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안창욱 기자]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 접속해 문재인케어 보도자료와 Q&A 자료를 보고 진짜 살이 떨리고, 한꺼번에 의료붕괴가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모병원 봉직의로 근무하는 내과의사 A씨가 대한의원협회에 올린 글이다.
A씨는 우선 미용, 성형을 제외한 의학적 비급여의 '완전' 급여 전환에 대한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그렇게 하면 그 동안 미용, 성형을 하지 않고 있었지만 수익의 상당 부분을 비급여에 의존하던 의료기관들이 당장 폐업을 하지 않고 살아남으려면 두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급여 환자를 많이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거나 미용, 성형 등의 완전 비급여 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두 가지 경우 모두 덤핑, 박리다매로 지칭되는 치킨게임으로 서로에게 생채기를 낼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초음파와 MRI로 주수익을 내던 척추, 관절 전문병원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란 예상도 내놓았다.
척추나 관절 수술을 하기 전에 MRI 1~2군데, 심초음파, 상복부 초음파 정도를 기본으로 하는데 비급여가 급여로 전환되면 급여기준에 맞지 않으면 검사를 할 수 없게 된다.
A씨는 "물론 기준에 맞으면 할 수 있지만 검사가 가능한 사람은 절반 정도에 불과할 것이란 생각이 들고, 이러한 규제는 수술하는 의사로 하여금 수술 후 합병증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수술건수도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신규 비급여 진입을 막기 위해 신의료기술평가를 의료기술평가로 바꾸기로 한 것은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는 새로운 비급여 항목 발생을 차단하겠다는 의지일 뿐만 아니라 비급여 항목에서 안전성이나 유효성이 떨어지는 것은 없앨 수도 있다는 의미"라면서 "정부가 이런 비급여는 실손보험 보장 범위에서도 제외하도록 권고하겠다고 밝혀 누구를 위한 비급여 통제인지 대놓고 밝히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심지어 실손보험이 의료 이용률을 높이는 측면이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공보험과 사보험을 연계하는 법안을 만들겠다는 반자본주의적 발상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케어 중 가장 재앙적인 것으로 의료비 통제를 위해 확대 도입하려는 '신포괄수가제'를 꼽았다.
그는 "신포괄수가제가 정착되면 이는 곧 총액계약제로 바로 넘어갈 수 있는 발판이 된다"면서 "정부가 전체 의료비 총액을 정해 놓고, 그 아래 여러 보건의료계 직역들이 제로-섬게임과 이전투구를 벌이는 상황, 이것이 총액계약제인데 의료계의 재앙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정부가 문재인케어를 실천하기 위해 5년간 30조 6천억원의 재원이 소요된다고 밝힌 것과 관련, "저 돈으로는 절대로 발표한 일들을 다 할 수 없다는 것을 산수만 조금 할 줄 아는 사람이면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부가 이 말이 절대 사실이 아니라고 하면 다른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렇게 하지 않으면 국고 지원금을 더 늘리던지, 건강보험료를 더 올리던지, 환자 본인부담금을 더 늘리던지 해야 하는데 이렇게 하면 거짓말을 한 것이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케어가 2009년 보건의료노조와 공공노조사회보험지부가 주축이 돼 만든 '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에서 발표한 내용과 놀랍도록 유사한 것은 기분 탓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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