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5.06.16 06:00최종 업데이트 15.06.19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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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달군 '의료혁신투쟁위원회'

박원순 시장 수사 의뢰하면서 대중들에게 소개

우익자처한 단체 대표, 의사에게 어필할 수 있을까?

지난 주말엔 한 의료 단체가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며 많은 언론에 언급되었다. 이 단체는 '의료현안에 무관심한 의사'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까지 관심을 받는다.
 
바로 '의료혁신투쟁위원회(이하 의혁투)'라는 단체다.
 
의료 전문지를 자주 접하지 않는 기자의 의사 지인들은 단체의 이름만 대충 보고, 의사협회가 메르스에 맞춰 또 다른 TFT를 추가했다며 피로감 먼저 호소하고 있다.

 
의료혁신투쟁위원회는 어떤 단체인가??
 
의혁투는 의사협회와는 전혀 상관없는 단체다.
 
의혁투는 발족도 하기 전에 '박원순 서울시장 고소'라는 뉴스를 만들어 일단 사람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
 
이 단체는 14일 발족식을 열었지만, 6월 5일에 이미 검찰에 박원순 시장을 수사해 달라는 의뢰서를 제출했었고, 검찰은 이 단체의 발족식에 즈음해 사건을 수사부서에 배당했다.
 

단체를 만든 취지가 궁금해 홈페이지에 안내한 전화번호로 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화를 받은 사람은 해당 단체의 전화번호가 아니라는 답장을 건넸다. (협회장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연락을 시도했지만 아직 답장을 받지 못했다)



회칙 3조 11번을 보면 의료의 건강과 공적에 대해 책임을 묻고 단호한 응징을 가하는 사업을 한다고 나와 있다. 아마 박원순 시장의 고소이유를 추정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출처:의료혁신투쟁위원회 홈페이지>
 

홈페이지에 올라온 이 단체의 회칙을 살펴보면 의사세력의 '조직화', '정치화', '정치세력화'라는 단어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우리나라 정서상 대범해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상 정치적으로 행동하면서도 표면적으론 드러나지 않기를 바라는 단체보다는 솔직하다는 생각도 하게 한다.


의혁투는 의사 사회에서 불만을 가져온 리베이트 쌍벌제 등을 회칙에서 언급하면서 의사들의 권리를 찾기 위한 투쟁과 운동을 언급하고 있다. '이익단체'를 표방한다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이들은 국민의 보장성 강화를 주장하면서, '의료활동에 대한 경제적 이득은 최후에 추구할 수 있는 가치'라는 다소 파격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
 
우익단체에게 '빨갱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까지 공공의료 강화를 주장하던 시민단체의 요구사항을 의사이익단체에서 주장하는 모습은 참신하다.

 
단체의 주체는 누구인가?
 
하지만 이런 긍정적인 생각은 단체를 주도한 대표의 과거 행적을 추적하면서 의구심으로 변한다. 

 
이 단체의 공동대표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최대집 씨는 국내 최고 의대를 졸업한 의사로 2005년 '자유개척청년단'이라는 우익단체를 조직하고 대표를 지낸다.
 
당시 최 대표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서북청년단과 대한청년단 등 공산주의자들과 맞서 싸우는 청년들의 정책과 정신을 계승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서북청년단 : 네이버 지식백과 사전
 
이 단체는 그해 인천 자유공원에서 있었던 좌익단체들의 집회에 격분, 군복을 차려입고 항의시위를 하다가 경찰과 충돌했고, 최 대표는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병원에 호송되었다. (우익을 자처하는 단체가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경찰에 항의하다 물리적 충돌을 일으킨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자유개척 청년단으로 활동하던 최대집 대표의 모습 <출처 : konas.net>



원로 보수를 자청하는 한 칼럼니스트는 이들의 행동이 맘에 들었는지 본인 홈페이지에 최 대표를 격려하는 글을 게재한다.
 
진료실 나온 애국의사 최대집 – 조갑제

그는 2013년에는 '국민건강국민연합'이라는 시민단체를 만든다. 국민건강국민연합은 시민단체로는 이례적으로 한의사들의 현대의료사용 기기 반대를 천명하는 집회를 열고, 메르스 감염자가 생긴 이후에는 정부에게 관련 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기도 한다.
 

모든 사람은 이익단체를 만들 권리가 있고,
뉴스는 이익단체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권리가 있다.

 
최대집 대표가 이전에 무슨 일을 했든 그것은 그 개인을 이해하기 위한 과거일 뿐이다. '의료계 시각'에선 그것은 개인의 일이고, 누가 어떤 평가를 하든 그것에 왈가왈부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그가 '의료'라는 이름을 붙인 단체를 만들어 의사를 대표한다고 주장하는 순간부터 얘기는 달라진다.
 
대중들은 그 단체의 행동을 의사라는 프레임을 끼워서 바라보고 그의 주장이 의사들의 주장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의사 단체라고 주장하는 순간부터 본지 같은 의료전문지는 그 단체를 '관심'을 가지고 바라본다. 기자가 지금 글을 통해 이 단체를 소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의사들이 꺼리는 주장을 대신 해 일부 의사들의 환호를 받는 것이 단체가 하려는 역할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의료개혁을 열망하던 의사들의 열정을 쓸모없게 만들고, 의사 사회를 와해시킨 것도 모자라 아직도 '의료 정치계'를 기웃거리는 의사들를 우리는 많이 보았다.
 
의사들을 대표하는 대안 단체로서 역할을 하고 싶다면 그 책임감의 무게를 느껴보고 견디는 것에 익숙해지라고 충고하고 싶다.
 
대중들은 단체의 행동에 의사의 모습을 투영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의료혁신투쟁위원회 #의혁투 #자유개척청년단 #국민건강국민연합 #메디게이트뉴스

김두환 기자 (dhkim@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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