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7.06.07 06:15최종 업데이트 17.06.07 06:15

제보

"왜 멀쩡한 명찰을 바꾸라는 건지…"

의료기관 불만…11일부터 규정위반 과태료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기자] 지난달 11일 시행된 '명찰법'에 따라 대다수의 의료기관이 명찰을 새로 바꿨다. 
 
의원부터 상급종합병원까지 명찰법 양식에 맞춰 명찰을 새로 제작했지만 의료진의 불만이 적지 않다.
 
명찰법은 지난해 5월 29일 환자와 보호자가 의료행위를 하는 사람의 신분을 알 수 있도록 명찰을 착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료법이 개정되면서 올해 3월부터 시행됐다.
 
이에 따른 보건복지부는 명찰에 표시할 사항을 구체화한 하위법령을 지난달 11일 고시한 후 한 달 간 유예기간을 뒀다.
 
유예기간이 끝나는 이달 11일 이후 위반사항이 적발되면 1차 시정명령, 2차 30만원, 3차 45만원, 4차 7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서울의 A상급종합병원은 명찰법에 따라 전체 직원 8천명의 명찰을 새로 제작했으며, B대학병원도 한 달 전 전체 직원 명찰을 일괄적으로 교체했다.
 
수도권 C대학병원과 D대학병원도 5천명이 넘는 직원의 명찰을 전부 바꿨고, E대학병원은 3천명의 직원 명찰을 새로 제작하는데 2천만원을 지불했다. 
  
기존에 병원에서 사용하던 것과 양식과 다르다는 이유로 명찰을 새로 제작해야 하는 병원과 의료인들은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명찰법에 따라 의사 OOO, 전문의 OOO 등의 내용을 명찰에 담아야 한다.
 
의사·간호사·의료기사 등의 신분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적은 후 이름을 써야 하며, '전문의'는 전문과목을 함께 기재할 수 있다.


 
E대학병원 관계자는 "복지부 취지는 알겠지만 이미 대학병원들은 명찰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음에도 그 문구와 배열 등이 기준에 맞지 않다고 바꾸라고 하는 것은 지나친 행정"이라면서 "문제없이 잘 쓰는데 굳이 새로 맞추는 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싶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F대학병원 교수는 "명찰법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면서 "이렇게 따지면 모든 관공서 직원들도 명찰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본다. 현재 모든 병원에서 명찰을 착용하고 있는데 왜 법으로 규제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고, 명찰법이 어떤 효과가 있을지 명확하지도 않다"고 꼬집었다. 
 
동네의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개원의 G씨는 "자신이 자주 가는 단골의원은 의사가 누구인지 모를 리가 없음에도 쓸데없는 규제를 자꾸 만드는 것 같아 화가 난다"면서 "동네의원은 간호사 등이 자주 바뀌는데 그때마다 일일이 이름표나 가운을 새로 만들어주는 것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G씨는 "비의료인이 의료인 행세를 하거나 쉐도우 닥터도 속이려고 든다면 이름표도 거짓으로 만들 수 있다"면서 "엉뚱한 규제만 하지 말고 진료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나 강구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명찰법 # 병원 # 의원 # 의사 # 의료인 # 명찰 # 비용 #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jhhwang@medigatenews.com)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