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03.30 08:14최종 업데이트 20.03.3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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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청결제 사용하면 코로나19 제거? 알고보니 제품 홍보를 위한 가짜뉴스"

연세대 의대 등 학생들 “가짜뉴스와의 전쟁 위한 코로나QNA 개설...공신력 있는 정보제공"

'코로나QNA' 홈페이지 운영진.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코로나19 가짜뉴스가 너무 많다보니 사회적으로 큰 혼란이 야기되더라고요. 그래서 보건당국 등에서 제시한 공신력있는 정보들만을 보기좋게 정리한 홈페이지를 만들었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사회적 혼란을 줄이기 위해 의대생들을 주축으로 한 연세대 학생들이 나섰다.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고 정보 취약계층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포부다.
 
얼핏 "나이도 어린 대학생들이 모여 무슨 꿍꿍이일까"라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이들이 만든 홈페이지인 ‘코로나QNA’는 꽤나 전문성을 지향하고 있다.
 
우선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 등의 발표이거나 코로나19 관련 전문가의 의견, 공신력 있는 근거만 정리해 전달한다는 게 이들의 대쪽 같은 원칙이다. 특히 사회적 취약계층과의 정보 불균형을 해결하고자 한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이들은 사이트에서 시각장애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이 접근하기 용이하도록 다양한 편의점을 구축했다.
 
이들이 포함된 연세대 고등교육혁신원 소속 ‘사춤’팀은 고용노동부가 주최하는 '2018 소셜벤처 경연대회'에서 '재사용 방지를 위한 주사기'를 주제로 대상을 수상한 경험이 있다. 연세대 의대 내 소모임 'ARMS'팀은 국내 보건의료정책을 변화시키고자 국회를 찾아가기도 했다. 이들은 2019년 국회에서 ‘올바른 건강정보 확립을 위한 정책 세미나’를 직접 개최, 신상진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가칭 '국민생활건강지식센터'를 설립하자는 패기 어린 문제제기를 했다.
 
공부하기도 바쁜 시간에 이들이 모여 '코로나QNA' 홈페이지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얼마 전 이들(의학과 신현호·유석현·김헌·서동현·이경배·안철우, 연세대 생명공학과 천건혁, 간호학과 김지원, 지속개발협력학과 김수민, 식품영양학과 김우진)을 만나봤다.

Q. 의대생의 눈으로 본 코로나19 사태는 어떤 의미였나.
 
의학과 신현호: 코로나19 사태의 최전선에서 가족들의 걱정들을 뒤로한 채 묵묵히 진료에 임하는 선배 의사들의 모습들을 보며 걷고자 했던 의료의 길, 그 무게와 그 숭고한 의미를 다시금 깨닫게 됐다.
 
또한 가짜뉴스로 인한 사회적 혼란, 시각장애인 등 정보 소외 계층, 물리‧시간적 한계로 의료진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 등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됐다. 결론적으로 이들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무엇이 필요할 지 고민하게 됐다.
 
Q. 코로나19 Q&A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생명공학과 천건혁: 코로나19와 관련해 부모님에게 바이러스가 5일 이상 살 수 있고 한번 걸리면 폐섬유화로 평생 고통 받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이처럼 인터넷이나 카톡방에 부정확한 정보가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거나 단순히 '전문가가 그랬다'는 식의 오해와 편견이 확산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움을 느꼈다.

현실을 둘러보니 국민들에게 제공된 의학 정보들은 부족하지 않았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를 비롯한 보건당국과 진료 일선의 전문가들은 국민들에게 많은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었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이런 정보들이 대중들에게는 제대로 전달이 되고 있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또한 전달이 되더라도 생물학‧의학적 지식이 많지 않은 일반 대중들이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오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우리는 세계보건기구(WHO), 질병관리본부 등 공신력 있는 보건당국에서 제시한 정보들과 해당 분과 전문의들의 의견 등을 한 곳에 정리, 인포그래픽 등을 활용해 대중들이 좀 더 이해하기 쉽도록 도와주는 웹사이트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Q. 코로나19 가짜뉴스를 실제로 접했던 사례가 있나. 
 
간호학과 김지원: 코로나19 가짜뉴스는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 많이 퍼져있다. 단적인 예로 부모님도 가족 단톡방에 '코로나 안 걸리는 법'이라며 키친타월로 마스크 만드는 법, 가글이 코로나를 예방한다는 내용의 카톡을 보낸 적이 있을 정도다. 특히 소속을 밝히지 않은 ‘한 의사’의 조언이라며 “찬물은 절대 먹지 말고 정기적으로 구강청결제를 사용해 가글하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폐로 떨어지지 않도록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 보니 이는 특정 가글 제품을 홍보하고자 만든 가짜뉴스였다.
 
'코로나QNA' 홈페이지 운영진은 주기적으로 모여 홈페이지 개선사항에 대해 논의하고 콘텐츠를 개발한다.

