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정부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모형 개선안 발표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건강보험공단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인력배치가 적정한지를 평가하는 도구와 기준 등을 마련하는 연구용역을 최근 입찰 공고했다. 향후 건보공단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질 평가에 해당 연구결과를 적용할 방침이다.
이번 연구는 현재 실시하고 있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인력배치 등에서 환자의 중증도나 간호필요도의 평가 지표 등을 검토하고 분석하는 도구를 개발하는 것이다.
지금 실시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의료기관이 인력배치 기준을 선택해 운영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은 간호사 1명당 환자를 5명에서 7명까지 볼 수 있으며, 종합병원은 7명부터 12명까지 전담할 수 있다.
간호사가 환자를 담당하는 기준에 따라 각각 수가가 달라지기 때문에 간호간병통합서비스 1:7인 상급종병은 1:5인 상급종병보다 수가가 낮다. 이렇게 간호사 1명당 환자를 낮은 비율로 보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상향' 의료기관으로 분류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건보공단의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보통 70~80%의 종합병원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서 간호사 1명 당 환자 10명이나 12명을 보는 것이 표준이지만, 환자의 중증도 등을 이유로 간호사 1명이 7명이나 8명을 보고 싶다면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면 되는 것이다.
현재는 해당 의료기관의 1년간의 수술 횟수나 환자 재원기간, 단순인력, 시설 등을 기준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인력배치를 허가했다. 그러나 건보공단은 이번 연구를 통해 실제 환자의 중증도나 간호제공량 등을 평가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어 인력배치의 적정성을 평가한다는 입장이다.
건보공단 보장사업실 간호간병사업운영부 최경희 차장은 "지금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모니터링에 따른 사후관리라고 하면, 실제로 간호사 1명이 적정인력을 보고 있는 것이 맞는지, 환자를 안전하게 보고 있는지 등의 정량적인 평가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 차장은 이번 연구에서 인력배치 적정성 평가기준 등이 나온다면, 환자의 중증도를 파악해 해당 의료기관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모형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차장은 "만약 상급종병에서 간호사 1명이 5명을 보는 상향의 경우가 있다면, 평가를 통해 환자의 중증도가 적정한지 알 수 있다. 환자의 중증도가 낮은데도 간호사 1명 당 환자 5명을 보고 있다면, 간호사 1명당 7명까지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면서 "반대로 간호사 1명당 10명의 환자를 보는 의료기관을 평가한 결과, 환자의 중증도가 높다면 간호사 1명이 봐야하는 환자는 더 적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해당 평가기준을 이용해 동일 인력배치 내에서 환자 특성(치매, 섬망 등)에 따라 간호 집중도와 강도가 높은 기관에 대해서는 보상 수가를 제공하는 등 수가 가산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차장은 "이번 연구용역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질 향상과 적정 보상을 위해서 실시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수가를 지불하는 공단에서도 적절하게 재정을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척도도 될 수 있다"면서 "연구결과에 따라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은 평가도구로 사용하겠지만, 중장기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건보공단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수가산출 방법 개선과 보상체계의 발전방안을 마련할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보상체계 평가 및 발전방안' 연구용역 또한 입찰 공고했다.
그동안 현장에서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입원료 수가를 개선해야 한다고 꾸준히 지적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에 건보공단은 입원료와 적정수가, 보상체계를 지역과 의료기관 등으로 구분해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정책에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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