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8.05 08:28최종 업데이트 24.08.05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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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M&A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하는 일본 제약기업들…인수 규모와 기대 효과는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의 직접판매 실현 목표…중점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 확보 기대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일본 제약기업들이 최근 몇 년간 대규모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 확보에 적극 나섰다. 기존에 헬스케어 사업을 하지 않았던 기업들도 M&A를 통해 글로벌 바이오 시장을 노리고 있다.

일본 기업의 대표적인 M&A 사례로 다케다제약(Takeda Pharmaceuticals)을 들 수 있다. 일본 최대 제약사인 다케다는 2011년 스위스 제약사 나이코메드(Nycomed)를 약 15조원(96억 유로)에 인수하며 유럽과 신흥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이는 당시 일본 제약업계 사상 최대 규모 인수였다. 또한 2019년 희귀질환 전문 아일랜드 제약사인 샤이어(Shire)를 약 65조원(460억 파운드)에 인수하며 글로벌 상위권 제약사로 도약했다. 2023년 다케다 매출은 37조 원(270억 달러) 수준이다.

다케다 만큼의 규모는 아니지만 최근 1년간 상위권 제약사 다수가 10억 달러(약 1조3700억 원)가 넘는 규모의 M&A를 진행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최근 거래를 통해 일본 제약사들이 어떤 파이프라인을 확보했고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오츠카, 제이나나 인수로 스페셜티 및 자가면역 포트폴리오 확대하고 미국 R&D 강화

지난해 20조 원에 가까운(2조200억 엔) 매출을 기록한 2위 제약사 오츠카제약(Otsuka Pharmaceutical)은 1일 미국 바이오텍인 제이나나 테라퓨틱스(Jnana Therapeutics)를 최대 11억25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 완료 시 제이나나 주주들에게 8억 달러를 지급하고, 개발 및 규제 마일스톤으로 최대 3억2500만 달러를 추가로 지급한다.

제이나나는 검증됐지만 약물을 개발하기 어려운 표적에 대한 의약품을 발굴하도록 설계된 플랫폼 RAPID를 가지고 있다. 표적 단백질 표면에서 결합 부위를 발견하고 다양한 약리 작용을 유도하는 저분자를 식별할 수 있다.

페닐알라닌이 혈중에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축적되는 희귀 유전성 대사 질환인 페닐케톤뇨증과 저분자 약물 개발이 어려운 자가면역 질환에 집중해왔다.

현재 신장에서 아미노산 재흡수를 조절하는 용질 수송체인 SLC6A19의 알로스테릭 저분자 억제제인 JNT-517을 개발하고 있다. 이 후보물질은 1b/2상 임상시험에서 효과적이고 내약성이 우수하며 안전한 것으로 나타나 페닐케톤뇨증에 대한 첫 경구용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오츠카는 정신, 신장 및 심혈관, 종양학 분야에 대한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 2018년 미국 기업 비스테라(Visterra)를 인수하며 항체 의약품 기술을 활용한 자가면역 분야의 연구 개발을 진전시키고 신약 개발 플랫폼을 확장해왔다. 이번 제이나나 인수로 스페셜티와 자가면역 포트폴리오, 신약 개발 기술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한다.

오츠카제약 이노우에 마코토(Makoto Inoue) 대표이사는 "오츠카가 제이나나와 계약을 체결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제이나나의 신약 개발 기술과 페닐케톤뇨증 및 자가면역질환 분야의 저분자 파이프라인이 더해지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바이오 클러스터 중 하나인 미국 보스턴 지역에서의 연구개발(R&D)이 강화되고 오츠카제약의 글로벌 확장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오노, 미국과 유럽에서의 상업적 역량 강화…아사히카세이, 유럽에서의 입지 구축 기대

면역관문억제제 옵디보(Opdivo, 성분명 니볼루맙)으로 성공을 거둔 오노약품공업(ONO Pharmaceutical)은 미국과 유럽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미국 항암제 기업 데시페라 파마슈티컬스(Deciphera Pharmaceuticals)를 24억 달러에 인수했다.

