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07.11 05:59최종 업데이트 18.07.11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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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분야 규제혁신 필요…"R&D 성과 환자 치료에 적용돼야"

"불합리한 규제 문제 의료기기에서 많이 지적…건강과 직접 관련 없으면 규제 풀어야"

사진: 사람중심 바이오경제를 위한 바이오의약산업 발전방안 토론회 ⓒ메디게이트뉴스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바이오의약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미국의 21세기 치료법과 같이 그간의 과학기술 성과를 빠르게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도록 철학을 설정하고, 합리적으로 규제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 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전축숙 의원와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는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사람중심 바이오경제를 위한 바이오의약산업 발전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김흥열 센터장은 "지금까지 과학기술 규제는 규제전문가, 법학자 등이 주도해 제정했고, 과학기술 전문가의 참여는 제한적이었다"면서 "그래서 규제가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특히 신생기술(Emerging Technology) 분야는 연구개발 단계부터 과도한 규제가 적용돼 국가 기술경쟁력 저하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국가연구개발분석단 이명화 단장은 "올해 보스턴에서 열린 BIO USA 2018에서 발표한 경쟁력 지수에서 한국의 글로벌 바이오 경쟁력 순위는 지난해 23위에서 26위로 하락했고, 2016년까지 신생시장에서 상위권이던 한국은 2017년 중위권으로 하락했다"면서 "그 원인으로는 규제시스템이 산업발전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등 경직적인 부분이 지적됐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R&D와 제품은 모두 규제의 문제로 규제가 먼저 정립돼야 혁신이 가능하다"면서 "미국의 21세기 치료법(21st Century Cure Act)이나 영국의 HeLEX 프로젝트 등 특별법 성격의 법률을 제정해 미래 바이오신기술에 대한 기본적인 규제 프레임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혁신에 대한 인허가 규제를 낮추되, 산업에 대한 인허가는 점진적으로 규제함으로써 정부가 지원한 R&D 성과가 환자 치료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첨단분야일수록 현재 해결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연구를 할 수 있게 하되, 우려되는 안전성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면서 "산업에 대한 인허가는 '점진적 규제(조건부 허가)' 등을 통해 먼저 현재 연구 역량으로 가능한 데까지 평가하고, 시장에 진입한 뒤 유효성 및 안전성에 대해 장기적으로 검증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생약심사부 김대철 부장은 "규제가 없으면 의약품이 존재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좋은 규제를 만들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며 김 센터장의 의견에 동의했다.

김대철 부장은 "행적적 과학적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작년부터 첨단바이오의약품법에 대한 내용을 준비하고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 법에서는 의약품의 전주기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 의약품의 장기적인 문제에 대해 법률적으로 오랫동안 추적할 수 있는 근거 마련, 희귀난치성 질환에 대한 의약품을 좀 더 적극적이고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신속심사, 조건부 허가 등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4차산업 혁명의 핵심인 데이터 활용 측면에서의 규제 개선 문제의 필요성도 지적됐다.

이 단장은 "지금까지 접근법은 개인정보 보호에 대해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여러 우려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산업 측면에서의 불만만 강조해 산업과 시민사회가 분리된 것 같다"면서 유럽에서 5월부터 시행된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이라는 개인정보보호법을 예로 들었다.

이 단장은 "GDPR에서는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많은 조치들과 함께 데이터를 어떻게하면 잘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면서 "앞으로 국민들이 우려하는 부분을 해소할 안전장치를 주면서 이와 함께 산업이나 연구에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 개최하는 해커톤에서 노력을 하고 있고, 많은 합의를 이뤘는데, 실제 정책으로 이행되고 실현될 수 있도록 좀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진흥과 김주영 과장은 "빅데이터 활용은 분명 첨단바이오의약품 개발에 있어서 대단히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야 한다"며 "현재 시민단체와 협의체를 만들어 공감대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진전되면 좋은 소식을 알려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바이오나노과 김선기 과장은 "규제 측면에서 안전성과 관련된 부분은 당연히 강화해야 하지만 불합리한 규제라 판단되는 부분은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면서 "현재 의약품보다 의료기기쪽에서 이러한 문제가 많이 제공되고 있다. 시장을 창출하는 측면에서 국민의 건강 이슈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부분은 풀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규제 태스크포스(TF)를 설립하고, 기업이나 국민들, 연구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나가겠다는 방향에서 작업하고 있다"며 "개인정보보호법의 경우도 4차산업혁명위원회 등에서 기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개선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민간병원 중심으로 전자의무기록(EMR)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개인정보보호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이 결과를 연구자나 기업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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