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6.03 06:52최종 업데이트 24.06.03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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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 의원 “정부가 의협과 의대증원 밀실 논의 하지 않았다면 상황 나아졌을 것”

논의 과정서 당사자인 전공의‧의대교수 의견 빠져…의사 의견 반영 위한 新논의 구조 필요

2025학년도 증원은 사실상 확정, 소모적 논쟁 중단하고 궁극적 의료개혁 논해야

22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김윤 국회의원.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이 '정부가 의대증원, 필수의료패키지 등 문제를 대한의사협회와만 밀실 논의한 것이 문제'라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제일 중요한 의대생과 전공의 등 의견이 빠지면서 오히려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의정갈등이 더 심화됐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또한 현재 정부가 만들어 놓은 의료개혁특별위원회 구조론 의정갈등을 절대 풀기 어렵기 때문에 의사들의 목소리를 좀 더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는 새로운 논의 구조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제시했다. 특히 그는 이해당사자과의 협치를 강조하겠다는 차원에서 직접 의협을 찾아 대화하고 싶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정부, 2000명 숫자 느닷없이 던지고 고집…의협도 합리적 대안 내놨어야

김윤 의원은 최근 의료전문지 국회기자단과 인터뷰에서 "의료개혁 논의를 정부가 의협과 밀실에서 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의대증원이나 필수의료패키지 등 논의 과정에서 전공의나 대학교수 등 직역의 의견이 반영됐다면 어땠을까"라고 한탄했다. 

김 의원은 "정작 의료개혁 등 정책패키지에 당사자들의 의견은 들어가지 않았다. 더욱이 정부는 2000명이라는 숫자를 느닷없이 내놓고 고집을 피웠다. 그러지 않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의협에 대해서도 김은 의원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의사단체도 한국에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는 주장만 고수하지 말고 합리적인 숫자를 놓고 정부와 협상하는 태도로 국민들을 설득했다면 어땠을지 의문"이라며 "앞으로도 비슷한 갈등 상황을 겪게 될텐데 이런 갈등이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이번 사태를 꼭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협이 총파업을 안했으면 좋겠다. 국민과 환자 뿐만 아니라 의사들에게도 (파업이) 좋은 것인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판단과 생각을 다를 수 있지만 당장의 문제 보다 긴 안목을 갖고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야하는지, 의사들은 어떻게 해야 현명한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100일 넘게 이어진 의료대란 사태를 종식시키고 의정갈등을 봉합하기 위해선 새로운 논의구조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내놨다. 

김윤 의원은 "현재 정부가 내놓은 의료개혁특위가 아닌 의사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더 적극적으로 말할 수 있는 새로운 논의 구조가 필요하다"며 "논의 과정에 국회가 개입해 공론화특위를 만드는 것이 주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의정 갈등 봉합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기 보단 (문제 해결을 위해선) 협치의 영역이 중요하다. 여야가 모두 합의해서 의사결정을 해야 정책이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 정권이 바뀌어도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범국회 차원에서 문제해결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젠 2025학년도 의대정원은 확정된 것으로 봐야한다. 대법원 판단이 남아있긴 하지만 사실상 판결이 바뀔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현실적 예측"이라며 "이젠 2025학년도 의대증원을 둘러싼 소모적 논란과 갈등을 접고 본질적인 의료개혁 논의에 집중하자"고 촉구했다. 

1호법안은 ‘필수의료 패키지’…의협과는 만나 대화하고 싶다

평소 지역필수의료 개선과 공공의료 확충 등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김 의원은 향후 1호 법안으로 공공의료 확대를 포함한 '필수의료 패키지' 법안을 준비 중이다. 

그는 "모든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지역필수의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1호법안으로 고려 중에 있다. 다만 지역필수의료 문제를 법안 하나로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의료인력 문제, 전공의 관련 이슈, 의료사고 관련 법안, 공공의료 등 문제를 엮어 패키지 형태로 여러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내용이 방대하고 넓어서 법안을 한꺼번에 발의할지 등 구체적인 계획은 논의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간호법에 대해선 필요하지만, 고민할 부분도 많다고 했다. 여타 보건의료직종의 업무범위 침해 문제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김윤 의원은 "간호법이 필요하긴 하지만 다른 보건의료 전문직종들의 업무범위 침해문제가 생긴다. 또한 간호법을 만들면 다른 직종에서도 물리치료사법, 방사선사법 등 직역법을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생긴다"며 "개별법안으로 업무영역을 법제화하는 방식이 효율적이지 않고 매번 법안을 만들 때마다 갈등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런 문제로 인해 (개별법안 보단) 현행 보건의료인력지원법 안에 모든 직역의 업무범위를 설정하도록 하고 이를 조정하는 법적 체계화 절차를 만드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며 "간호법이 추진된다면 인력조정위원회 등도 같이 추진하면 보건의료인력 간 업무범위를 더 명확히하고 각자 전문적 역할 등도 공론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의원은 국회 밖 여러 직역들의 의견들을 수렴해 타협과 조정에 앞장서는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갈등을 빚어왔던 의협 등과도 만나 대화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훈수를 두는 것만으론 한계가 많아 선수로 뛰게 됐다. 의대증원을 둘러싸고 사회적 갈등은 커지고 있지만 동시에 의료체계가 크게 바뀔 수 있는 시기"라며 "의료개혁의 과정에서 지속가능하고 환자, 의료인이 모두 행복한 시스템을 만드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보건의료계 문제는 이해당사자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빨리 진행하기 보다 충분한 의견수렴을 하면서 추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여러 이해당사자들의 얘기를 많이 듣고 충실한 법안을 만들어 가겠다"며 "진심을 갖고 최선을 다하면 나에 대한 의사들의 (화난) 마음도 좀 풀어지지 않을까 싶다. 의협과 만나기 위한 논의는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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