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4.27 06:52최종 업데이트 21.04.2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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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병상은 많은데 활용을 못한다?…"현장 의료인력 4배 충원돼야"

병상 부족 지방부터 시작…생활치료센터 입소조건‧인력관리 개선 주장도 이어져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제는 감염병 장기화에 따른 병상과 의료인력 인프라를 다시 재정비할 때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전반적인 방역 체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제는 감염병 장기화에 따른 병상과 의료인력 인프라를 다시 재정비할 때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병상 수는 껍데기에 불과…“통계 수치로 안심할 때 아니야”
 
최근 방역당국은 코로나19 확산을 대비해 확진자 일 1000명 발생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실제로 수치상 병상 여력은 안정적인 상황이다. 그러나 4월 초와 중순에 비해선 병상 여력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감염병전담병원은 총 8723병상을 확보하고 있다. 가동률은 39%로 5320병상의 이용이 가능하다. 수도권은 2330병상의 여력이 있다. 병상 가동률이 36%였던 4월 중순에 비해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아직까지 여유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준-중환자병상 가동률은 49.8%로 총 426병상 중 214병상의 이용이 가능하다. 4월 중순에 비해 5% 정도 환자로 병상이 채워진 상태다. 수도권은 138명까지 코로나19 준-중환자를 받을 수 있다. 코로나19 중환자 대응 여력도 소폭 감소했다. 4월 중순 중환자병상은 총 766개 중 619개(80%) 병상의 여력이 있으나 현재는 590개(77%) 병상의 여력이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실제 의료 현장에선 얘기가 좀 다르다. 통계상 병상 수는 여유가 있는 것이 맞지만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병상은 공식적인 수치와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부족한 의료인력 때문이다. 정부는 의료기관, 생활치료센터, 임시 선별검사소 등에 의사, 간호사 등 1030명의 의료인력을 파견하고 있지만 현장에선 역부족인 상황이다. 
 
특히 중환자병상을 담당할 인력의 부족이 심각한데 전문가들은 현재 수준의 4배의 의료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여의도성모병원 홍성진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전 대한중환자의학회장)는 "제대로 된 의료의 질이 담보되기 위해선 간호사 1명당 담당하는 중환자병상이 2개를 넘어가선 안 되지만 현재 15개 병상씩 책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제대로 된 진료와 병상순환이 가능하려면 최소 3배에서 4배의 의료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정부가 수치상 병상 수에만 집중하다 보니 실제로 병상이 제대로 활용되는가엔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좀 더 세밀한 인력 수급 대책이 필요할 때"라고 덧붙였다.
 
공공병원, 중환자병상 있어도 활용 못해…병상 부족도 지방부터 시작
 
실제로 국립중앙의료원과 서울의료원 등 공공병원은 중환자병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담당 인력이 없어 병상이 활용되지 못하고 있었다.
 
입원이 필요한 중등증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의료인력들이 대부분 투입되다 보니 중환자 병상을 유지할 여력이 없는 것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공공병원은 병상이 있음에도 인력부족으로 환자를 케어하지 못하고 있다”며 “중환자가 발생하거나 기존 환자 상태가 악화되면 거점전담병원으로 지정받은 2차병원들로 환자 전원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파견인력에 대한 수당 문제도 심각하다. 수당 지원이 제 시점에 이뤄지지 않거나 수당 지원의 형평성 문제도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의사협회 공중보건의료지원단 관계자는 "정부 측과 논의를 통해 의료계가 선별진료소에 부족한 인원을 파견하면 별도 수당을 지원받기로 했지만 제때 수당이 지급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두 달 넘게 지원인력에 대한 수당이 지급되지 않아 일선 의사들의 고충이 심각한 상태"라고 말했다.
 
홍성진 교수는 "원래 병원에서 근무하는 인력들에 비해 민간지원 인력들에 대한 수가 지원이 더 많다는 점도 문제다. 이 때문에 기존 의료인력들이 이탈하는 사례도 벌어지고 있다"며 "보건복지부 내에서 병상과 인력을 담당하는 부서가 다르다 보니 통합적 의료자원에 대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수도권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지만 병상 부족 문제도 지방부터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재 대전은 지역 감염병전담병원에서 수용 가능한 105병상 중 75%가 사용 중으로 26개 병상만이 비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라북도도 연일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도내 병상 여유분량이 100병상에 불과한 상태다.
 
공공병원은 중환자병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담당 인력이 없어 병상이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감염병 장기화 대비 생활치료센터 입소조건‧인력관리 개선 필요
 
한편 생활치료센터 운영 지침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생활치료센터는 가동률 51.5%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4월 중순에 비해 3.2% 늘어난 수치다. 전체 생활치료센터 병상은 6526개로 이 중 3163개 병상의 이용이 가능하다. 수도권 지역은 4874개 병상 중 2050개 병상의 이용이 가능하며 가동률은 57.9%다.  
 
병상 수에선 당장 큰 문제는 없지만 운영적인 면에서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생활치료센터 운영에 대한 비용적 부담이 크다보니 경증환자를 무조건 센터에 입원시키는 것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코로가19가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전제하에 의료인력과 생활치료센터 운영에 있어서 제한점이 많다”며 “증상이 없는 경증환자는 철저한 모니터링 속에서 자가격리하는 등 방안도 고민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세브란스 생활치료센터 정원석 의료지원반장은 "대학병원 입장에서 아무래도 중환자 진료에 집중하다보면 생활치료센터에 크게 신경 쓰지 못하게 된다"며 "상황에 따라 개소와 폐쇄를 반복하고 파견인력들로 구성되다 보니 인력관리나 행정편의적 운영 등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대면 진료만 너무 강조되다 보니 아쉬운 부분도 있다"며 "의료진 입장에서 환자를 직접 대면하기 어려워 환자 증상을 놓치는 부분도 있고 환자 관리 면에서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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