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평당 6500만원이 넘는 고분양가 논란에도 일반분양 청약에서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보였던 ‘잠실 더샵 루벤’이 미계약 물량이 발생하며 선착순 분양에 들어갔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5~6일 일반분양을 실시한 서울 송파구 잠실 더샵 루벤(송파 성지아파트 리모델링)은 29가구 모집에 7310명이 접수하며 평균 252.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강남권에서 보기 드문 중대형 신축인데다 청약통장이 필요없고 전매 제한·실거주 의무에서 자유롭다는 점이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 단지는 국내 최초 수직증축 리모델링 아파트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피해 29가구를 분양하다보니 3.3㎡(1평)당 분양가는 6500만원에 달했다. 기존 분양가 1위였던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의 3.3㎡당 5273만원보다 1200만원 넘게 높은 가격이다. 일반분양으로 공급되는 106㎡(전용면적)형 분양가는 25억7440만원~26억4700만원으로 대출 상한선인 15억원을 훌쩍 넘겼다.
하지만 ‘1순위 청약 마감’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것과 달리 당첨자·예비당첨자 계약 기간 내에 일반분양 물량인 29가구 모집을 실패한 것으로 나타나 이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잠실 더샵 루벤 측은 미계약자가 다수 발생해 12일 무순위 청약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는 단기 차익을 노리는 유주택자·2030세대 등이 대거 계약을 취소한 탓으로 보인다. 이들은 당첨된 물량을 ‘초피(초기 프리미엄)’을 받고 되파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기대만큼 물량을 받아줄 실수요자가 없자 계약포기가 이어진 것이다. 실제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당첨물량을 매도하겠다는 게시글로 가득했다.
잠실더샵루벤 분양 관계자는 “당첨자 중에 계약금을 충당하지 못해 계약을 포기하는 20대 청년층이 다수”라며 “계약금 지불 전에 전매를 통해 단기차익을 보려는 투자수요가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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