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8.06 07:29최종 업데이트 24.08.06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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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22조 탈모치료제 시장 잡을 장기지속형 탈모치료제는? 종근당·대웅 등 개발 박차

경구용 치료제 대비 복약 순응도, 편의성 높였다…종근당, 임상3상시험계획 승인으로 '선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주사형 탈모치료제 개발 현황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탈모치료제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차기 탈모치료제로 떠오르는 장기 지속형 주사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6일 메디게이트뉴스가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의 주사형 탈모치료제 개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약 5개 기업이 주사형 탈모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존에 사용되는 경구치료제의 단점을 보완한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이 한창이다.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 기업 중 선두에 서 있는 기업은 종근당으로, 7월 탈모치료제 'CKD-843'의 임상3상을 승인받았다.

종근당의 CKD-843은 기존 경구용 남성 탈모치료제에 사용되는 두타스테리드 성분을 주사제로 변형한 것으로 3개월 1회 투여 만으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근당은 임상3상에서 남성 안드로겐성 탈모 환자 273명을 대상으로 36개월 동안 CKD-843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종근당은 남성 안드로겐성 탈모치료제뿐 아니라 여성용 탈모치료제 'CKD-498'의 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CKD-498은 지난해 말 임상2상이 종료됐으며, 이는 주사제가 아닌 필름코팅형으로 개발 중이다.

에피바이오텍은 모유두세포분리·배양 기술로 탈모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모유두세포는 모발 성장을 담당하는 핵심 세포로, 모발 생장에 관여하는 성장인자가 주위 모낭을 자극해 모발 성장을 촉진한다. 모발의 두께도 증가시켜 발모 효과를 보인다.

에피바이오텍의 자가모유두세포치료제 'EPI-001'을 국소 부위에 주사하면 새로운 모낭을 만들고 해당 부위에만 모발이 자란다. EPI-001은 남성과 여성의 안드로겐성 탈모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으며, 임상1.2a상 진행 중이다. 이는 연 1~4회 두피 주사하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피바이오텍은 EPI-001의 후속 파이프라인이자 동종모유두세포치료제인 'EPI-008'의 비임상도 준비 중이다.

이뿐 아니라 케모카인 CXCL12 중화 항체치료제 'EPI-005'의 임상도 준비 중이다. EPI-005는 2주 1회 또는 월 1회 간격으로 투여하는 항체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한편 에피바이오텍은 돼지에서 모유두세포의 발모 촉진 효과를 확인했다. 그 결과 모유두세포 단회투여만으로 3개월 이상 모발의 수와 두께가 증가했다.

대웅제약인벤티지랩, 위더스제약과 함께 탈모치료제 'IVL3001'과 'IVL3002'를 개발하고 있다.

IVL3001과 IVL3002는 인벤티지랩의 장기지속형 플랫폼 기술인 IVL-DrugFluidic 으로 개발된 파이프라인이다. IVL3001은 1개월, IVL3002는 3개월 지속형 주사제다.

전임상과 임상1상은 인벤티지랩이, 임상3상과 허가·판매는 대웅제약이 담당한다. 위더스제약은 제품 생산을 전담한다.

IVL3001은 미세유체역학적(마이크로플루이딕) 제조법으로 개발된 피나스테리스 계열 탈모치료제다. 호주에서 임상1·2상이 완료됐으며, 국내 임상3상을 앞두고 있다.

임상 결과 탈모를 유발하는 남성호르몬인 혈중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 농도가 경구제를 복용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낮게 유지됐다.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단점도 개선했다. 기존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약물 투약 직후 체내에 약물이 과다하게 방출되는 초기과다방출 현상을 일으키는데, IVL3001에서는 해당 현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올릭스는 자가전달비대칭 siRNA(cp-asiRNA) 기술로 안드로겐 수용체를 저해하는 'OLX104C'의 임상1상을 진행 중이다.

OLX104C는 DHT이 아닌 안드로겐 수용체 발현을 줄여 탈모를 일으키는 호르몬 반응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OLX104C는 남성뿐 아니라 여성 탈모까지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한 월 1회 두피 국소 투여를 통해 모낭에만 고농도로 작용하며, 빠르게 분해해 부작용을 완화했다는 특징이 있다.

JW중외제약은 Wnt 신호전달경로를 활용해 모낭 증식과 모발재생을 촉진시키는 혁신신약 후보물질 'JW0061'의 전임상을 완료했다. 이는 남성과 여성 탈모 환자 모두에게 사용가능한 약물로 개발 중이다.

JW0061은 JW중외제약의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사이언스 플랫폼 '주얼리(JWELRY)'를 통해 발굴된 Wnt 표적 탈모치료 후보물질이다.

JW0061은 모유두세포에 있는 GFRA1 단백질에 직접 결합해 Wnt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하고, 모낭 증식과 모발 재생을 촉진시킨다.

Wnt 신호전달경로는 배아 발생과 신체 성장 과정에서 피부 발달과 모낭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모근 끝에 위치해 모발의 성장과 유지를 조절하는 모유두 세포 증식에도 관여하며, 피부 줄기세포의 모낭 분화를 촉진한다.

현재 경구용 탈모치료제로 사용되는 대표적인 성분은 두타스테리드, 피나스테리드, 미녹시딜 등이 있다. 두타스테리드와 피나스테리드는 남성 환자에게 처방되며, 미녹시딜은 주로 여성 환자에게 사용된다.
 
하지만 해당 성분은 여러 부작용을 가진다. 두타스테리드와 피나스테리드는 성욕 감소, 발기부전, 간기능 이상, 우울증 등이 보고됐다. 미녹시딜은 다모증, 피부 자극, 저혈압 등의 부작용을 가진다. 이 외에도 발모 기전이 불명확하고, 투약 중단 시 탈모가 재발한다는 단점이 있다.
 
기존 경구용 탈모치료제는 매일 복용해야 하는 단점도 가진다. 하지만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1~3개월에 한 번씩 투약하는 장기 지속형 주사제를 개발하면서 치료 효과와 함께 편의성과 복약 순응도를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미국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는 2023년 글로벌 탈모치료제 시장 규모를 87억7000만달러(약 12조원)로 평가했다.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9.1%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2030년에는 160억2000만달러(약 22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탈모치료제 시장도 커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개발포털을 통해 2019~2023년 탈모 환자수를 확인한 결과, 국내 탈모 환자수는 2019년 23만3628명에서 2023년 24만7382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2022년에는 25만573명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젊은 환자까지 증가하면서 시장 규모는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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