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사망사건이 사건 발생 1년 2개월만에 진행된 형사소송 1심에서 의료진 피고인 7명(교수 3, 전공의 1, 간호사 3)에 대한 전원 무죄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전공의를 제외하고 의료진 6명의 오염 가능성을 높이는 분주행위를 막지 않은 주의의무 소홀은 인정했다. 하지만 스모프리피드 분주행위와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오염에 따른 패혈증 사망의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 13합의부는 21일 오후 2시에 열린 형사1심 선고에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2017년 12월 15일 스모프리피드(지질영양제) 투여로 인해 신생아들의 혈액이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오염됐다고 볼수 없다. 스모프리피드 투여 준비과정으로 인해 스모프리피드가 시트로박터균에 의해 오염됐고 이에 따라 피해자들이 패혈증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 없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의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다. 피고인들은 각 무죄를 선고한다”고 말했다.
2017년 12월 16일 오후 9시 32분~10시 53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신생아 4명이 집단으로 숨졌다. 피고인인 의료진 7명(교수3, 전공의, 수간호사, 간호사 2)은 지질영양 주사제 준비단계에서 오염에 따른 역학적 개연성이 있다는 질병관리본부 역학보고서와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이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보고서를 근거로 지난해 4월 4일 업무상 과실치사죄가 적용됐다. 이 중 의료진 3명(교수 2, 수간호사)은 법정구속됐다가 풀려났다.
앞서 1월 16일 검찰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 피고인 7명 전원에게 금고 1년 6개월에서 3년까지 구형했다. 소아청소년과 조모 교수와 박모 교수는 금고 3년, 심모 교수와 수간호사는 금고 2년, 전공의 3년차와 간호사 2명은 금고 1년 6개월이었다.
오염 가능성 있는 분주 행위, 주의의무 소홀에 해당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피해자들에게 스모프리피드를 분주한 다음 지연 투여한 과실, 로타바이러스를 일으킨 과실, 불명확한 처방을 하거나 불명확한 처방을 확인하지 않고 투여를 한 점, 감염관리를 실시하지 않은 점으로 인해 시트로박터균에 오염된 스모프리피드를 투여했고 피해자들은 감염으로 인한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이런 과실과 피해자들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과실 인정 여부는 피해자들에게 투여한 스모프리피드를 투여함에 있어 주의의무 위반의 내용이다. 스모프리피드는 신상아들에게 24시간동안 지속적으로 투여된다. 만약 시트로박터균에 오염되면 직접적으로 정맥으로 투여돼서 신생아에게 감염을 일으킨다”고 했다.
재판부는 “(의료진들은) 주사제를 소분해서 오염의 가능성이 갈 수밖에 없는 점, 신생아들은 면역력이 부족해서 감염이 위험성에 따라 악결과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점, 스모프리피드 준비 및 감염과정에서 신생아 중환자실 입원 환아들에게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스모프리피드 한 병에서 여러 개의 주사기로 스모프리피드를 분주하는 경우는 감염의 위험성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스모프리피드를 나누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피고인들이 분주를 해야할 부득이한 사유가 없다고 밝혔다”라고 했다.
전공의 빼고 6명 전원 의료진 주의의무 소홀은 인정
재판부는 “(분주와 관련해)보험 관련 사유가 있다면 과거에 스모프리피드와 같은 지질영양제를 일주일에 두병까지만 인정하기로 했지만 이런 제한은 1994년 4월에 없어졌다. 2010년 스모프리피드를 투약할 때 마다 1회 1병 처방으로 변경됐다. 보험청구 문제는 주사제를 나눠서 사용한 행위를 정당화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500ml의 스모프리피드의 사용할 관행은 회피할수 있는 문제이고 부득이하지 않다. 스모프리피드를 분주해서 사용할 이유가 없음에도 이를 분주해서 사용함으로써 감염위험을 높인 것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이를 시정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고 감염방지를 위한 최선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나아가 스모프리피드 한 병을 제공해서 환아에게 추가조작으로 인한 감염 위험성이 늘어났다. 분주과정에서의 오염의 위험성을 고려하면 신선한 무균 영역을 확보하고 손위생을 적절히 수행하고 수액세트 연결부위를 멸균 장갑을 착용하고 조작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무균 영역을 벗어나거나 오염원과 접촉하는 것을 방지하고 조작단계를 최소화해야 하고 분주 즉시 간호사가 직접 투약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간호사 1,2는 스모프리피드 투여의 주의사항인 간호기본학 교양을 준수하지 않았다. 그래서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교수 3명은 환아들을 진료하는 임상 교수로 직접 또는 전공의를 통해 스모프리피드를 투여하고 간호사들의 투여 과정을 지도하고 간호사들이 투여를 잘 하고 있는지 감독함으로써 사고를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수간호사는 병원 직무기술서 내용과 피고인 간호사들의 간호업무 관리가 있음에도 시정하기 위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이에 대한 과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전공의는 주의의무 위반 사실 없고 과실 또한 없어
재판부는 “전공의는 전공의 신생아 중환자실 이 사건 투여 준비 및 투여과정에 대해 간호사들을 지도감독할 주의의무가 없다. 이에 따라 과실이 없다”라며 “전공의에 대해 과실을 인정하려면 전공의에 의한 처방이 이뤄졌어야 하는데 이 부분 역시 명확하지 않다. 전공의 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라고 했다.
