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9.09 05:50최종 업데이트 24.09.0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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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 허은아 대표 “2025년부터 의대증원 원점 재검토해야…尹, 의료붕괴시킨 대통령”

[인터뷰] “당장의 표보다 국민 생명이 최우선…한동훈 대표 중재안도 공신력 없어”

"의료인이 존중받고 충분한 대우받도록 노력하는 정당...2025년 재검토로 입시 혼란 감수해야"

개혁신당 허은아 대표가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메디게이트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의대증원을 비롯한 의료개혁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으면서 응급실 붕괴를 시작으로 한 의료대란은 현실화하고 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이고, 여당인 국민의힘도 부랴부랴 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의료계에선 이미 늦었다는 자조적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개혁신당은 이 같은 사태를 초기에 예견하고 정부의 설익은 의료개혁 정책이 가져올 파국을 꾸준히 경고해 왔던 유일한 정당이다. 정부와 여∙야가 학부모와 학생 반발을 우려해 난색을 보이는 2025년 의대증원 문제에 대해서도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원점 재검토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국민 여론에 따라 수시로 입장이 변화하는 여타 정당들과 달리 ‘뚝심’ 있게 의료 현장에 있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전해 온 개혁신당에 의료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개혁신당을 이끌고 있는 허은아 대표도 최근 의료대란을 초래한 정부를 연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메디게이트뉴스와 만난 허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은 나라를 망치고, 의료시스템을 붕괴시킨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게 될 것”이라고 했다.
 
허 대표는 정당 입장에서 의대증원 원점 재검토 주장에 따르는 부담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개혁신당은 당장 인기가 없고 표를 잃을 수 있더라도, 옳은 얘기를 할 용기를 가진 정당”이라며 “국민 생명을 최우선으로 두고 모든 정책을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대표는 지역∙필수의료 문제에 대한 해법으론 수가 현실화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의료계를 향해서는 “개혁신당에 대한 지지를 적극적 행동으로 옮겨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아래는 허은아 대표와 일문일답.
 
윤 대통령, 밀어붙이는 검사 스타일 여전…한 대표도 여론 ‘눈치’
 
- 대통령실과 정부는 현재 의료대란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한 의견을 말해달라.

지금 상황이 마치 의료계엄령 같다. 응급실에 군의관을 파견한다는 건 관리가 불가능해서 그런 게 아닌가. 그런데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하니 어이가 없다. 전시에나 할 일을 평시에 한다면 그게 바로 지금 상황이 정상이 아니라는 증거다. 제발 현장에 가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길 바란다.
 
- 대통령이 기존 의대증원안을 계속 밀어붙이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검사스러운 면모를 아직도 벗지 못한 것 같다. 밀어붙이면 된다는 검사 스타일이 아직 남아있다. 정권 초기엔 노동 개혁, 교육 개혁, 연금 개혁의 3대 개혁을 내세웠었다. 거의 다 실패했고 지금도 하려던 게 잘 안되니 만만한 걸 의사 숫자 늘리기라고 보고 그게 의료개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본인 스스로가 개혁을 통해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단 인상도 받는다. 대통령이 개혁이란 단어에 매우 민감하던데, 역사에 남을 대통령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나라 망친 대통령, 특히 의료시스템을 붕괴시킨 대통령으로 말이다.
 
- 최근 한동훈 대표가 2026년 의대증원 유예를 중재안으로 들고나왔다. 이에 대한 평가해달라.

한동훈 대표를 공격하고 싶진 않지만, 별다른 공신력은 없다고 본다. 채상병 특검의 경우도 말만 하고 뒤로 쏙 빠졌고, 이것도 마찬가지다. 내가 볼 때 대통령이나 한동훈 대표나 자기 주장이 맞다고 하는 모습이 똑같다.
 
- 한동훈 대표가 중재안을 실제로 관철시킬 의지나 능력이 없다고 보는 건가.

