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7.08.30 13:00최종 업데이트 17.08.3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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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진단서 오류 의료과실 아니다

직접사인 폐부종 기재 손해배상 소송 기각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A씨는 2012년 4월 양측 무릎 통증으로 활동에 지장이 있다며 A병원 정형외과에 내원해 양측 슬관절 퇴행성 관절 질환 진단에 따라 척추마취 아래 좌측 슬관절 전치환술을 받기로 했다.

A씨는 병원에 입원해 심장 이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사전검사로 심전도 및 심장초음파 검사를 받았는데, 심전도 검사에서 동성빈맥, 심초음파 검사에서 약간의 대동맥판 역류 및 승모판 역류, 비정상적인 이완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자 정형외과 의료진은 수술 위험성을 자문하기 위해 협진을 했는데 내과에서는 '저위험군으로, 심혈관적 발생 위험(0.4%)을 설명하고 수술을 진행해도 좋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마취과 역시 '고령으로 인한 전반적 위험성(심혈관계, 뇌혈관질환계)에 대해 주지시키고 수술을 진행해도 괜찮다'는 견해였다.
 
그러자 의료진은 예정대로 수술을 했다.
 
A씨는 수술 직후 의식이 명료했고, 혈압 120/70mmHg, 맥박 70회/분, 산소포화도 96% 등으로 활력징후가 안정적이었으며, 호흡곤란, 오심, 구토 등의 이상증세도 없었다.
 
그런데 약 9시간 후 오심 증상을 호소해 의료진은 자가통증조절장치를 중단하고 항구토제인 맥페란을 투여했고, 그후 더는 유사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A씨는 수술 4일 후 물리치료를 받던 중 가슴 답답함과 흉통을 호소했고, 과호흡 증세를 보였다.
 
이에 의료진은 비닐백 호흡을 시행하고, 빈맥과 산소포화도 저하 증상이 나타나자 산소마스크를 통해 산소 10리터를 공급한 뒤 S대학병원으로 전원했지만 사망했다.
 
그러자 유족은 A병원과 S대학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유족은 "수술 전 심전도, 심초음파 검사에서 심장에 이상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으므로 A병원 의료진은 추가검사를 통해 심장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거나 심질환을 적절히 조처할 수 있는 병원으로 전원해야 했지만 수술을 강행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유족은 A병원 의료진이 수술 전에 수술과 관련해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았고, 동의를 받지도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유족들은 "S대학병원은 사망진단서에 직접 사인을 폐부종으로 기재했는데 폐부종은 질환이 아니라 증상이고, 그 원인이 되는 질환은 심질환으로 진단할 수 있다"면서 "이런 사망진단서를 발행한 것은 과실"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법원은 최근 유족들의 주장을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동성빈맥은 여러 가지 신체 내외적 요인에 따라 발현하는 것인데, 동성빈맥이라는 사실만으로 심질환이 있다거나 건강에 이상이 있다고 볼 바는 아니다"고 환기시켰다.
 
이어 재판부는 "해당 수술은 전신마취가 아닌 척추마취 상태에서 이뤄져 상대적으로 심장과 폐 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마취과와 내과의 협진에 따르면 당시 심근경색을 의심할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법원은 S대병원이 발행한 사망진단서에 대해서도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법원은 "S대병원에서 발행한 사망진단서에 직접 사인을 '폐부종'으로 기재했는데, 이는 질환이 아니라 증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A씨의 사인을 폐부종으로 기재한 것이 과실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사망진단서에는 직접 사인, 중간선행사인, 선행사인과 사망의 종류 등을 표시한다.
 
의사협회의 '진단서 등 작성·교부 지침'를 보면 "사망진단서에서 가장 흔한 오류 가운데 하나가 직접사인으로 죽음의 현상을 기재한 것인데 사망하면 당연히 나타나는 현상은 사망의 증세라고 할 수 있고, 절대로 사망원인이 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논란이 된 고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

잘 알려진 것처럼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에 사망의 종류를 '병사'로 분류하면서 엄청난 논란을 일으킨 바 있고, 결국 '외인사'로 수정하고 대국민 사과했다.
 
하지만 당시 서울대병원 특별위원회는 "사망진단서는 의사의 재량권이며, 주치의가 그렇게 작성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면 문제될 게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사건 역시 직접 사인을 폐부종으로 기재한 것은 잘못이지만 이를 의료과실로 볼 수 없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사망진단서 #직접사인 # 메디게이트뉴스

안창욱 기자 (cwahn@medigatenews.com)010-2291-0356. am7~pm10 welcome.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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