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1.11 16:25최종 업데이트 24.01.1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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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F 변이 대장암 첫 표적치료제 비라토비 급여…"혜택보려면 NGS 검사 보험 지원 늘려야"

한국오노약품 "국내 급여를 시작으로 표준치료로 자리매김하고자 노력하겠다"

사진: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승태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BRAF 변이를 동반한 대장암은 기존 표준 치료에 저항성을 보여 치료가 잘 안되는 것이 특징이다. 기대 수명이 정상형 대장암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며, 그 중에서도 BRAF V600E 변이는 예후가 더 불량했다. 올해부터 BRAF V600E 변이에 대한 첫 표적치료제가 국내에서 보험 적용을 받으며 치료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더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검사의 보험 적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오노약품공업이 비라토비(성분명 엔코라페닙)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기념해 1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BRAF V600E 변이 전이성 직결장암의 치료 현황과 비라토비의 임상적 가치를 소개했다.

BRAF V600E 유전자에 변이가 발생하면 MAPK 신호전달경로가 과활성화 돼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성장·증식한다. 비라토비는 이전 치료 경험이 있고 BRAF V600E 변이가 확인된 전이성 직결장암 성인 환자의 치료에 세툭시맙과의 병용요법으로 2021년 8월 국내 허가를 받았다. 세툭시맙 출시 이후 약 15년만에 등장한 비라토비는 BEACON CRC 임상연구를 통해 BRAF V600E 변이 환자 치료에서 유효성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입증하며, 계열 최초의 표적치료제로 자리했다.

첫 번째 발표자인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승태 교수는 그간 표적치료제의 부재로 제한적이었던 국내 BRAF V600E 변이 전이성 직결장암 치료 환경을 설명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BRAF V600E 변이는 국내 전이성 직결장암 환자의 4.7%에서 나타나는데, 해당 변이를 가진 환자는 종양 크기나 복막전이가 증가하는 등 BRAF V600E 음성 환자보다 좋지 않은 예후를 보인다. BRAF V600E 변이 전이성 직결장암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OS)은 11.4개월로, BRAF 음성 환자 43개월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유럽종양학회(ESMO)와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는 BRAF V600E 변이를 전이성 직결장암의 불량한 예후 인자로 지목하고, 전이성 직결장암으로 진단받은 모든 환자에게 BRAF 변이 검사를 권고하며, 임상 현장에서도 모든 전이성 직결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RAS 변이 검사와 함께 BRAF 변이 검사를 권고하며, 이를 적용하고 있다.

김 교수는 "BRAF V600E 변이 전이성 직결장암 환자는 1차 치료 이후 질병 진행이 음성 환자에 비해 최대 두 배 빠르게 진행되는 경향을 보인다 "면서 "그간 치료 옵션이 한정적이었기 때문에 1차 치료 실패 후 후속 치료의 효과가 미미했고, 환자 10명 중 9명은 3차 치료를 받지 못했다. 무엇보다 이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적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까지 대장암 환자에서 NGS 검사의 본인부담금은 50%였으나 올해부터 80%로 올랐다. 고가의 검사이다 보니 개인이 부담해야할 금액이 커지는 바람에 그만큼 돈을 지불하고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NGS 검사를 못 받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면서 "비라토비를 사용하기 위해 유전자 변이 검사를 해야 하는데, NGS의 보험 지원을 다시 늘려 점점 증가하는 대장암 환자가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국립암센터 혈액종양내과 차용준 교수.

두 번째 연자인 국립암센터 혈액종양내과 차용준 교수는 BEACON CRC 임상연구 결과를 토대로, BRAF V600E 변이 전이성 직결장암의 치료 환경에 변화를 가져온 비라토비의 임상적 가치에 대해 발표했다.

BEACON CRC는 BRAF V600E 변이 전이성 직결장암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첫 대규모 3상 임상연구다. 연구 결과, 비라토비와 세툭시맙 병용군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9.3개월로 대조군인 이리노테칸과 세툭시맙 기반 병용군의 5.9개월 대비 유의하게 연장됐으며, 사망 위험은 39% 감소했다. 이러한 혜택은 환자의 전신수행 상태나 이전 치료 횟수, 종양 전이 범위와 위치에 관계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비라토비와 세툭시맙 병용군의 객관적반응률(ORR) 역시 대조군에 비해 10배 더 높았다(19.5% vs 1.8%). 무진행 생존기간(PFS) 역시 약 3배 연장하며(4.3개월 vs 1.5개월) 질병이 진행되거나 사망할 위험을 56% 줄였다. 특히 3차 치료로 비라토비와 세툭시맙 병용요법을 사용했을 때 질병이 진행되더라도 환자군의 60% 이상이 후속 치료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차 교수는 "연구에 참여한 환자의 절반가량이 우측 직결장암이나 간 전이, 세 곳 이상의 장기로 전이가 확인된 치료가 어려운 환자군이었음에도, 비라토비와 세툭시맙 병용요법은 전체 생존을 비롯한 주요 평가변수에서 대조군 대비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면서 "BRAF V600E 변이 대장암은 진단 시점부터 생존율이 1년 정도에 불과한데, 2차 및 3차 요법으로 사용한 데이터임에도 전체 생존기간이 9.3개월이라는 점은 치료 효과가 상당히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임상연구에서 3분의 2는 2차, 3분의 1은 3차 요법으로 사용했는데 그 둘의 효과는 비슷했다. 그러나 BRAF V600E 변이의 예후가 매우 나빠 보통 3차 치료까지 이르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급적이면 적극적으로 2차부터 비라토비 병용요법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비라토비와 세툭시맙 병용군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으며, 중증 이상반응 발생률은 대조군보다 더 낮았다.

마지막으로 차 교수는 "비라토비는 임상적 유용성이 확인된 치료 옵션임에도, 그간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실제 환자에게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번 급여 등재로 국내 환자에게도 국제 가이드라인이 권고하는 최신 치료 요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면서 "NGS 급여 지원이 늘면 더 많은 환자에게 비라토비는 물론 새로운 치료 옵션을 설명하고 새로운 임상시험 참여 가능성을 말해줄 수 있어 크게 도움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오노약품공업 최호진 대표는 "비라토비는 BRAF V600E 변이 전이성 직결장암 환자의 미충족 수요를 채울 수 있는 계열 최초의 표적치료제다. 한국오노약품공업은 이를 국내에 도입한 데 이어 급여 등재에도 성공하며 또 한 번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면서 "이번 급여 등재를 계기로 국내에서 비라토비가 BRAF V600E 전이성 직결장암의 표준치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동시에, 앞으로 환자의 치료 기회를 확대하는데 있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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