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파업 뜨거운 열기 이어간다...8월 14일 집단 휴진, 여의도 전국의사 총파업 집회 결정"
보건소 집단휴진 실태조사, 경기도는 행정명령 발동 예정...여당-정부, 대화 제의하지만 의대정원 증원 등 철회 없어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의료계가 14일 집단휴진을 비롯한 전국의사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와 서울특별시의사회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야외집회를 마련하기로 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7일 진행한 파업과 여의도 집회의 뜨거운 열기를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취지다.
전공의 파업 참여율이 70~80%에 이르고 집회에도 예상했던 인원 3000명보다 훨씬 많은 1만명이 참여하자 정부도 비상이 걸렸다. 각 지역 보건소들이 집단휴진 실태조사에 나서는가 하면, 여당과 정부는 지속적으로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재차 촉구했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과 서울시의사회는 집단휴진을 진행하는 14일 오후 3시부터 4시30분까지 서울 여의대로(여의도공원 출입구 11문)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의료4대악 저지를 위한 1차 전국의사 총파업’을 진행한다. 각 시도의사회에서도 권역별로 집회 준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전협이 마련한 집회처럼 자발적인 집단휴진과 집회 참여를 강조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젊은의사 단체행동은 전공의, 의대생 모두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어느 누구 하나 도움을 줄 수 없고, 주지 못하는 우리들의 문제다. 우리들의 참여없이 우리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여의도 집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예비의사인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이 독단적인 정부 정책에 맞서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뜻을 모을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13만 의사 모두가 단결해 반드시 승리를 쟁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각 지역 보건소, 집단휴진 실태조사...경기도는 단계적 행정명령 발동
지속적으로 의료계 파업을 우려하는 정부는 관할 지역 보건소 차원으로 휴진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강남구보건소 등 서울 일부 보건소는 7일 관내 의료기관에 의료계 총파업 예고에 따른 국민의 의료이용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14일 진료 여부와 집단휴진 여부를 조사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강남구보건소는 “14일에 문 여는 의료기관(병·의원)을 인터넷, 전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진료 여부와 휴진 계획을 회신해달라”고 요청했다.
경기도는 14일 집단휴진에 대비해 진료명령과 휴진신고명령, 업무개시 명령 등 단계적인 행정명령을 발동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6일 7178개 의원급 의료기관에 행정조치를 취해달라고 31개 시군에 공문을 보냈고 시군보건소가 다시 개별 의원급 의료기관에 공문을 보낸 상태다.
진료명령은 시장, 군수가 집단휴진 예정일에 의료기관이 진료하도록 촉구하는 행정명령을 말한다. 휴진신고 명령은 집단 휴진 예정일에 부득이한 사유로 휴진할 경우 관할 보건소에 휴진 4일 전까지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업무개시 명령은 시군별 휴진신고 기관이 전체 의원급 의료기관수이 10%이상일 때 내리는 것이며, 집단휴진 예정일 이틀 전에 발동할 수 있다.
의료법 제59조(지도와 명령) 제1항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장관 또는 시·도지사는 보건의료정책을 위해 필요하거나 국민보건에 중대한 위해(危害)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으면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필요한 지도와 명령을 할 수 있다. 현행 의료법은 행정명령 위반시 의료기관에 대해 업무정지 15일, 의료인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경기도의 한 보건소는 공문을 통해 “의료기관이 집단 휴진 등의 사유로 일시에 진료를 하지 않으면 지역주민의 건강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것이 염려된다. 14일에 환자 진료를 하길 바란다”라며 “만약 집단휴진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되면 의료법 등 관련 법률에 따라 불이익을 받을 수 있음을 양지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민주당-복지부, "집단휴진으로 국민 불편 우려에 대화로 해결하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의료계의 집단행동을 우려하면서도 대화로 해결해달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의대정원 증원 계획 등을 철회한다는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아직도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고 있고 수해까지 난 상황에서 의사 파업이 예고돼 우려가 크다"면서 "정부는 의협과 충분히 대화할 준비가 되어있으니, 대화로 문제를 풀어달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로 지역 의료 인력 부족과 지역 불균형 등의 문제가 나타났다"면서 "정부가 지역 의사 확충과 과목별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의대 정원을 확충하고 공공의대를 추진하는 것은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의사협회의 요구사항을 들어보니 정부와 논의를 통해 충분히 해결 가능한 부분도 있고 상호 오해하는 부분도 있는 듯하다"면서 "정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체인력을 확보하고 환자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해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의료 공공성 강화 정책에 의료계가 집단행동을 통해 반대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면서 "코로나19가 계속되고 있고 전국이 집중호우로 피해가 심각한 상황에서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 의료분야 전공의까지 집단휴진에 참여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파업은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정부가 의료계 요구를 수용해 협의체를 만들기로 한 만큼 대화에 참여해 문제를 풀어달라"면서 "의료전달체계, 의료수가, 전공의들의 열악한 근로조건 등 여러 과제를 의료계와 협의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세브란스병원 응급상황을 점검한 자리에서“전공의 집단행동에 응급실 등 필수진료분야가 포함된 점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의료계와 대화와 소통을 통해 의료현장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한층 더 보건의료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복지부 김강립 차관도 “정부는 이미 지역가산제도와 지역우수병원 등을 통한 지역의료 강화방안을 제시한 바 있으며, 의료계와 협의를 통해 좀 더 나은 정책을 마련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면서 “의대정원 증원 문제와 무관한 환자들이 억울하게 피해를 볼 수 있는 극단적인 방식 대신 대화와 소통을 통해 의료현장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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