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S 헬스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MSD)'와 '옵디보(니볼루맙, 오노약품-BMS)'는 각각 52억원, 20억원 처방됐다.
두 약물은 지난해 3월 흑색종 치료제로 최초 허가 받았지만 국내 흑색종 환자가 거의 없어 거의 처방이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4~5월 국내 환자가 많은 폐암 치료 적응증을 획득하면서 처방이 크게 늘었다.
제약사들은 각 300명의 환자에게 치료비 무상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했지만, 이 혜택을 받지 못한 환자들이 비싼 약값을 부담하면서 면역항암제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는 면역항암제가 '장기생존율'과 '지속적인 치료효과'에서 뚜렷한 강점을 보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항암제가 몇 개월 생명 연장하는 데 그쳤던 반면 면역항암제의 경우 약 30% 환자는 수년 간 치료효과가 지속된다.
문제는 높은 약값으로 인한 보험급여 적용 지연이다.
키트루다의 경우 1병(100ml) 1회 투여에 350만원이 들며, 체중 50kg 이상이면 2병을 투여해야 한다.
보통 1사이클에 5회 투여할 경우 최소 1750만~3500만원이 드는 셈이다.
특히 면역항암제 특성 상 향후 수 십개 암종에 추가 적응증을 획득할 것으로 보여, 보험재정을 생각해야 하는 정부의 고심은 크다.
지난 6월 열린 '면역항암제의 국내 도입과 과제' 컨퍼런스에서 서울아산병원 이대호 교수는 "면역항암제는 일부 환자에서 완치를 치료목표로 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며 "시급한 결정을 미룰 수 없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보험급여가 필요한 환자에게 적용하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대 김열홍 교수는 "혁신 신약 급여평가 시 기존의 치료방법으로 치료했을 때 발생하는 재발 및 부작용 관리를 위한 의료비 지출도 경제성 평가에 포함돼야 하지만 현재 제도에서는 그렇지 못하다"면서 "대체 약제와 비교 시 다양한 평가 요소가 반영될 수 있도록 새로운 경제성 평가 틀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날 면역항암제의 급여화 논의를 위한 협의체 구성에 대해 정부와 학계 모두 동의했지만, 두 달이 지난 지금 아직 구성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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