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지난 2년의 기간은 대한민국 의료계 역사상 최장기 투쟁으로 남을 것입니다. 윤설열 정부의 2000명 증원이라는 폭거 앞에 전공의는 사직했고 의대생은 휴학했습니다. 어떤 선배 의사도 겪어보지 못한 거대한 투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대가는 가혹했습니다. 군 복무 문제로 커리어의 불확실성에 처한 전공의들, 졸업 연기와 더블링이라는 파국을 마주한 학생들까지. 그러한 희생에도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가 내놓은 결과는 결코 만족할 수 없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만을 위한 투쟁이 아니었습니다. 산더미처럼 산재한 의료 문제는 덮어놓고 의대증원 하나로 다 해결한 것처럼 선언하려는 정치권에 대한 전면적인 항의이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정권을 넘어선 연장선상에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집행부의 역량을 떠나서 의사협회의 구조적 한계는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듯 합니다. 의협은 명목상 의사 직군을 대표하는 법정단체일 뿐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입니다. 그리고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또다시 희생을 요청할 자격은 이제 없습니다.
의료계의 미래는 곧 젊은 의사들의 미래입니다. 앞으로 의사로서 40년 이상의 인생을 살아가야 할 당사자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들의 역량과 목소리가 온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공정한사회를바라는의사들의모임(공의모)은 젊은의사들의 역량을 결집해 활동해왔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해외 의대 이슈입니다. 헝가리 의대의 경우, 서유럽 선진국 의대라는 이미지로 한국인 유학생이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30%씩 폭증하고 있었습니다. 이 추세가 이어졌다면 헝가리에만 올해 500명의 유학생이 입학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공의모가 제기한 소송은 2021년을 기점으로 이 가파른 증가세를 꺾어 놓았습니다.
기준 미달 해외 의대의 인정 취소를 위해 지금도 끈질기게 공을 들이고 있는 이 이슈는, 실질적으로 매년 300~400명의 추가 유입을 막아내는 유의미한 중간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이것이 공의모가 지향하는 ‘실무적인 방어’입니다.
앞으로의 투쟁은 영리하게 진행돼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구성원이 다치지 않는 투쟁을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가장 강력한 투쟁은 지치지 않는 투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결국 이해당사자인 젊은 의사들이 중심이 돼야 합니다.
이제 그 키는 젊은 의사들이 잡아야 합니다. 젊은 의사들이 입법부의 심장부로 진출하여 입법의 주체가 되고, 노동조합과 같은 강력한 실무 조직을 통해 정부와 강력히 협상해야합니다.
2월21일 토요일, 공의모가 대한병원의사협의회(병의협)과 공동으로 세미나를 개최합니다. 병의협은 그동안 다수의 교수노조, 전공의노조를 지원해온 단체입니다. 연자로는 지난 의정갈등에서 사직 스타트를 끊었던 전공의 홍재우 선생님과 전국전공의노동조합 유청준 위원장이 참여합니다. 많은 분들이 참석하셔서 진지한 대화의 장이 되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