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은 마늘‧백옥‧태반주사, 비아그라 등을 대량 구입한 청와대에 대해 "청와대는 비과학 온상"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상식 수준의 의료를 행해야 하는 청와대가 근거 부족 평가를 받는 각종 주사제를 대량 구입했다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23일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의약품 구입내역에 따르면, 청와대는 2014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대통령 경호실, 청와대 경호처, 대통령실 등 명의로 의약품 764건을 구매했다.
여기에는 치료보다 영양‧미용 목적으로 쓰이는 태반주사 150개, 만성피로나 노화방지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감초주사 100개, 마늘주사 50개 등 총 300개가 포함됐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 주사제들은 효능이 증명된 약물이 아니다"면서 "적어도 청와대에서는 상식적인 일이 발생해야 하고 의학적으로도 상식적인 치료를 행해야 한다. 대부분의 의사가 근거없다고 보는 마늘주사‧태반주사 등을 대규모 구입했다는 건 정말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의 대학병원 피부과 교수 역시 "저명한 청와대 주치의들이 이런 주사제 처방을 허락했을지 의문"이라며 "만일 의사들이 구입 신청하지도 않았는데 청와대가 산 것이라면 그건 또 다른 문제"라고 제기했다.
비아그라 사면서 고산병 치료제는 왜 구입했을까?
발기부전 치료제의 대량 구매도 상당한 의혹을 받고 있다.
청와대는 '비아그라'를 대량 구입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자 "아프리카 고산지대 순방을 대비해 구입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통상 고산병 예방 목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아세타졸(성분명 아세타졸아미드)'도 대량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청와대는 작년 12월 '비아그라50mg(실데나필/화이자제약)'를 60정, 그 제네릭 '팔팔50mg(한미약품)'을 304정 샀다.
그런데 같은 달과 올해 6월 '아세타졸250㎎(성분명 아세타졸아미드/한림제약)'도 1200정이나 구입한 것이다.
고산병은 특별한 치료약이 없지만 아세타졸, 비아그라 같은 약물이 증상 경감에 도움될 수 있어 이 약물들을 쓰며, 특히 아세타졸아미드를 많이 쓴다.
아세타졸을 구입하면서 비아그라와 그 제네릭도 대규모 구입한 셈이다.
서울의 대학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마땅한 핑계가 없어 고산병을 댄 것 같다"면서 "일반적으로 아프리카 대부분이 해발 2700~2800m 밖에 안되고 순방지역은 도시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고산병에 걸리기 쉽지 않다"면서 "최소한 3000m 이상 가야 증상을 느낀다"고 꼬집었다.
서울의 가정의학과 개원의는 "비아그라 60정 정도면 고산증 대비책으로 샀을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팔팔도 300정이나 샀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순방을 가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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