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7.25 07:20최종 업데이트 24.07.25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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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구도 변화,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에 어떤 영향 줄까?

트럼프, 피습 사건 등으로 재선 가능성↑…국내 바이오시밀러, CMO 수혜 기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직 사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습 사건 등으로 미국 대선 구도가 급변하면서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일부 증권가에서는 국내 헬스케어 산업에 반사 이익이 기대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과거 트럼프가 약가 인하를 위한 방안으로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 등의 사용을 촉진하는 계획안을 언급한 만큼 국내 바이오시밀러와 위탁생산(CMO)의 수혜가 기대된다는 주장이다. 또한 트럼프 재임 동안 헬스케어와 소프트웨어 업종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는 점 역시 주목해야 한다. 

하나증권 박재경 애널리스트는 트럼프의 제네릭·바이오시밀러 사용 촉진이 국내 기업의 반사 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헬스케어 정책 중 제약·바이오 산업에 가장 영향이 큰 부분은 약가 인하"라며 "바이든과 트럼프 모두 약가 인하 기조를 가지고 있다. 바이든의 약가 인하 정책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다. IRA에는 미국 공공의료보험기관(CMS)가 제조사와 약가를 협상하는 방식의 약가 인하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역시 미국의 높은 약가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 그는 과거 임기 중 미국 환자 우선(American Patients First, 2018)이라는 약가 인하 계획안과 Lowering Drug Prices by Putting America First(2020) 등의 행정 명령을 발표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트럼프와 바이든 모두 약가 인하 기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큰 방향성은 같다. 하지만 바이든의 정책은 CMS가 제조사와 약가를 협상한다는 '직접적인' 방식을 취하는 것에 비해, 트럼프의 과거 미국 환자 우선 계획안은 '간접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다"며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약가 인하 정책의 직접적 영향력은 약해질 수 있다. 또한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제네릭·바이오시밀러 사용을 촉진하는 과정에서 국내 기업에 대한 반사 이익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트럼프가 2020년도 서명한 행정 명령에는 미국 공보험 메디케어 약가가 최혜국 약가 대비 낮아야 한다는 매우 급진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또 부통령 후보인 제임스 데이비드 밴스가 IRA의 약가 협상과 관련해 찬성 의견을 발표한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박 애널리스트는 지적했다.

필수의약품의 자국 생산 역시 트럼프와 바이든의 입장이 비슷하다. 하지만 바이든의 이니셔티브는 목적 달성을 위한 '제안'의 성격을 가진다면, 트럼프는 행정명령 형태로 관세와 수입 제한을 통한 '강제성'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생산 규모 역시 차이가 있다. 바이든은 5년 내에 필수의약품 25%를 미국에서 생산하겠다고 목표하지만, 트럼프는 모든 필수의약품을 대상으로 한다. 하지만 해당 내용이 의약품 제조의 리쇼어링과 국내 국내 CMO 업체의 피해로 이어지는 것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 애널리스트는 "필수의약품의 목록에는 특허가 만료된, 개발된 지 오래됐으나 필수적인 의약품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국내 CMO는 항체의약품을 중심으로 이뤄져 (미국의 필수의약품 자국 생산으로 인한) 국내 업체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수혜가 기대되는 영역은 바이오시밀러와 CMO"라며 "트럼프는 과거 약가 인하를 위한 방안으로 제네릭·바이오시밀러의 사용 촉진을 통한 경쟁 강화를 계획안으로 언급했다. 중국 수입 의존도를 낮춘다는 관점에서, 국내 CMO 업체의 반사 수혜가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미국의 약가 인하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으나, 신약개발의 경우 간접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글로벌 제약사의 수익성 악화는 자체/개방형 혁신 연구개발(in house/open innovation R&D) 투자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신약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최대 수익이 감소하는 것은 신약의 가치평가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트럼프의 경우 바이든의 IRA보다 약가 인하에 간접적인 방식을 취할 것으로 예상돼, 약가 인하의 영향은 완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NK투자증권 조연주 연구원은 과거 트럼프 재임 기간 헬스케어 업종의 주가 흐름이 양호했다는 점에서 트럼프의 재선은 국내 헬스케어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하반기 기대되는 미 연준 금리 인하 역시 헬스케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트럼프와 바이든 재임 동안 업종 수익률이 가장 크게 차이 난 업종은 소프트웨어와 헬스케어 업종"이라며 "트럼프가 재임 중이었던 2020년에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헬스케어와 소프트웨어 업종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반면 바이든 정부가 집권한 2021년부터 헬스케어와 소프트웨어 업종의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헬스케어 업종은 성장주 특성상 주가가 금리 변화에 민감해 당시 대통령이 누구인지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며 "트럼프 재임 동안 제로금리 수준으로 낮아진 미 연준의 기준금리가 헬스케어 업종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으나, 바이든 재임 기간 동안에는 미 연준의 기준금리가 높아지며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헬스케어 업종은 미국 대선 결과보다는 미 연준의 통화 정책 기조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이 기대하는 2024년 미 연준의 금리 인하는 우호적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라고 평가했다.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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