Q. 코로나QNA의 목표는 무엇인가. 
 
의학과 서동현: 코로나QNA의 목표는 코로나19 관련된 정확하고 공신력 있는 정보들을 국민들에게 전달하고, 무분별한 오해와 편견을 예방하는 것이다. 코로나QNA는 우리가 직접 정보를 만들어 대중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보건당국에서 제공한 공신력 있는 정보들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것으로 활동을 한정하고 있기 때문에, 혹여나 정보의 전달 과정에서 개인의 사견이 들어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별도의 사이트 운영 원칙을 만들어 사이트 홈페이지 하단부에 명시하고 있다.
 
우리는 '단 한 사람의 감염이라도 예방할 수 있다면', '단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살릴 수 있다면'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사이트를 만들었다. 앞으로도 더 많은 공신력 있는 정보들이 국민들에게 더욱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Q. QNA 제작과정과 해당 과정에서 가장 우선시한 부분은. 
 
의학과 김헌: 카드뉴스의 답변들을 작성하려면 우선 그에 앞서 질문들, 즉 사람들이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어떤 부분을 궁금해 하는지 알아야 한다. 이 때문에 카드뉴스를 위한 질문 수집, 즉 주제 선정을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했다.
 
우선 우리가 올렸던 홍보 글에 있던 메일 주소를 통해 감사히도 많은 분들께서 코로나19 관련 궁금했던 부분들을 제보해주셨다. 또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사실여부 검증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정보들을 조사했다. 그 외에도 주위 지인들이 사실 여부가 궁금하다며 확인을 부탁한 정보들 역시 반영했다.

제작 과정에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공신력 있는 근거였다. 사실을 전달하고 싶어 시작한 일이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공표된 내용, 감염내과나 호흡기내과 전문가와 그분들이 직접 인용한 공신력 있는 근거만을 사용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전문가의 답변이 유용하다 할지라도 해당 조건들을 만족하지 못하면 사용할 수 없었다. 또한 동일 분야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견이 뚜렷하게 존재하는 내용일 경우 사용하지 않았다.
 
이렇게 질문과 해당 답변에 대한 정리가 끝나면, 디자인을 담당하는 부원들과 함께 협업해 카드뉴스를 만들었다. 제작된 카드뉴스는 다국어로 번역하해 혹시나 모를 오류를 차단하기 위해 팀원 전원검증 방식도 도입했다.

Q. 취약계층을 위한 편의성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어떤 부분이 있는지 소개해 달라.

지속개발협력학과 김수민: 우리는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누군가를 위한 편의성’이라는 우리의 고정된 인식과 사고를 먼저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특별히 누군가의 편의성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지 당연히 제공 받아야 하는 정보를 쉽게 접근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뿐이다. 즉, 누군가를 위한 편의점이 아니라, 당연한 일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정보 취약 계층도 비취약 계층이 노출돼 있는 정보의 양만큼 알 권리가 있다. 비장애인, 시각장애인, 외국인, 고령층 등의 여러 집단이 하나의 페이지를 접했을 때, 동일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여러 가지 언어(영어‧스페인어‧중국어‧일본어 등)로 페이지를 번역하고 카드뉴스를 통한 시각자료도 준비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웹을 ‘텍스트리더’(시각장애인 전용 리딩 프로그램)로 읽었을 때 동일한 양의 정확한 정보가 전달 될 수 있도록 페이지의 가독성을 높였다. 또한 웹 페이지의 디자인을 단순화 하고 모든 이미지에 대체 텍스트를 추가하는 등 누구나 사이트의 정보를 이해하기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에 특별히 노력을 기울였다.
 
Q. 정보 취약계층, 시각장애인 등을 특별히 신경 쓰게 된 계기가 있다면. 
 
의학과 유석현: 정부기관이나 지자체에서 배포하는 카드뉴스, 포스터, 확진자 현황 등은 대부분 한국어 이미지로만 돼 있다. 이 때문에 시각장애인, 외국인, 노인 등의 여러 집단의 사람들이 접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우리의 홈페이지를 접했을 때,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이 같은 이유가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원동력 중 하나다. 장애 유무, 사용하는 언어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이 우리의 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와 관련된 올바른 정보들을 접하고 이야기할 수 있길 바란다.
 
Q. 향후 더 계획 중인 프로젝트가 있는가. 
 
생명공학과 천건혁: 또 다른 정보취약계층인 노인들이 편하게 알 수 있도록 쉬운 단어와 그림을 바탕으로 가짜뉴스와 유언비어 차단할 수 있는 팜플렛을 제작, 의료기관의 검증 후 보건소에 배포할 계획이다.
 
또한 번역된 사이트를 바탕으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선진의료시스템과 의료지식을 홍보할 계획이다. 외국인들에게도 한국의 체계적인 시스템 (중증환자 분류 기준,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 운영법 등)에 관련된 정보를 전달해주고 싶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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