그렇게 생각한다.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의사들 입장에서 깊이 있게 봐야 하는데 그런 걸 제대로 하는 당은 우리 개혁신당밖에 없는 것 같다. 한동훈 대표는 눈치를 보고 있지 않나. 의사 편을 들면 표 떨어진다라는 생각밖에 없는 것 같은데, 그건 의사 편을 드는 게 아니다. 제대로 분석해서 고쳐 나가는 일일 뿐이다.
 
국민 생명이 최우선'2025년 의대증원 원점 재검토' 입시 혼란 감수해야
 
- 개혁신당은 현재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나.

2025년도 의대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 정책 전반을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 2000명을 늘려놓고 보자가 아니라, 의료개혁을 하려면 증원이 정말 필요한지부터 얘기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 생명이란 기준을 최우선에 두고 의료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당장 지금의 표만 바라보지 말고 10년 뒤의 미래를 보고 미래 세대에게 선진화된 나라를 물려줘야 하지 않겠나. 지금은 더 망가뜨리고 붕괴를 시키고 있으니 지켜 보고만 있을 수가 없다. 이제는 의정 갈등 수준이 아니라 의료대란이고, 국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 2025년 의대증원 원점 재검토 주장에 대해서 정부와 여당은 입시현장 혼란 우려를 들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당연히 혼란이 클 것이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수능은 어쩔 수 없다. 실제 2000명을 뽑으면 내년에 교육 현장이 어떻게 될지가 눈에 훤하지 않나. 정부가 2000명이란 숫자를 갑툭튀로 들고 나왔는데, 지금이라도 증원의 근거가 뭔지부터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점 재검토에 따른 피해자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의대에 합격하는 학생들이 운이 좋은 거라고 볼 수 있을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 개혁신당은 의대증원 2000명 등 정부의 의료개혁에 대해 초기부터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이유는 뭔가.

개혁신당은 과학적 근거나 논리적 정확성을 중시하는 정당이다. 증원에 대한 근거도 없고 제대로 된 절차도 없이 2000명이란 숫자가 갑자기 튀어나왔기 때문에 우려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2000명을 늘릴 수가 있나. 이건 다 망하자는 것이다.
 
허은아 대표는 지역∙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한 최우선 대책으로 수가 현실화를 꼽았다.

지역∙필수의료 살리려면 수가 현실화 필수
 
- 의대증원의 경우 국민 지지가 높은 이슈다. 여론이 중요한 정당 입장에서 반대 의견을 내는 데 따르는 부담은 없나.

큰 부담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항의성 연락도 많이 받는다. 물론 여론은 존중돼야 하지만 무조건 추종해선 안 된다. 가끔은 프레임, 가스라이팅에 본인도 모르게 휩쓸리는 경우도 있지 않나. 그게 포퓰리즘이다. 그래서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노력을 해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치인이라면 국민의 손을 잡고 반발 앞으로 가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국민들과 너무 떨어져서도 안 되지만 국민들이 보지 못하는 반발 앞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장 인기가 없고 표를 잃더라도 옳은 얘기를 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고, 그걸 할 수 있는 정당이 개혁신당이다.
 
- 최근 간호법이 의료계의 반발에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표결에서 반대는 2명에 그쳤는데 모두 개혁신당 의원들이었다. 간호법에 대한 의견을 말해달라.

간호법에 대해 정해진 당론은 없었고 실제로 3명의 의원이 다 다양한 목소리를 냈다. 반대 의견을 낸 두 사람(이준석∙이주영 의원)도 의견이 다르다. 간호법은 21대 때도 논의가 됐던 건이고 각자 거기에 대한 의견들이 있을 텐데 그걸 당론이 이러니 바꾸라고 얘기한다면 기존의 기득권 정당과 다를 바 없다. 그래서 자유롭게 투표하도록 했다.

