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계학회 가면 꼭 있는 다섯 가지
춘계 학술대회 기간이다. "열심히 공부 좀 해보자"라는 추계 대회와는 달리 춘계는 상대적으로 느슨한 경향이 있다. 옷차림도 가벼워지고 지방에서 열리는 경우가 많아, 봄놀이도 즐기고 분위기도 좀 들뜬다. 학술대회를 처음 경험한 전공의 1년차들은 이런 분위기에 덩달아 상기되기도 한다. 늘 반복되는 춘계 학술대회의 인상적인 장면을 꼽아봤다. 1. SHOW ME THE GIFT : 제약회사 부스 순회하는 전공의 학술대회에 들어가는 경비는 회원들의 참가비와 제약회사 스폰서로 충당된다. 스폰서 비용을 내고 부스 공간을 마련한 제약회사는 의사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다양한 선물을 준비한다. 전공의 1년차들은 제약회사가 준비한 볼펜 하나라도 얻기 위해 부스를 열심히 돌아다닌다. 행여 미처 스캔하지 못한 부스라도 있는지 구석구석 꼼꼼하게. 선물 수집에도 노하우가 쌓이는 법. 전공의 3년차쯤 되면, 선물 획득에도 효율성을 추구한다. 선배 전공의들은 일차로 부스를 대충 쑥 둘러본 후, 머릿속에서 어레인지 2016.04.18
의료계 금칙어 '스마트'와 '디지털'
기자는 의료라는 영역에서 '디지털'이나 '스마트'란 단어를 언급하는 게 두렵다. 언제부턴가 국내에선 '의료+IT=원격의료'가 성립했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양념'을 첨가하지 않으면, '디지털'이나 '스마트' 같은 단어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딱 좋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료 전문지조차 핵심을 피해 '의사-프렌들리'한 입장만을 대변한다. 기술을 기술이라 부르지 못하고... 욕 좀 덜 먹으려고, 사족이 길었다. 기자가 응급의학회 학술대회를 찾아 대구까지 갔던 건, '응급의료 속의 IT 발전'이라는 프로그램 때문이다. 세 가지 세션으로 채워진 이 프로그램 중, 단연 눈에 띈 건 '스마트 의료지도'였다. 제목엔 오해받기 좋게 '스마트'가 붙었는데, 이 세션 연자도 그런 점을 의식한 듯, '스마트 의료지도'가 '법적 테두리 안에서 진행된 사업'임을 강조했다. 작년 8월부터 시작한 이 사업은 병원 밖에서 심정지 환자(OHCA)를 맞닥트린 구급대원의 현장을, 의사들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지도 2016.04.15
의사-환자 원격의료 물건너가나
20대 총선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얻는데 실패함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핵심 보건의료정책인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를 시행하기 위한 의료법 개정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3일 치러진 20대 총선 개표 결과를 보면 새누리당은 지역구 105석, 비례대표 17석으로 총 122석을 확보했다. 반면 더민주당은 지역구 110석, 비례대표 13석 등 총 123석을, 국민의당은 지역구 25석, 비례대표 13석 등 38석을, 정의당은 지역구 2석, 비례대표 4석 등 6석을, 무소속은 11석을 가져갔다. 네이버 캡쳐 전형적인 여소야대가 만들어지면서 새누리당은 야당의 협조를 얻지 못하면 그 어떤 법안도 단독 처리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이에 따라 의료계의 핵심 이슈인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법도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다는 분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정부는 20대 국회가 개원하면 원격의료 시행을 위한 의료법 개정안 처리를 요청할 것으로 보이지만 더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이 강하 2016.04.14
한약 논문 67편 "전부 근거 없다"
