내부 통제시스템이 취약하고, 도덕 불감증과 만연한 업무 관행이 만들어낸 사고다. 시스템과 충분한 인력을 갖춘 대기업의 경우에는 대출금을 유사한 회사명의 페이퍼 컴퍼니로 입금시키거나 임의 계좌 개설 후 대손처리된 채권을 회수한 후 횡령하는 방식, 관리 사각지대의 휴면계좌 무단인출 등 공모·증빙 위조를 통해 이뤄진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고를 막으려면 통제시스템이 필요하며, 여러 통제절차 중 하나라도 유효하게 작동했다면 대형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파트너는 "대표이사(CEO)를 포함한 경영진의 의지 없이는 조직의 통제환경 설계·운영은 불가능하다. 전반적인 통제 환경 구축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대대적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다수 대기업은 내부통제 설계는 일정 수준에 도달했으나, 업무 효율과 자원 부족 등을 이유로 회사 자체 평가·외부감사 운영상 다수 미비사항이 존재한다. 따라서 정 파트너는 "형식적인 운영에서 탈피해 내부고발, 윤리교육 등 실질적인 부정방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자금 프로세스 등 고위험분야의 경우 증빙의 위·변조에 대응할 수 있는 IPE 통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중견기업은 통제를 추가하기 보다는 업무 효율성을 고려해 관행적으로 업무 분장이 안 되거나 소수의 인원이 장기간 관리하는 부분, 경영진의 관심이 덜한 사각지대 등에 대해 집중 점검을 하고, 이는 자체적으로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에 외부 전문가를 통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업무분장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은 시스템 정비 등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하고, 주기적으로 외부 진단을 시행할 것을 제안했다.

정 파트너는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 의견을 받은 기업이 매년 70여곳에 이른다. 지난해 감사 대상인 상장사(5000억원~2조원 이하)의 비적정 의견 사유를 보면, 공인인증서·OTP 보안 미비, 법인인감관리 통제 미비, 회계처리 판단 미비로 전기 재무제표 재작성, 회계 추정치에 대한 경영진 리뷰 미비 등이었다"면서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부적정의견이 표명될 경우 해당 기업은 평판과 자본시장에서의 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밝혔다.

평판 훼손으로 영업활동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며, 주가 하락 가능성, 주가하락으로 인한 주주 소송 가능성도 있다. 증자, 사채발행 등 자금조달 활동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자금조달 비용의 증가 위험도 뒤따른다.

정 파트너는 "제무제표 감사의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고, 감독기구가 주목할만한 사항이 있으면 감리 등의 위험도 있기 때문에 그룹 경영진의 책임 하에 반드시 통제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자금 통제의 경우 계좌정보의 생성·변경의 접근권한을 제한하고 미승인 공급업자 마스터에 대한 주문을 차단하며, 자금이체를 위한 지급리스는 생성·변경 권한 제한, 출금 전 전결권자의 승인, 일일 자금내역에 대한 검토·보고 등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국제회계기준에 따른 회계처리 방안은? 신약개발 3상부터·라이선스아웃 권리확정되는 임상 진입시점
 
사진 = 삼일회계법인 서용범 파트너

이날 삼일회계법인 서용범 파트너는 셀트리온 등 제약바이오업종 대표 기업들이 연속적으로 회계감리 지적에 노출되고 있는 것을 고려, 국제회계기준(IFRS)에 부합하는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라이선스 수익인식 등 사례별 주의점을 소개했다.

서 파트너는 "기술특례 등으로 상장된 제약바이오기업의 주가 급변동으로 투자자 보호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회계처리 불확실성이 높고 회계 오류가 빈번한 산업이기 때문에 최근 금융당국이 제약바이오 회계처리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면서 "연구개발(R&D)비 회계처리에서 모호한 부분이 많은데, 금융위·금감원 감독지침에 따르면 신약개발은 임상3상시험 전에는 객관적인 자산가치 입증이 어렵기 때문에 임상3상시험계획(IND)승인을 받아 개시한 이후로 한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바이오시밀러와 제네릭도 각각 오리지널과의 유사성·동등성을 입증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가치를 입증할 수 없다고 판단, 바이오시밀러는 임상1상 개시, 제네릭은 생동성 시험계획 승인, 진단시약은 제품검증(허가신청, 외부임상신청 등)부터 자산화가 가능한 단계로 본다"면서 "IFRS 기준서를 보면, 기업이 재화·용역의 결과물을 '사용하는 시점'이 아닌 '제공 받은 시점'을 기준으로 비용으로 인식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제약기업들이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연구개발비의 비용인식 시기와 관련해 제약사 측은 미국 임상용역업체(CRO)가 비용을 청구한 시점에 당기 비용(경상연구개발비)으로 인식했으나, 재무제표 심사시 CRO 진행율에 따라 용역을 제공받는 시점에 관련 지출을 당기비용으로 인식해야 하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즉 계약서상 형식적인 요건이 아니라 경제적 실질에 따라 발생한 시점에 비용을 인식해야 하는 것이다.

서 파트너는 "제약기업들의 라이선스아웃(기술수출) 역시 수익인식과 회계처리 시점, 기준 적용에 있어 어려움이 많다. 회계실무진은 기업이 제공하는 라이선스 대상 지적재산이 물질 특허, 제형 특허, 임상 데이터 등 명확하게 확인 가능한지, 또 라이선스와 함께 제공하는 재화·용역은 기업만이 수행할 수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이 제공하는 용역으로 인해 라이선스 대상 지적재산이 변형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기술제공 약정과 관련한 라이선스 사용권 수익은 환급대상이 아니며, 회사의 공동개발 과정에서 수행의무 이행과 무관하기 때문에 계약상 받을 권리가 확정되는 임상진입 시점에 전액을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 파트너는 "대형제약사의 경우 라이선스인(기술도입)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경상개발비로 처리할 때 금액적 중요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개발에 따라 무형자산에 해당할 수 있으나, 바로 상각할 대상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손상평가를 해야 할 수도 있다"면서 "개발비, 종속기업 투자, 관계기업 투자 등 손상징후 발생시에는 손상검토를 수행해야 한다. 신약의 경우 탑 다운 방식으로 하는데, 가급적 외부의 공신력 있는 데이터를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보조금, 특허권, 특수관계자 식별 등에서도 회계처리 오류가 많이 발생하는데, 이에 대해서 기업의 자체적인 노력 뿐 아니라 협회를 중심으로 해서 업계 전반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회계처리 복잡성을 경감하고 내부통제제도를 정비할 수 있도록 업종 공통 이슈를 반영한 회계정책서와 매뉴얼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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