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빅'만 있냐…비만 치료제 3파전 서막
FDA 허가 받은 큐시미아, 콘트라브도 주목
의료진, 약제 관심 집중…제약사 마케팅 가열
미국 FDA가 허가한 비만 치료제 3개 약물이 국내 시장에서 3파전을 벌일 전망이다.
3개 약물은 2012년 FDA 허가 받은 벨빅(로카세린)과 큐시미아(펜터민+토피라메이트), 2014년 허가 받은 콘트라브(부프로피온+날트렉손)다.
지난 8일 대한비만연구의사회 학술대회에서 '2015 약물치료'를 강연한 리셋클리닉 박용우 원장(전 성균관의대 교수)은 "우리나라도 3개 약물의 3파전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원장은 "벨빅은 이미 국내 출시돼 있고, 복합제인 나머지 두 개 약물은 각각의 성분이 개별 약제로 나와 있어 의사들이 얼마든지 써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500여명의 개원의가 모인 학술대회에서는 붐업(Boom up)된 비만약물 시장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다.
△왼쪽부터 일동제약, 드림파마, 광동제약 부스
최근 벨빅을 출시한 일동제약은 메인부스를 장식했다. 비만치료의 강자 드림파마는 콘트라브 성분인 부프로피온과 날트록센의 조합을 부스에 디자인하고, 의료진에게 소개했다.
드림파마는 브프로피온을 함유한 '부로피온정과 날트록센을 함유한 '날트라정'을 보유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큐시미아 성분인 펜터민과 토피라메이트 병합의 이점을 부각시킨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다. 이날 부스에서는 펜터민 제제 '아디펙스'를 메인테마로 잡았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펜터민과 토피라메이트를 병합하면 효과가 높다"며 "광동은 이 성분의 약물을 모두 갖고 있다. 미국에서 이 성분의 복합제가 허가 받았으니, 이를 병합하면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마케팅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비만약물 강연은 좌석이 없어 서서 듣는 사람이 많은 정도로 관심도가 높았다.
"벨빅, 뜨뜻미지근한 약물"
의료진의 관심이 가장 쏠린 신약은 '벨빅'. 전반적인 평가는 부작용 없이 편안하게 쓸 수 있는 약물이라는 평가다.
바꿔 말하면 드라마틱한 체중감량 효과를 기대할 순 없다는 의미다.
박용우 원장은 "벨빅의 식욕억제 효과는 드라마틱하지 않다"며 "단독요법으로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다. 펜터민 저용량과 같이 쓰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개원의는 "부작용은 적지만, 효과는 팬터민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며 "우리나라 환자처럼 빠른 체중감량 효과를 원하는 환자에게 쓰기 어려운 약물"이라고 벨빅을 평가했다.
그는 "빠른 효과를 원하는 에스테틱 성격의 클리닉에서 볼 때 벨빅은 뜨뜻미지근한 약물"이라고 강조했다.
가격도 비싸다는 반응이다. 정당 1750원으로, 한달 약값은 10만원 안팎이다.
그는 "가격이 다른 비만치료 약물 4~5정을 처방한 것과 비슷해 치료효과 대비 경제성을 생각할 때 매력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용우 원장 역시 "벨빅은 비싼 편"이라며 "한달에 10만원을 투자해 얻는 효과를 생각할 때 이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만성질환자-첫 복용자에 '최적'
이에 따라 미용 목적 환자보다는 장기 처방이 필요한 만성질환자나 처음 비만치료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황희진(가정의학과장) 교수는 "벨빅은 장기처방할 수 있어 꼭 비만을 치료해야 하는 만성질환자에게 처방하기에 가장 좋은 약물"이라며 "또 기존에 강한 약을 복용하던 환자보다는 처음 약을 복용하는 환자들에게 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프로피온+날트렉손 '음식중독' 타깃…펜터민+토피라메이트 '치료효과 높다'
부프로피온+날트렉손은 국내에선 비만치료 적응증을 획득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FDA로부터 비만치료제로 허가받으면서 국내사들의 마케팅도 강화되고 있다.
이 약물은 최근 급격히 늘고 있는 음식중독 환자에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박 원장는 "날트렉손은 알콜 중독 치료제이고, 부프로피온은 식욕을 억제한다. 음식에 대한 갈망을 줄이기 때문에 음식 중독 환자들에게 써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펜터민+토피라메이트 조합의 경우 체중감량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박 원장은 "이 조합은 벨빅에 비해 체중감량 효과가 분명히 클 것"이라며 "우리나라 환자들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손, 발 저림현상을 동반할 수 있어 환자에게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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