과학중심의학연구원(이하 과의연)이 한약 논문의 외국 리뷰를 분석한 결과, 단 한 건도 효능을 입증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의연이 코크란 연합(http://www.cochrane.org)에 등록한 논문 중 한약과 관련한 키워드로 찾은 67개의 리뷰를 분석한 결과, 한약의 효과가 입증됐거나 추천할만한 수준의 근거는 하나도 없었다. 코크란 연합은 학계에 발표된 임상시험 논문의 근거 수준을 체계적문헌고찰(Systematic Review)이라는 방법으로 엄격하게 분석하는 기관이다. 과의연에 따르면, 코크란 연합은 근거중심의학 평가의 가장 권위 있는 기관이라고 한다. 코크란 연합은 리뷰를 통해 '한약이 효과적'이라는 보고들조차 "연구방법에 결함이 많아 신뢰할 수 없다"고 결론짓고 있다. 논문을 리뷰한 이 기관의 저자들은 '한약을 통한 감기 치료'에 대해 "근거가 부족해 어떤 종류의 한약도 권장할 수 없다"라고 하는가 하면, '한약을 통한 아토피성 습진 치료'에 대해서도 "결정적인 근거를 2016.04.12
성적소수자 무덤에서 의사들의 역할
8일 열렸던 대한청소년정신건강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엔 성적소수자에 관한 세션이 있었는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면서 미국 킨제이연구소에서 공부했던 백혜경 원장(강동우S의원)은 '성정체성 문제와 동성애'란 주제로 약 40여분의 강연을 했다. 이 기사는 백 원장의 강연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했다. 예부터 동북아시아 문화권은 '주류가 아닌 것'을 경계한 것 같다. 신기하게도 한국, 중국, 일본은 똑같이 '다른(different) 것'을 '틀린(wrong) 것'과 구분하지 않고 혼용했다. 이런 문화는 현재 우리 사회가 성적소수자를 받아들이는 태도에서도 잘 나타난다. 여전히 우리 사회의 많은 구성원은 다른 성적 취향(different Sexual orientation)과 다른 성적 정체성(different sexual identity)을 '틀려서(wrong) 고쳐야 할 것'으로 규정한다. 사회가 변하면서 생기는 다른 생각의 충돌은 자연스럽지만, 의사에겐 예외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정상화'시켜야 2016.04.11
의사도 생소한 파킨슨에 관한 5가지
덩샤오핑과 교황 요한바오로 2세의 공통점은? 조금 어렵다면, 무하마드 알리와 마이클 제이 폭스도 얹겠다. 여느 신경퇴행성 질환이 그렇듯, 일반인에겐 막연하고 의사들에겐 갑갑한 파킨슨병이다. 이 질환은 완쾌가 어렵고 환자 삶의질(QOL)을 떨어트려, 디지털 헬스케어에 진출한 회사들이 가장 관심 두는 질환이기도 하다. KMDS(Korean Movement Disorder Society, 대한파킨슨병 및 운동이상운동질환 학회)는 이런 관심에 맞춰 기자간담회를 열고, 파킨슨병 환자 490명의 리서치 결과를 발표했다. 1.여자에서 흔할까? 남자에서 흔할까? 이번 조사 결과, 여자 환자가 남자보다 많았다 . 세계적으로는 3:2 정도로 남자에 더 흔하지만, 국내 신경과 의사는 이번 리서치 결과와 같은 의견이 많다고. 보통 남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 트라우마 빈도나 제초제 사용,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젠의 신경 보호 작용 등이 언급된다고 한다. 국내 결과값이 반대인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2 2016.04.07
의료인 폭력방지에 세금 쓰는 호주
호주 한 지역에서 시작한 '의료인 폭력 예방 캠페인'이 관심을 끌고 있다. 브리즈번과 골드코스트가 속한 호주 동부의 퀸즐랜드 주(State)는 135만 AUD(호주달러)의 예산을 들여 의료기관 종사자에 대한 폭력 예방 캠페인을 시작했다. 작년에만 3,300명의 의료인이 폭력에 시달렸던 퀸즐랜드 주는 결국 예산까지 투여해 의료인을 보호하는 소셜미디어, TV, 옥외 광고를 시작했다. 그동안 퀸즐랜드는 의료인이 폭행당하는 경우가 잦아, 의료인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고 한다. 브리즈번 한 병원에서 파라메딕(준의료 활동 종사 혹은 긴급 의료원)으로 근무하다, 환자에게 물린(bite) 줄츠 레이븐 씨는 사고 직후 충격적인 얘기를 들어야 했다. 본인을 물었던 환자가 HIV와 C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였던 것. 41세인 그녀는 관련 사실을 듣고, "그동안 내가 살았던 삶이 순간 머릿속을 스쳐 갔다"라며,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토로했다. 그녀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의료인 폭력을 당하고 2016.04.06