데시페라는 미국과 유럽, 중국을 포함한 전세계 40여개국에서 판매 중인 4차 위장관기질종양(GIST) 치료제 킨락(QINLOCK, 성분명 리프레티닙)을 보유하고 있다. 거대세포종 치료제로 3상 임상을 마친 CSF-1R 억제제인 빔셀티닙(vimseltinib)은 2분기와 3분기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오노는 종양학과 면역질환, 중추신경계 질환, 스페셜티 분야를 중점 연구 분야로 지정하고 글로벌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동시에 중기 경영 계획의 일환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직접 판매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한다. 데시페라 인수를 통해 단기적인 매출 성장과 함께 종양학 파이프라인을 확장하면서 미국과 유럽에서 상업적 역량을 갖추고 글로벌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노 사가라 교(Gyo Sagara) 대표는 "이번 인수로 오노의 표적항암제 포트폴리오를 확장할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에서 오노의 사업 개발을 가속화하고 키나제 신약 개발 연구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본 화학기업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도 글로벌 스페셜티 제약사로 전환하고자 스웨덴 제약사 칼리디타스 테라퓨틱스(Calliditas Therapeutics)를 11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사히는 중기 경영 계획에서 제약 사업을 포함해 다음 단계 성장을 주도할 사업을 목표로 하는 10가지 성장 기어를 수립했으며, '글로벌 스페셜티 제약사'로서 제약 사업의 성장을 가속화하는 것을 목표한다.

이번 인수를 통해 신장 및 자가면역질환 분야의 자체 판매 구조를 확대해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하고, 초기 R&D 활동에 집중했던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 구축, 인허가 및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 기회 확대를 달성할 예정이다.

아스텔라스와 쿄와기린, 각각 실명과 유전자 치료제 분야서 선도적 위치 확보

2023년 매출 14조7000억 원(1조6037억 엔)의 3위 제약사 아스텔라스제약(Astellas Pharma)은 지난해 5월 아이베릭 바이오(Iveric Bio)를 59억 달러에 인수했다.

아이베릭 인수는 특허권 만료를 앞둔 엑스탄디(Xtandi, 성분명 엔잘루타마이드)의 매출 감소를 보완하고 5가지 주요 중점 분야 중 하나인 '실명 및 재생' 분야에서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 이뤄졌다.

같은 해 8월 주요 자산인 지리모양위축(GA) 치료제 아이저베이(Izervay, 성분명 아바신캅타드 페골)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 받았다.

10위 제약사인 쿄와기린(Kyowa Kirin)은 지난해 유전자 치료제 기업 오차드 테라퓨틱스(Orchard Therapeutics)를 약 4억7760만 달러에 인수했다.

쿄와기린은 궁극적으로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가치를 지닌 의약품을 지속적으로 개발 및 공급하기 위해 2030 비전을 수립했다.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는 이러한 비전에 잘 부합한다는 판단이다.

오차드는 환자 자신의 유전자 변형 조혈 줄기세포(HSC)의 고유한 힘을 활용해 단 한 번 투여로 유전 질환의 근본 원인을 교정할 수 있는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해왔다. 오차드를 인수함으로써 쿄와기린은 상용, 임상, 전임상 HSC 유전자 치료제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포함해 급성장하는 유전의학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적 위치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공격적으로 투자 중인 후지필름 이어 식품 기업 아지노모토도 M&A 통해 CDMO 진출

신약 개발뿐 아니라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에서도 M&A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사진 필름 제조업체로 시작한 후지필름(Fujifilm)은 2011년 MSD로부터 위탁생산(CMO) 기업 2개를 인수해 일본 최대 CDMO 기업인 후지필름 다이오신스 바이오테크놀로지(Fujifilm Diosynth Biotechnologies)를 설립했다. 2014년 미국 CMO인 케일론 바이오테라퓨틱스(Kalon Biotherapeutic Technologies)를, 2019년 덴마크에 있는 바이오젠(Biogen) 제조시설을 인수했다.

2021년 북미 최대 세포배양 바이오의약품 CDMO 생산 지역으로 노스캐롤라이나를 선정하고 2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올해 4월 추가로 12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완공되면 북민에서 가장 큰 세포배양 바이오의약품 CDMO 시설 중 하나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이처럼 다른 업종에서 M&A를 통해 CDMO로 사업을 확장한 최근 사례로 일본 식품 대기업 아지노모토(Ajinomoto)가 있다.

아지노모토는 지난해 11월 미국 유전자 치료제 CDMO 포지 바이오로직스(Forge Biologics)를 828억 엔(약 73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아지노모토는 아미노산과 조미료 기반 식품 대기업으로,  의료용 식품과 재생의학용 세포배양배지, 항체약물접합체(ADC) ,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약물 등 전략적 사업분야로의 확장을 통해 기업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포지 인수를 통해 차세대 혁신 의약품 사업에 진출함으로써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의 전환 촉진 및 수익성 증대 가속화를 기대한다.

아지노모토에 따르면 포지는 더 많은 대상 환자군을 가진 새로운 유전자 치료제를 상업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최대 규모의 제조 시설을 보유하고 있고, 향후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확장 가능한 공간을 제조 시설 내 확보하고 있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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