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5.17 07:18최종 업데이트 23.05.17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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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업무범위 침해 요소 수정해 간호법 재추진…"여당 중재안 보다 재발의가 낫다"

필요시 보건의료인력지원법 등 관련 법 개정도 병행…여당은 법안 폐기 전 법안 조율 나설 듯

16일 간호법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결정된 직후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들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정춘숙 의원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간호법안에 대한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이 행사됐지만 더불어민주당이 간호법 재차 발의를 예고하고 나서 여야 갈등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거부권 정국 후폭풍으로 대한간호협회가 단체행동을 예고하고 있는 데다, 간호법 국회 입법 절차를 재차 추진하다고 밝히면서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양분된 보건의료계 갈등을 당장 봉합하기는 힘들어졌다. 

민주당 복지위 관계자는 16일 메디게이트뉴스와의 통화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었던 간호조무사나 응급구조사, 임상병리사 등 약소직역 업무범위 침탈 우려를 재보완해 법안이 폐기된 이후 다시 간호법안을 발의하는 방향으로 얘기되고 있다"며 "필요시 보건의료인력지원법 등 관련 법 개정도 병행하는 안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여당이 간호법의 본회의 재표결 전 중재안 협상을 요구할 경우에 대해서도 그는 "중재를 할 것이었으면 거부권 행사 전에 했어야 한다"며 사실상 더 이상의 조율은 의미가 없다고 못박았다.  

'간호법을 발의해 다시 상임위부터 논의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여당의 추가적인 중재안 협상을 수용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느냐'는 질의에 대해서도 민주당 관계자는 "간호법이 만약 통과됐다고 해도 1년 후에나 시행이 가능하다. 그러니 지금 문제가 된 부분을 수정해 바로 발의하는 것이 나쁜 선택지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간호협회도 간호법 재추진에 무게를 싣고 있다. 간협 김영경 회장은 16일 오전 11시 거부권 행사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거부권이 행사된 간호법을 즉각 국회에서 재의해줄 것을 요구한다. 2년 간 국회에서 적법한 절차에 의해 심의·의결된 간호법은 애석하게 좌초됐지만 우리는 다시 국회에서 간호법을 재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최근 정부가 내놨던 1~2차 중재안을 중심으로 민주당과 협상해볼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재안 내용을 민주당과 간협이 수용한다면 수정안을 발의해 해당 안으로 간호법(대안)을 통과시키자는 취지다.  

다만 민주당 내 간호법을 주도한 강경파 인사들이 합의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고 간협의 최근 행보를 고려해도 '간호조무사 학력제한 폐지' 등 내용이 포함된 중재안 수용 가능성이 매우 적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대로 민주당과 간협이 예고한 간호법 재추진도 당장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보건의료계 혼란과 갈등을 이유로 대통령 거부권까지 행사된 상황에서 같은 법안명으로 다시 법률이 추진될 경우, 여당 내 심한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가 총선기획단까지 연대해 발족한 상태에서 간호법이 재차 추진되면 의료연대와 간호협회 간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높다. 

보건복지의료연대 관계자는 "여야 조율이 원만히 이뤄지지 않고 간협과 야당 주도로 간호법 재발의가 이뤄진다면 갈등 정국은 결국 도돌이표"라며 우려를 표했다.  

한편 간호협회 단체행동은 간협 측이 파업 등 극단적인 투쟁은 하지 않겠다고 밝혀 '준법 투쟁' 방식이 유력한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현행법상 불법인 진료보조인력(PA) 간호사만 파업에 참여하는 방법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병원에 고용된 간호사가 합법적으로 파업에 참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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