휴젤, 창업경진대회 개최
휴젤(Hugel)이 오는 22일(금)까지 '제1회 휴젤 오픈이노베이션' 창업경진대회 및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총 1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이번 행사는 차세대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것으로 한국바이오협회가 후원한다. 행사는 '창업경진대회'와 '마스크팩 아이디어 공모전'의 2가지 분야로 나뉘어 진행된다. 창업경진대회는 의약품, 의료기기, 뷰티 및 헬스케어 관련한 7년 미만의 회사나 구체적 사업계획을 가진 예비창업자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이번 행사는 1차 서류심사와 2차 대면심사를 거쳐 다음 달 18일 역삼동 팁스타운(TIPStown)에서 데모데이를 갖고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수상자 중 대상 1팀에는 3,000만 원, 최우수상에게 2,000만 원, 우수상 2팀에 1,000만 원 등 총 7,0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되고, 수상팀은 휴젤과의 사업 협업이나 투자유치 기회를 얻게 된다. '마스크팩 아이디어 공모전'의 경우, 마스크팩에 2016.04.04
바이엘, 스타트업 육성 지원자 모집
글로벌 제약사인 바이엘은 4월 1일부터 두 달간 전 세계 스타트업 기업 및 개발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그랜츠포앱스 액셀러레이터(Grants4Apps Accelerator)' 프로그램의 지원자를 모집한다. 올해로 3회째인 이 '그랜츠포앱스 액셀러레이터(Grants4Apps Accelerator)'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연구 보조금을 지원하던 '그랜츠포앱스(Grants4Apps)'에서 확장한 프로그램으로, 바이엘이 직접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하도록 환경을 마련하고 육성한다. 바이엘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디지털과 헬스케어 분야의 접점을 확대하고, 인류의 더 나은 삶을 위한 미래지향적이고 혁신적인 솔루션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바이엘 본사 및 글로벌 외부 전문가들은 약 2개월 동안 모여진 아이디어 중 내용과 규모, 적합성 등을 고려해 5개의 지원 프로젝트를 최종 선정한다. 선정된 스타트업 기업은 5만 유로(한화 약 6,500만원 상당) 2016.04.04
일본이 원격의료를 실시한다굽쇼?
31일 보건복지부가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엔 기자의 눈길을 확 끄는 게 있었다. 얼마 전 일본 원격의료에 관한 기사를 쓰면서 내용을 정리한 바 있는 기자는 보도자료 제목만 봐도 내용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제목에 썩소가 나왔다. "참, 애쓴다." 거기엔 진정한 고수가 있었노라!! '일본, 의사-환자간 원격진료 전면 실시' 그동안 영세한 전문지의 한계를 딛고 클릭수 좀 늘리고자, 수많은 낚시성 제목을 고민했던 기자의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보도자료다. 기레기가 낚시를 할 때도 일말의 양심이란 게 있는데, 보건복지부의 뻔뻔함은 기자가 한 수 접고 들어가야 할 것 같다. 진정한 고수가 바로 저기에 있다. 국내 정부 기관이 남의 나라 정책을 굳이 보도자료까지 뿌리는 것도 문제지만, 새로울 게 없는 소식을 제목까지 뻥튀기하면서 홍보하는 이유도 납득이 안된다. 일본 정부가 맘먹고 실시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 낚시성 제목의 핵심 내용은, 원격의료가 가능한 민간 애플리 201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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