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환자의 66%를 차지하는 'HR 양성/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2차 치료제 투여 시점을 2배 지연시킨 항암제가 나왔다.
한국화이자제약은 23일 호르몬수용체 양성 및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음성(HR+/HER2-)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입랜스(IBRANCE, 성분명 팔보시클립)'를 비급여 출시했다.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는 로슈의 '허셉틴'과 '퍼제타'가 있지만, 유방암 환자의 20%인 HER2 양성 환자에만 적용할 수 있고 'HR 양성/HER2 음성'을 치료할 약은 없었다.
지난 십 수년간 1차 치료제로 호르몬 치료제(아로마타제 억제제)나 세포독성항암제에 의존해야만 했다.
'입랜스'는 치료제가 없던 'HR 양성/HER2 음성' 환자를 타깃, ▲폐경 후 여성의 1차 내분비요법으로서 레트로졸 병용 ▲내분비 요법 후 질환이 진행된 여성에서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으로 허가 받았다.
임상 연구 결과, 무진행 생존기간과 종양 축소의 두드러진 효과를 확인했다.
폐경후 HR+/HER2- 진행성 유방암 환자 165명에 1차 치료제로 입랜스+레트로졸 병용 투여군과 레트로졸 단독 투여군을 비교한 PALOMA-1 연구 결과, 병용 투여군의 무진행 생존기간(PFS) 중간값이 20.2개월로 레트로졸 단독군의 10.2개월보다 2배 가량 길었다.
종양 축소 등 치료에 따른 질병 반응을 측정하는 객관적 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 ORR)도 병용군은 55%의 ORR을 기록해 레트로졸 단독군 39%보다 높게 나타났다.
다만, 전체 생존기간(OS)은 PFS만큼 드라마틱하지 않았다.
OS 중간값은 입랜스 병용군 37.5개월, 레트로졸 단독군 33.3개월로 12.2%의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동일한 조건에서 폐경후 HR+/HER2- 진행성 유방암 환자 666명을 대상으로 한 PALOMA-2 연구 결과에서는 입랜스+레트로졸 병용군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간값은 24.8개월, 레트로졸 단독군은 14.5개월로 나타나, 해당 환자군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간값이 2년을 넘어선 최초이자 유일한 치료제로 인정 받았다.
폐경 전후 내분비 요법 후 질환이 진행된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 521명을 대상으로 한 PALOMA-3 임상에서는 입랜스+풀베스트란트와 위약+풀베스트란트 병용군의 PFS 중간값을 비교했다.
전체 환자군에서 입랜스 병용군의 PFS 중간값은 9.5개월, 위약군은 4.6개월로 차이를 보였고, 폐경 전후를 비교할 때 폐경 전 환자에서 입랜스 병용군의 PFS 중간값은 9.5개월 위약군은 5.6개월을 기록했다.
폐경 후 환자에서는 입랜스 병용군의 PFS 중간값이 9.9개월, 위약군이 3.9개월이며, 삶의 질(Quality of Life, QoL) 분석 결과, 입랜스 병용군은 위약군 대비 global QoL 점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았다.
이 약은 세포 분열과 성장을 조절하는 사이클린 의존성 키나아제(CDK) 4/6을 선별적으로 억제해 암세포의 증식을 막는 새로운 기전의 경구용 치료제다.
임상에 참여하고 있는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임석아 교수는 "입랜스의 치료 성과는 조기 유방암이 아닌, 폐나 뼈 등 다른 신체부위에 종양이 전이된 4기 유방암에서 나타난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면서 "호르몬 치료에 입랜스를 더한 병용요법은 호르몬 단독보다 항함 화학요법을 시작하는 시기를 2배 이상 지연시키는 효과를 나타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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