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력∙자원 한계 상황 상정해 권고안 마련...에크모 적용 시 다학제 의료진 통해 신중 결정 권고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코로나19 의료 위기 상황 등을 상정한 ‘위중 환자 에크모 치료 권고안’을 17일 발표했다.
에크모는 폐 및 심장 부전으로 환자의 생존이 어려운 경우 적용하는 장비로, 위중 환자의 생존율을 증가시켜 환자 치료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으나, 의료 인력 및 자원의 집중 교육이 필요한 치료로 알려져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매일 60명 내외의 코로나19 최위중 환자에 적용중이며 이를 위해 6~7인 이상의 전문 인력이 투입되고 있다.
권고안에 따르면 코로나 환자에서의 에크모의 적용은 다학제 의료진의 의견을 거쳐 진행해야 한다. 코로나19 환자의 심폐기능을 보조하는 유일한 치료 방법이지만, 침습적이며 합병증 발생 가능성 또한 비교적 높은 치료이기 때문이다.
학회는 코로나19에 의한 중증 급성 호흡곤란증후군 환자에서 적절한 폐보호 전략 기계 환기 치료에도 저산소증 개선이 어려운 경우 정맥-정맥형 에크모 적용을 권고했다. 특히 흡입 산소분율(FiO2)에 대한 동맥혈 산소분압(PaO2)의 비율(P/F ratio)이 3시간 이상 50mmHg 이하인 경우이거나 6시간 이상 80mmHg 이하인 경우 정맥-정맥형 에크모 적용을 강하게 권고했다.
코로나19 환자에서 심근염, 우심부전, 폐색전증 등의 원인으로 심인성 쇼크 증상이 저명하게 나타나는 경우 심혈관계 침범을 의심하고 정맥-동맥형 에크모를 적용할 것을 권고했다.
학회는 코로나19의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80세 이상의 고령인 경우 ▲고농도 산소를 공급하는 기계 환기 치료가 7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 ▲비만 등을 동반하는 경우는 에크모 치료후 사망 위험 인자이므로 이득과 위험성을 신중하게 고려해 에크모 적용을 결정할 것을 권고했다.
반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으로 의료 인력과 자원의 수용 한계 임박 시에는 ▲다른 장기의 손상이 동반된 경우 ▲패혈증 쇼크의 경우 ▲최근 심정지 병력이 있는 경우 ▲기계 환기 치료 5일 이상 지속된 경우 ▲심인성 쇼크가 동반된 경우에 에크모 적용을 권고하지 않았다.
연령에 대한 기준도 강화해 60세 이상의 환자에서 다른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에크모 적용을 신중하게 결정할 것을 강하게 요청했다.
또한, 전국적인 위험 단계 수준에서는 에크모 적용 대상이 되는 환자를 거점 병원으로 전원하고, 장비 부족 시에는 질병청-흉부외과 에크모 이송 시스템을 이용할 것을 제안했다.
학회는 에크모 치료기간 동안 ▲중증도의 비가역적 뇌손상 발생 ▲다발성 장기 손상 진행으로 생존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경우 등에 회복 가능성을 재평가하고 가족과 충분히 상의 후 에크모 중단을 고려할 수 있으며, 연명의료 중단 절차에 의거해 위원회에 자문을 구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김웅한 이사장은 “위기 상황에서 인력 및 자원의 부족을 고려한 에크모 치료 권고안이 필요하다고 판단돼 1년간의 준비 끝에 발표하게 됐다. 현재를 위해서가 아니라 일주일 후, 한 달 후, 일년 후를 생각해 만든 적응증으로 절대 기준은 될 수 없지만 이제는 전문가들의 이런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의료인들뿐 아니라 정부 관계자 그리고 일반인들도 관심을 가지고 함께 고민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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