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량은 평년 수준이나 환자 증가로 '부족'…녹십자·중외제약·종근당 생산 증대 등 '총력'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최근 독감 환자가 급증하고 독감 수액 치료제를 선호하는 환자가 증가하면서 치료제가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사가 생산을 확대하면서 수급 차질이 어느 정도 해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8일 의료계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독감 치료제는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품귀 상태로 나타났다.
실제로 JW중외제약의 플루엔페라는 지난해 12월 생산량을 모두 소진해 공급이 일시 중단됐다. 이에 일선 의료기관에서 독감 치료제 확보에 초비상이 걸렸다.
가정의학과 의원을 운영 중인 A원장은 "독감치료제가 부족해질 걸 예상하고 확보해둔 덕에 크게 느끼진 않는 곳도 일부 있지만 품절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료기관도 많다. 주변에 (치료제가) 없는 곳이 꽤 있다"고 말했다.
독감 치료제 부족은 독감 유행으로 환자가 증가한 탓도 있지만, 주사제가 부작용이 적고 1회만 맞으면 될 정도로 간편해 환자들의 주사제 선호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독감 환자에게 처방하는 대표적인 항바이러스제는 오셀타미비르인산염 성분의 '타미플루'나 페라미비르수화물 성분의 '페라미플루주'가 있다.
A원장은 "소아 환자의 경우 구토하거나 울렁거려 처방받은 항바이러스제를 먹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또 이를 경험했거나, 들은 환자는 처음부터 수액을 맞는다고 한다"며 "독감 확진의 경우 실비 보험이 돼 환자들이 1번으로 편하게 수액을 맞으려 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해 12월 18일 GC녹십자의 페라미플루주15ml와 페라미플루프리믹스주를 수급불안정 의약품으로 지정했다.
제약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제약업계는 치료제 생산은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나 환자 증가로 치료제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GC녹십자, JW중외제약, 종근당 등은 치료제 생산을 확대하는 등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녹십자는 독감 치료 주사제 시장의 점유율이 가장 높은 '페라미플루주'의 공급 물량을 점진적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녹십자 관계자는 "지난해 가을부터 독감 유행이 크게 늘어 수급이 불안정해졌다. 이에 페라미플루 생산과 공급 물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 이전보다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이지만 수급이 정상화됐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이는 정부 혹은 일선 병의원의 판단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급 불안정 지정에 대해선 정부가 독감 유행 확산 추이나, 환자 수, 공급 물량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답했다.
중외제약은 1월에 5만백, 2~3월까지 5만백, 3개월간 총 10만백을 생산·유통하겠다고 설명했다.
중외제약 관계자는 "12월 물량이 소진되면서 일시적으로 판매가 안 됐던 상황은 끝났다. 1월에 재개했다"며 "1월부터 3월까지 총 10만백 분량의 물량을 생산할 계획이며, 차질없이 공급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12월 생산량 소진에 대해서는 "10월부터 12월까지도 10만백 정도 계획은 잡고 생산했다. 보통은 분산돼야 하는데 환자가 급증하고 수요가 증가하면서 조기에 소진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페라원스프리믹스의 경우 계절성 품목이라 수요에 맞춰 생산한다"며 "지난해부터 독감이 크게 유행했지만 페라원스프리믹스의 공급에는 문제가 없었다. 앞으로 상황에 따라 생산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약사가 생산 확대 움직임을 보이고 점차 환자가 감소함에 따라 수급은 점차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에 따르면 2023년 49주(12월 3일~12월 9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분율은 1000명 당 61.3명으로 최고점을 찍고, 2024년 1주(12월 31일~1월 6일) 51.9명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