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최근 한의사에게 X-ray 등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의 사용을 허가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줄지어 발의되면서 의사들 또한 잇따라 반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한의사 X-ray사용은 면허권 범위에 벗어나는 것으로, 오진 가능성으로 국민건강에 위해를 끼칠까 우려스럽다'고 경고했으며, 지난 11일에는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이 결사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의사들의 분노를 불러온 이번 개정안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명연 의원(자유한국당)과 인재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 6일과 8일 한의사에게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사용을 허가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하면서 시작됐다.
 
개정안은 한의학이 의료과학기술 발달에 부응하고, 질병 진단의 정확성 및 예방의 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 한의사에게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를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에 따라 대전협은 "국민 건강을 거짓으로 등에 업고 한의학의 무능력을 덮지 마라!"는 제목으로 성명서를 발표하고 환자를 위협하는 해당 개정안에 동의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성명서를 통해 대전협은 "지금 이 시간에도 만 오천 전공의들은 수천, 수만 건의 영상검사를 지시하고 판독해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한의사에게 진단 장비의 사용을 허용하라는 주장은 오직 영상 판독을 하기 위해 4년 이상의 시간을 들여 수련 받는 영상의학과 전공의에 대한 모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와 함께 대전협은 "해당 개정안 발의는 의학 발전을 통해 더 나은 국민의 건강권을 위해 살아가는 수많은 의학도에 대한 능멸이며, 무엇보다 국민의 건강을 거짓으로 등에 업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챙기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대전협은 "판독할 능력도 없는 영상 진단 장비를 활용해 황당한 감언이설로 환자들을 유인하고, 환자들을 위험에 내모는 이 상황을 의사뿐 아니라 국민의 입장에서도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면서 "대한한의사협회는 진단 장비의 사용을 탐내기 전에 한의학의 존재가치를 과학적으로 입증하려는 노력에 더 힘쓰고, 그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또한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도 "현재까지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도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사용은 의사면허가 전제돼야 하는 의료행위'로 보고 있다"면서 "한의사들에게 단지 일부 교육이수를 통해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한다는 것은 의료의 영역과 면허체계를 부정하고 무자격자에게 사용하게 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비판했다.
 
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현대의료기기는 수많은 의사들의 연구와 임상 경험을 통해 과학적 검증으로 발전했기 때문에 진단과 치료에 대한 분명한 사용 목적과 적합성이 있다"면서 "따라서 현대의료기기로 진단하는 질병은 과학적으로 검증이 확인된 의학이어야 한다"고 환기시켰다.
 
이와 함께 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입법을 발의하는 국회의원은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정책의 위법성 등을 입법조사를 통해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이번 법안이 진정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고려하고 발의한 것인지 아니면 특정 직역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궁금하다"면서 "김명연 의원과 인재근 의원은 당장 해당 법안을 철회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한의사에게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사용을 허가할 경우 불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남발해 환자의 혼란과 의료비 상승에 부채질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지금도 불법적으로 IPL, 초음파 등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따른 많은 부작용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정부와 정치인들은 국민건강을 위해서 이러한 불법 의료행위를 철저히 감독하고 적발해 금지시켜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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