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01.21 07:29최종 업데이트 25.01.21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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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제약에서 중국 영향력↑…차세대 치료제서 두각, 기술수출 거래가치 큰폭으로 증가

2025년 이후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서의 미중관계 불확실성과 생물보안법 큰 도전과제로 남아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글로벌 바이오제약 산업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기업 개발 프로그램이 전체 임상 파이프라인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차세대 치료제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이에 글로벌 빅파마와 중국 기업 간 라이선스 계약이 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Evaluate)에 따르면 업계 전체 임상 파이프라인에서 최소 5분의 1은 중국 기업이 개발한 프로그램이 차지하고 있다. 항체약물접합체(ADC)와 이중특이항체,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임상 파이프라인의 절반 이상은 중국에서 시작됐거나 중국 기업과의 협력으로 개발됐다.

다국적 제약사와 중국 기업간 거래 지속 증가…2024년 중국 기술수출 339억 달러규모

ADC 분야만 놓고 봐도 최근 몇 년간 눈길을 끄는 라이선스 거래가 다수 진행됐다. 로슈(Roche)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국 바이오텍과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새해를 열었다. 지난해에는 메디링크 테라퓨틱스(MediLink Therapeutics)와 간세포성장인자수용체(c-Met) 표적 ADC YL211(RG6648)를 개발하기 위해 1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는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Innovent Biologics)는 새로운 DLL3 표적 ADC 후보물질 IBI300을 개발하기 위해 1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GSK는 2023년 한서제약(Hansoh Pharma)과 15억 달러가 넘는 규모의 계약을 체결, 당시 중국에서 1상을 진행 중이던 B7-H4 표적 ADC HS-20089의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지난해 12월에는 10억 달러가 넘는 계약으로 듀얼리티 바이오로직스(Duality Biologics)와 전임상 단계 위암 치료제 DB-1324를 파이프라인에 추가했다.

바이오엔텍(BioNTech)은 듀얼리티바이오와 HER2 표적을 포함 ADC 후보물질 2개에 대해 최대 15억 달러 마일스톤을 지급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지난해 9월 계약을 확장, TROP2 표적 3세대 ADC 후보물질 1개를 추가했다. 같은해 10월에는 메디링크와 HER3 표적 ADC를 개발하기 위해 10억 달러가 넘는 계약을 맺었다.

독일 머크(Merck KGaA)는 중국 항서제약(Jiangsu Hengrui Pharmaceuticals)과 클라우딘18.2(Claudin18.2) 표적 ADC SHR-A1904의 개발과 상업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차세대 PARP1 억제제를 포함해 총 계약 규모는 최대 14억 유로다.

메디링크, 듀얼리티바이오와 같이 여러 다국적 제약사를 대상으로 기술수출에 성공한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라노바 메디슨(LaNova Medicines)은 2023년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와 GPRC5D 표적 ADC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고 지난해에는 항 PD-1/VEGF 이중항체 LM-299를 개발하기 위해 손 잡았다. 계약 규모는 각각 6억 달러와 33억 달러에 달한다.

글로벌회계컨설팅기업인 언스트영(EY)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바이오제약 연구개발(R&D) 붐이 일고 있으며, ADC 및 기타 새로운 종양학 치료법을 도입하려는 기업에게 중국은 점점 더 중요한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중국 기업에 대한 인수 거래의 43%가 ADC 확보를 목표로 한다.

EY는 보고서에서 중국 생명과학 라이선싱이 2022년을 기점으로 기술수출이 기술수입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기술수출의 85%는 항암제에 집중돼 있다. 최근 5년간 중국의 기술수출 거래 가치는 2020년 65억 달러,  2021년 116억 달러, 2022년 244억 달러, 2023년 349억 달러, 2024년 339억 달러로 크게 늘었다.

美정부, 중국의 바이오 육성 위협으로 간주…생물보안법이 미칠 여파는 한동안 계속될 것

다만 미중 관계의 불확실성은 중국 바이오 성장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밸류에이트는 최근 추세는 2025년 글로벌 제약 산업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더욱 깊어질 것임을 시사하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표명한 점, 미국과 중국에 본사를 둔 생명과학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려는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생물보안법은 아직 통과되지 않았지만 새 행정부에서 새롭게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EY 역시 새로운 중국 생명과학 혁신 경제의 성장에 대한 가장 큰 도전과제 중 하나는 미국에서 추진하는 생물보안법으로 이는 기업이 국경을 넘어 협력할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할 수 있다며, 2025년 미국 신정부에서도 생명과학업계는 미중 관계의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따르면 중국 정부는 2000년 이후 생명공학(바이오)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는 이를 미국의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미국 의회 신흥생명공학국가안보위원회(NSCEB)는 백서를 발표하면서 중국이 '바이오 시대(age of biology)'를 주도하고, 미국을 앞지르기 위해 상당한 투자와 기민한 정책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2021~2025년 제14차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메이드 인 차이나 2025(made in China 2025)'는 생명공학 분야에서 중국이 세계 리더가 되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보고서는 "미국 의회가 중국의 특정 바이오기업을 겨냥해 추진하던 생물보안법이 2024년에 최종 통과되지는 못했으나, 이는 차기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이 장악한 상하원의 반중 정서를 감안할 때 일시적인 입법 유예에 불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국방부는 최근 중국의 거대 IT 기업인 텐센트,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업체인 CATL 등 134개사를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국군사기업(Chinese military companies)'으로 지정했다. 해당 리스트에는 중국 BGI 그룹, BGI 지노믹스(BGI Genomics), 포렌식 지노믹스 인터내셔널(Forensic Genomics International), MGI 테크(MGI Tech) 등 4개 유전체 분석장비 제조 및 분석서비스 기업과 2개 바이오 관련기업이 포함됐다.

보고서는 "지난달 생물보안법의 규제대상기업으로 언급된 우시앱택은 자사의 세포 및 유전자치료제 사업부인 우시 어드밴스드테라피(WuXi Advanced Therapies)의 미국과 영국 사업부를 미국 사모펀드 알타리스(Altalis)에 비공개 금액으로 매각한다고 밝혔다"면서 "작년 통과하지 못한 생물보안법이 새해 다시 추진될지 여부는 아직 알려진 바는 없으나 생물보안법이 중국 바이오제조 기업들에게 미칠 여파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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