재판부는 “간호사1은 처방을 확인하지 않았는데 불명확한 처방을 확인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 간호사2는 분주를 했을 뿐 직접 투여하지 않았고 환아들에 대한 처방에 관해 담당의사에게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했다.
재판부는 “조 교수는 로타바이러스 검사결과를 제때 확인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서 이 부분에 대한 과실이 있다”라며 “다만 전공의와 박모 교수, 심모 교수는 이 부분에 대해 직접 알게 된 것이 아니라 인수인계를 통해 알게 됐다. 이들이 대변배양 검사 결과를 적시에 확인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하기에는 어렵고 과실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검체 폐기물통에서 수거, 외부 오염 가능성 배제하지 못해
재판부는 전공의를 제외하고 과실과 결과사이에 인과관계를 따졌다. 형사사건은 인과 관계가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명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의료사고에 있어 과실이 인정되더라도 과실과 각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돼야 한다. 의료인들에게 업무상 과실에 대해 책임이 인정돼야 책임을 지울 수 있다. 형사 사건에서는 과실이나 인과관계 모두 엄격한 판단을 해야 한다.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의 증거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재판부는 “스모프리피드 분주과정에서 과실에 의해 피해자들에게 12월 15일 투여한 스모프리피드가 오염됐고 오염된 스모프리피드에 의해 피해자들에게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의한 패혈증이 발생했고 시트로박터균에 대한 패혈증으로 사망했다는 결과가 인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전문가 진술과 감정진술서 등을 참고해 “피해자들은 시트로박터균에 의한 패혈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들은 동일한 원인에 의해 패혈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피해자들에 대한 의료진의 공통적인 의료행위로 인해 시트로박터균에 의한 패혈증이 발생했다는 가능성이 인정된다. 피해자들에게 공통적으로 투여된 분주과정에서의 과실로 인해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의한 패혈증의 결과가 발생했고, 분주행위로 인한 시트로박터균 오염 사실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12월 15일자 스모프리피드 준비 과정에서 오염을 유추할 수 있는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고 시트로박터균에 의한 패혈증으로 사망한 것이다. 역학조사 결과 보고서상 12월 15일 투여한 스모프리피드가 가장 피해자들의 사망원인과 유사한 것으로 판단된다. 인과성이 가장 많다고 볼 수 있다”라고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하지만 스모프리피드의 분주 과정에서의 주의의무 위반이 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주사제 오염의 결과가 의심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아기1의 주사기는 수거 당시 의료폐기물통에서 수액세트와 연결된 상태에서 발견된 점, 당시 의료폐기물통에는 대변이 묻은 기저귀, 혈액 등 모든 폐기물과 섞여 있었던 점, 증거물 수거가 시작된 12월 18일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3시까지 검체들과 오염원들과 혼재돼있었던 점, 스모프리피드 잔량에 대한 세균 및 바이러스 검사는 12월 20일 경에서야 이뤄진 점 등이 드러났다”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은 12월 15일 투여한 스모프리피드 주사기에서 1.5m의 수액세트가 연결돼있었고 외부 환경에 의해 오염될 가능성이 없다고 했다. 수액라인을 통해 외부오염이 될 수 있더라도 시트로박터균이 주사기 내부를 오염시킬 가능성이 낮다고 진술했다. 수액라인에 연결된 아기2에 대한 바실러스 세레균이 검출됐는데 이는 외부 오염이라고 단정할 만한 부분이 없고 쓰리웨이가 잠긴 상태로 외부 오염 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균이 주사줄을 타고 올라와 외부 오염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의료폐기물함 상태에서 검체 수거 과정에서 오염된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법원에 감정 촉탁 결과와 전문가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피해자들의 패혈증 발현시점은 신생아의 패혈증의 비특이적인 증상은 12월 14일과 15일에도 발생했다. 12월 15일 스모프리피드의 투여에 따른 이유가 사망원인이라 단정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역학조사 결과 신뢰구간 넓고 인과관계 인정 증거 확인 어려워
재판부는 “역학조사 결과 12월 15일 투여한 스모프리피드에 따른 시트로박터균 오염이 유의미한 통계적 유의성이 확인됐다. 그러나 전체 (당시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했던) 18명이 연구대상이었는데 신뢰구간이 넓어서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 증거로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역학조사는 과거 있었던 일에 대한 사실 관계를 예방 차원에서 밝히는 것이다. 또한 신생아 중환자실의 싱크대 오염과 신생아 사망 선후관계를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재판부는 “대한소아감염학회가 의학적 타당성을 검토한 결과 12월 15일 투여된 스모프리피드에 따라 시트로박터균에 오염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피해자들은 동일한 준비과정을 거친 스모프리피드를 투여 받았으나 피해자들의 혈액검사에서도 특정 주사기만 오염됐거나, 균에 오염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검사 제출 증거만으로는 12월 15일 스모프리피드로 인해 시트로박터균에 오염됐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스모프리피드 투여 준비과정으로 인해 시트로박터균에 의해 오염됐고 이에 따라 신생아들이 패혈증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없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공소사실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다. 피고인들은 각 무죄를 선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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