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5.11 14:42최종 업데이트 26.05.1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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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단체 "응급실 전공의 금고형, 환자들 진료받을 권리 박탈"

환자를 위한 의료정책을 생각하는 사람들 "나쁜 결과과 곧 범죄 의미하는 것 아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응급실 전공의가 금고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건과 관련해, 환자단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앞서 대전지법은 뇌경색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았던 20대 환자가 영구적 장애를 입게 된 사건에 대해 당시 전공의였던 의료진 2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각각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환자단체인 환자를 위한 의료정책을 생각하는 사람들(환의사)은 11일 입장문을 통해 “사법부의 가혹한 판결은 필수의료 붕괴를 가속화해 환자의 진료받을 기회를 원천 박탈하는 결과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환의사는 “환자에게 발생한 질환은 응급의학계 설명에 따르면 20대에서 극히 드문 척추동맥 박리에 의한 중뇌동맥 경색이었다”며 “더욱이 환자가 술에 취해 의료진의 지시에 협조하기 어려운 상태였다는 점 역시 의료현장에서 충분히 고려돼야 할 요소였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법원은 결과적으로 환자에게 중대한 후유장애가 남았다는 사정을 중심으로 형사책임을 인정했다”며 “문제는 이런 판단이 앞으로 대한민국 응급의료체계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라고 우려했다.
 
환의사는 “응급실은 본질적으로 제한된 시간과 인력 속에서 수많은 환자를 동시에 감별해야 하는 공간”이라며 “모든 환자에게 모든 중증 질환 가능성을 전제로 완벽한 진단을 즉시 수행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특히 젊은 연령층에서 극히 드물게 발생하는 질환까지 초기 단계에서 반드시 진단해내지 못했단 이유로 형사처벌이 가능해진다면 앞으로 어느 의사가 응급실에서 적극적인 진료를 감당하려 하겠나”라고 지적했다.
 
환의사는 “이번 판결이 가장 심각하게 침해하는 건 국민의 진료받을 권리”라며 “의료진에 대한 과도한 형사처벌은 단순히 의사 개인에게 부담을 주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그건 결국 필수의료 현장에서 의사를 떠나게 만들고, 응급실을 비우게 만들며, 환자가 제때 치료받을 기회를 빼앗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했다.
 
이어 “영구적 장애를 입은 환자와 가족이 겪었을 절망에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의료는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을 내포한 영역이며, 모든 나쁜 결과가 곧 범죄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이번 판결이 항소심에서 보다 균형있고 신중하게 재검토되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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