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개원 11년째인 건국대병원이 환자가 어려워하는 진료과목 표지판을 버리고 번호로 안내하는 시스템을 도입한다.
대형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과자 코너 '1번', 라면 코너 '2번' 등 번호로 쉽게 찾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9월 1일 취임한 건대병원 황대용 병원장(서울의대 졸업, 전 건대병원 암센터장/
사진)은 9일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황 원장은 "그들(의사)만의 언어를 쓰는 것에 대한 환자들의 불편감이 크다"면서 "작년부터 언어 소통을 단순화하는 작업에 착수, 진료과 이름 자체를 어려워하는 환자를 위해 번호로 해당 과를 찾는 시스템을 도입키로 했다. 현재 세팅을 거의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자의 언어를 배우는 게 소통의 시작"이라며 "적어도 환자들이 병원 안에서 헤매지 않도록 하기 위해 번호 시스템으로 교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원장은 환자를 '가족같이'가 아닌 '애인같이' 돌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기로 했다.
현재 외래동 확장을 위한 증축을 시작했는데, 진료실 등의 의료인 공간보다 대기실같은 환자 공간이 더 안락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
그는 "'환자를 위하는 공간이 여기 있구나'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설계를 할 것"이라며 "모든 것을 환자가 편리할 수 있도록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의료진이 아닌 사람이 의료진의 진료 방식을 모니터링하고 잘못된 점을 지적해주는 CS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황 원장은 "어떤 의사는 진료할 때 모니터만 본다. 이러한 점을 의료진이 아닌 사람이 깨우쳐 주는 것"이라며 "5군데를 벤치마킹해 실무진급과 실장급이 들어간 팀을 구성하고 있다. 환자 입장에서 우리를 거꾸로 비판하는 것이다. 그 결과를 하나하나 매뉴얼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 운영에 있어 스타 교수 영입 등 초기 건대병원이 선택했던 방식도 얼마든지 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건대병원이 스타교수 영입 방식으로 빨리 성장한 건 맞다"면서 "지금도 대학병원 짓기 전부터 있던 분들, 지을 때 있던 분들, 스카우트로 오신 분들 등의 그룹이 나눠져 있다. 전임 원장이 스타교수 영입을 지양하는 정책을 폈다면, 나는 필요하다면 언제든 모셔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도움이 되는 분들에게 오픈 마인드를 가지지 않고선 목표 도달 시간을 단축할 수 없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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