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줄기세포치료제 개발 기업인 네이처셀이 주가조작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았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은 7일 서울시 영등포구에 있는 네이처셀 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라정찬 네이처셀 대표 등이 허위·과장 정보를 활용해 시세를 조종한 혐의 등을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네이처셀 측은 "네이처셀을 포함한 바이오스타 그룹은 양심과 법률에 반하는 어떠한 행동도 한 적이 없다. 일부 언론의 보도 내용에서 제기된 네이처셀 주식 관련한 시세조종을 시도한 적이 전혀 없다"면서 "네이처셀 라정찬 대표는 현재 대법원에 계류돼 있는 상황에서 한 치의 의혹도 받지 않도록 연구에만 전념해 왔다"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에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감추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라정찬 대표가 과거 알앤앨바이오 대표였던 2013년에도 주가조작 등의 혐의로 기소돼 2015년 징역 3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알앤엘바이오(RNLBio)는 그 사건 이후 상장폐지됐다.
특히 알앤엘바이오는 당시 정체불명의 '가짜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고, 이를 보도자료로 배포하기도 했던 전적이 있다.
당시 내용을 보면 2012년 12월 알앤엘바이오는 '소아 뇌성마비에 대한 줄기세포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관련 내용은 국제 학술지에 게재됐고, 2013년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 승인을 받아 임상시험을 개시할 계획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2013년 2월 알앤엘바이오는 식약청에 '알앤엘-아스트로스템'의 뇌성마비 치료 확증을 위한 상업임상시험 허가 신청을 완료했다고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하지만 생명윤리전문가인 미국 미네소타대학교(University of Minnesota) 레이 터너(Leigh Turner) 교수는 2013년 2월 12일 블로그를 통해 알앤엘바이오의 발표 내용에 대해 조목조목 문제를 제기했다.
터너 교수에 따르면 먼저 알앤앨바이오가 당시 '국제적 명성을 자랑하는 학술지'라 주장했던 Journal of Medical Research은 엉터리 학술지였다. 현재는 링크된 홈페이지가 사라졌고, 구글에 검색하면 같은 이름의 다른 저널이 검색된다.
2013년 당시 이 저널은 인용지수(IF)는 커녕 연속간행물번호(ISSN)도 없었고, 심볼은 미국에 있는 한 병원의 로고를 그대로 베낀 것이었다. 알앤엘바이오의 보도자료가 나왔을 당시 게재된 콘텐츠는 라 대표가 교신저자로 돼 있는 사례보고 1건이었다.
생물학정보연구센터(BRIC) 게시판에서 알앤엘바이오에서 직접 만든 저널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며칠 뒤 다른 논문 1건이 업데이트됐다. 하지만 해당 논문의 초록은 2003년 4월 Nature에 게재된 리뷰의 첫 문단을 그대로 베껴놓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삭제됐다.
저널을 발행한 밸리 인터내셔널(Valleys International)은 미국 콜로라도대 학술사서인 제프리 비올(Jeffrey Beall)이 만든 가짜 학술지 출판사 목록에 있는 곳이다. 알앤엘바이오도 속은 것인지 적극적으로 이용했는지는 알 수 없다.
문제는 학술지의 정체도 알 수 없었지만 논문 내용도 턱없이 부실했다는 점이다.
저널에 게재된 내용은 소아 뇌성마비 환자의 치료 사례 1건이다. 터너 교수는 검증되지 않은 치료를 왜 성인이 아닌 소아에게 시행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논문에서 말하는 보호자가 환자의 부모를 말하는 것인지 법정 대리인을 말하는 것인지 사전동의서에 포함된 내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또한 논문 저자와 역할을 살펴보면 '환자 관리와 자료 수집(cared patient and collected the data)'을 의사(MD)가 아닌 수의사(DVM)가 수행했다. 당시 터너 교수는 "검증되지 않은 줄기세포 치료를 정식 임상연구가 아닌 상황에서 수의사가 왜 소아 환자 관리를 했는지 납득할만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네이처셀과 알앤엘바이오의 관계는 멀지않다. 알앤엘바이오는 2013년 삼미식품의 경영권과 지분을 인수했고, 2014년 줄기세포사업부문을 사업 분야에 추가하면서 네이처셀로 이름을 바꿨다.
한편, 네이처셀은 입장문을 통해 "네이처셀은 일시적인 해프닝이 정도 경영의 진실을 가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회사는 어떠한 주식 관련 나쁜 짓을 하지 않았음을 하늘을 두고 맹세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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