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영 의료기기산업협회 보험위원장 "신포괄수가·상대가치점수 개편·치료재료 별도산정 등 논의"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의료기기업계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문재인 케어)에 대한 고민은 ‘예비급여’에 있다고 밝혔다. 본인부담률 50~80%의 급여를 말하는 예비급여는 수가 통제의 목적이 아니라면 적정수가가 산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장재영 보험위원장(한국스트라이커 대표)은 27일 협회 출입 기자단과 기자간담회를 통해 “문재인 케어가 의료기기업계의 가장 큰 이슈이며 예비급여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밝혔다. 현재 보험위원회는 문재인 케어를 비롯해 치료재료의 별도산정이나 상대가치점수, 치료재료 재평가, 포괄수가, 신의료기술평가 등을 논의하고 있다.
예비급여, 수가 통제 목적 아니라면 적정수가 마련이 중요
장 위원장은 “예비급여는 실제 급여가 아니라 급여 전단계에 해당한다. 보건복지부는 비급여에 대해 가격통제 목적이 아니라고 했다”라며 "예비급여 수가를 책정할 때 수가정상화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CT, MRI 급여화 과정에서 수가가 만족스럽지 않았다”라고 했다.
장 위원장은 “치료재료가 예비급여로 가면서 현실적인 수가와 목표의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라며 "예비급여의 목표가 가격 통제에 있지 않다면 적정한 수가를 매겨야 한다”고 밝혔다.
장 위원장은 “신포괄수가제는 비포괄수가의 20%를 포괄수가로 넘기게 됐다. 병원이 이 부분을 수익으로 가져갈 수 있다"라며 "그러다 보니 의료기기업계 입장에선 제품 납품가가 100%가 아닌 80%로 떨어질 수 있다. 이 부분을 개선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3차 상대가치점수 개선안이 이뤄지고 있다. 여기서 미리부터 의료기기의 수가가 반영될 수 있도록 주장하고 있다"라며 "건강보험 제도의 태생 자체가 질보다는 양적인 성장 위주로 발전해왔다. 앞으로 질을 향상시키는 쪽으로 가지 않을까 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업계 의견을 건의하고 있다”고 했다.
장 위원장은 “의료기기업계는 질적 측면에서 가치평가가 익숙하지 않다. 의료기기산업은 영세하기 때문에 가치평가를 위한 데이터를 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라며 “또한 신제품이 2~3년 단위로 계속 나오다 보니 평가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 위원장은 “정부는 건강보험 비용 관리의 책임이 있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본다”라며 “보험위원회 산하 11개 TF에서 정부와 이야기를 하고 있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신의료기술과 관련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연 위원(한국스트라이커 이사)은 “정부에 여러 환경이 바뀌었을 때 고전적인 보험산정계수를 풀어달라고 했다. 또한 혁신 기술을 별도로 인정하고, 환율을 반영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치료재료 (의료행위료에 포함하는 것이 아니라)별도로 산정하는 별도산정 52개가 발표됐고 현재 진행되고 있다. 내년에는 감염관리와 환자안전 분야 치료재료의 별도산정이 이뤄진다"라며 "업계에선 600개의 별도산정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용역을 통해 추가로 업계 입장을 건의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협회 보험위원회, 정부와의 소통 통해 업계 의견 반영 기대
협회 보험위원회는 현재 약 100여개 회원사에서 170여 명의 각 사 보험전문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활동하고 있다. 장 위원장은 “협회가 설립된 1999년 보험위원회 역사도 함께 시작했고 20년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10여년 보험위원회와 정부와의 소통 방식과 관계는 발전과 진화를 거듭했다. 정부기관이 업계 의견을 듣고 이를 수렴하는 건설적인 관계로 발전해왔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기술혁신, 개량 치료재료에 대한 가치평가 제도가 개선돼 이전보다 가치평가 인정률 상향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기술개발 노력 가산제도로 유망기술과 근거개발 장려가 필요한 치료재료는 5% 별도 가산을 하는 제도가 신설됐다. 또한 국무조정실과 소통을 통해 백내장과 녹내장을 동반한 환자라면 포괄수가제라도 녹내장 재료에 대해 별도 보상이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장 위원장은 “세계적으로 의료서비스 비용의 효과적인 지출을 고려하고 지속가능성을 높이면서 의료의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며 “이 때문에 각 나라의 보건의료제도에 맞는 다양한 의료 정책을 도입하는 등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라고 했다.
장 위원장은 “의료기기업계도 큰 그림에서 현 정부에서 추진하는 정책에 대해 지향할 방향으로 공감하고 있다”라며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제도 마련과 정착을 위해 산업계도 기여해보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장 위원장은 “새로운 정책의 도입과 진행과정에서 이해 당사자의 참여와 과정의 투명성이 중요하다. 하지만 문재인 케어 등의 구체적인 로드맵이 공개되지 않아 답답한 측면이 있다”라며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제도의 구체적인 계획이나 세부 방식 등에 대해 의사 결정의 투명성을 높이길 바란다”고 했다.
장 위원장은 “올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의 혁신 의료기기에 대한 발표 이후 업계가 고무돼있다. 이해당사자들이 혁신·첨단 의료기기에 대한 정의, 범주, 제도 등을 협의하며 그림을 그려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안전성이 확보된 의료기기의 신속한 시장 진입이 용이해지고 합리적인 수가 산정이 되길 바란다. 이를 통해 국민의 접근성 확대와 의료기기산업 육성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보험위원회는 오는 30일 정책포럼을 통해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이 의료기기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본다. 또한 신포괄수가제, 3차 상대가치 점수 개정 연구, 예비급여 방향 등 현 정부의 건강보험 정책관련 내용 등을 직접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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