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2.05.13 12:30

원장 선임 갈등에 임협도 파행....금융결제원 결국 파업 수순



한국은행의 ‘낙하산 인사’로 논란이 됐던 금융결제원이 결국 파업 절차를 밟기로 했다. 한은 출신 인사가 신임 금융결제원장으로 직행하는 관행을 막기 위한 두 기관의 협상이 사실상 불발되고, 결제원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까지 지연되면서 직원들의 불만이 극도로 커졌기 때문이다.
13일 한은과 결제원에 따르면 결제원 노동조합은 이르면 오는 16일 사측에 임금협상 교섭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할 계획이다. 최재영 결제원 노조위원장은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해 파업이나 태업 등에 돌입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말했다.
노조가 이 같이 결정한 이유는 지난달 6일 임기가 끝난 김학수 현 결제원장의 후임 원장 선임이 늦어지는 가운데, 경영권 공백으로 임금협상까지 파행되고 있어서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원장 후보를 추천하는 ‘원장후보추천위원회(원추위)’는 사원은행 총회가 선임하는 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그동안은 사실상 사원총회 의장을 맡고 있는 한은이 위원 5명을 모두 선임하는 구조였다. 이 때문에 1986년 결제원이 설립된 이후 14명의 원장 중 13명이 한은 출신이었다. 결제원 관계자는 "직원 대부분은 한은 출신 낙하산 인사에 거부감이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주열 총재 시절인 지난 2월 원추위를 구성하려다 결제원의 반발이 일자 신임 총재 취임 이후로 일정을 미뤘다. 당시 한은은 원추위에 결제원 구성원 의견을 대표할 수 있는 1명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결제원과 협의하겠다는 입장도 밝힌 바 있다. 협상 과정에서 결제원 노조측은 5명의 위원 중 ‘결제원장 추천인’과 ‘결제원 직원대표’ 등 2명은 포함돼야 최소한의 절차적 공정성이 지켜질 수 있다고 요구했으나 한은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노조위원장은 "지금 당장 원추위가 구성돼도 선임까지 최소 2~3개월의 시간이 걸린다"며 "이창용 한은 총재가 취임한 이후에도 별다른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하염없이 기다릴 순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은 관계자는 "결제원측과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어서 계속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최대한 빨리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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