천하람 의원은 PA 간호사 입법 공백 상태를 문제로 보고 찬성표를 던졌고, 이준석 의원은 입법 공백은 맞지만 추진하는 시점을 보면 의도가 불순하다는 이유에서 반대를 했다. 이주영 의원은 의료 직역 간 균형과 안정성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간호사들에게 오히려 불리한 법안이라고 판단해 반대했다. 어쨌든 중요한 건 일관성이다. 10년 정도 지난 거라면 모르겠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게 불과 몇 달 지나지 않았다.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는 건가. 이해할 수 없다.
 
- 기피과, 지역의료 문제 해결을 위한 개혁신당의 비전은 무엇인가.

쉽지는 않겠지만 비현실적인 의료수가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 이게 해결되지 않고선 필수∙지역의료 문제 해결은 어렵다. 이번 사태를 통해 대형병원들이 전공의들을 갈아 넣어가며 운영돼 왔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알게 되지 않았나. 의료수가를 현실화하는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문제 해결은 불가능하다. 표 떨어지는 얘기일 수도 있지만 그게 현실이다.
 
“의료 현장 목소리 함께 전할 것” 의료계에 지지 호소
 
- 법적 리스크 문제도 기피과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매우 예민한 부분인데, 이번에 이주영 의원이 응급의료 쪽으로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심도 있게 의사들의 얘기를 들어줄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내 가족이 수술을 받다가 의사가 이상한 실수를 해서 잘못됐는데도 불구하고 무조건 감싸주겠다는 건 아니다. 일반적인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누가 사람을 죽이려고 그렇게 했겠나. 사법 리스크 문제와 관련해서 산부인과가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과 중 하나로 알고 있다. 산부인과는 수가도 높지 않은데 의사들이 조금만 잘못하면 감옥에 간다. 이제 산과는 아무도 안 하려 하는데, 결국 손해를 보는 건 국민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
 
의사들이 실수를 줄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결국 수가 현실화와도 연결되는 얘기다. 예를 들어 수가가 높다면 수술을 2건이 아니라 1건만 해도 된다. 그러면 의사들도 더 집중할 수 있다. 지금은 저수가 상황이다 보니 가능한 수술을 많이 해야 하고, 그 와중에 실수도 나올 수 있다. 의사들도 사람이고 잠은 자야 하지 않나. 물론 술을 마시고 수술을 한다든가 그런 의사들에 대한 기준도 명확해야 한다. 다만 상식적인 의사들에 대해선 달리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개혁신당은 젊은 세대에 소구하는 정당이란 이미지가 강하다. 이주영 의원을 중심으로 젊은 의사(전공의·의대생)들과 가장 활발히 접촉하는 정당이기도 한데, 젊은 의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달라.

'꼰대 레짐'에서 '넥스트 레짐'으로 시대전환이 필요하다. 꼰대는 ‘자기 말만 옳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사람을 뜻한다. 의사 숫자만 늘리면 된다고 고집하는 것도 결국 꼰대리즘이다. 개혁신당은 바뀐 세상을 제대로 보려고 노력하는 정당, 넥스트레짐으로 가기 위해 노력하는 정당이란 점을 자랑하고 싶다.

개혁신당은 의사를 포함한 의료인이 존중받고 충분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정당이 되려고 한다. 지금까지 의사들 목소리를 들어준 정당이 없었는데, 유일하게 개혁신당이 그런 행보를 보여줘서 의사들이 놀라워하더라. 그렇게 생각하시는 만큼 개혁신당에 대한 지지를 행동으로 보여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달라.

의료계도 개혁신당도 끈기 있게 끝까지 해봐야 할 것이라고 본다. 지금 정부나 여당은 절대 뭔가를 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문을 걸어 잠근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그들이 소통하지 않으려고 하면 우리가 소통하겠다고 나서야 한다. 지금도 의료계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행동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개혁신당도 함께 움직이겠다. 앞으로도 의료시스템과 의료계가 인정받을 수 있는 나라, 건강한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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