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23일 렉라자 FDA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 개최…항암·대사질환·면역염증 등 주력 분야 R&D 활성화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유한양행이 렉라자의 미국 FDA 허가 경험을 바탕으로 제2, 3의 렉라자 발굴을 위해 연구개발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일(현지 시각)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미국 상품명 라즈클루즈(LAZCLUZE))와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얀센의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을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엑손 19 결실 또는 엑손 21 L858R 치환 변이가 확인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제로 허가했다.
이에 유한양행은 23일 서울 콘래드 호텔 파크볼룸에서 렉라자 FDA 허가 기념 기자 간담회를 개최해 'FDA 승인 이후 유한양행의 경영방향'을 소개했다.
이날 조욱제 대표이사는 인사말을 통해 "10여년 전부터 혁신신약 개발을 위해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도입해 바이오벤처와 공동연구 및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함께 노력했다"며 "이번 FDA 허가 승인 성과를 이정표로 생각하고 제2, 제3의 렉라자 탄생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유한양행, 제2의 렉라자 꿈꾼다…항암·대사질환·면역염증 등 집중
이날 유한양행은 항암, 심혈관·신장·대사질환, 면역염증질환 등 3개의 주력 질환 분야에 집중해 R&D를 활성화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열홍 사장은 "유한양행은 매년 매출의 20% 이상을 R&D 비용으로 투입했다. 특히 올해는 2500억원에 달하는 연구비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새로운 제2, 제3의 렉라자를 찾고, 신 후보물질을 도입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이영미 부사장은 "유한양행의 전략 질환군은 항암과 대사질환, 면역염증으로 나뉜다"며 "렉라자를 선두로 해서 고형암을 중심으로 한 항암제, 그 중 베스트인클래스로 진행할 수 있는 타깃을 찾는 중이다. 이뿐 아니라 면역항암제 등에도 관심을 가진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대사질환에 대한 동반질환의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이와 대한 새로운 타깃을 적극적으로 찾는다. 새로운 타깃뿐 아니라 환자의 편의성을 높여줄 방안도 찾고 있다"며 "면역 염증 알레르기 치료제와 차세대 플랫폼 기술에도 큰 관심을 가진다"고 덧붙였다.
현재 유한양행이 보유한 파이프라인은 총 8개다.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추가 진입 예정인 파이프라인은 4개 이상이며, 내년 이후 약 12개 이상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주요 파이프라인은 ▲면역항암제 이중항체 'YH32367'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 ▲고셔병 치료제 'YH35995' 등이다.
YH32367은 HER2 양성 고형암 치료를 위한 HER2/4-1BB 이중항체로, 에이비엘바이오와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이다.
이는 HER2 발현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결합해 면역 T세포 활성수용체인 4-1BB를 자극해 면역세포의 항암작용을 향상해 암세포 성장을 억제한다. 이와 동시에 면역을 촉진한다. 유한양행은 유방암·위암·담도암 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와 호주에서 임상 1/2상을 진행하고 있다.
YH35324는 지아이이노베이션으로부터 도입한 물질로, 표준치료제 대비 알레르기 원인인 면역글로불린(IgE)을 지속적으로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YH35324는 최근 임상 1a상 파트B 결과에서 면역글로블린E(IgE) 수치(> 700 IU/mL)가 올라가 있는 환자에서 우수한 안전성 프로파일과 기존 치료제 대비 더 강력하면서 지속적인 IgE 억제 활성을 보여줬다. 유한양행은 특히 IgE 수치가 상승한 환자에서 치료 가능성을 보여준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YH35995는 약물 투과가 어려운 혈액뇌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을 통과할 수 있도록 개발됐으며, 경구 투여용으로 개발 중이다.
고셔병은 유전적 돌연변이의 영향으로 특정 효소 결핍으로 인해 생기는 리소좀 축적 질환(LSD)의 한 종류다. 혈액학적·장기·골격계 등 전신에 걸쳐 증상이 나타나는 희귀질환으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치료 옵션이 없어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상황이다.
오픈이노베이션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 박차…글로벌 블록버스터 창출 다짐
이날 유한양행은 오픈이노베이션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글로벌 상업화를 이루고, 이익 창출을 통해 R&D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뿐 아니라 한국 제약산업의 동반성장을 선도하고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겠다는 설명이다.
이영미 부사장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신약 개발은 유한양행의 끊임없는 혁신의 원천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주는 시작점"이라며 "내부의 역량과 외부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적극 통합해 새로운 가치 창출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글로벌 공동개발을 통한 이익 창출 ▲유망기술 내화 ▲전략적 투자 ▲미래 혁신신약 R&D 플랫폼 등을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으로 제시했다.
실제로 유한양행은 현재까지 5개 과제를 기술수출 했으며, 35곳과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신약 후보물질 33개 중 16개를 도입했으며, 공동연구 과제는 21건에 달한다. 이 외에도 유한양행은 대학과 연구소의 기초 연구도 지원하고 있다. 과제당 1억원씩, 총 76억원을 지원했다.
김열홍 사장은 "기술수출을 할 때 단순히 현금을 빨리 받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마일스톤을 받고 끝내는 것이 아니다. 제품을 상용화하고 나아가 허가를 받아 환자 투여까지 이어갈 수 있는 능력 있는 파트너사와 협업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이번 존슨앤드존슨과의 협업에서 많은 걸 배웠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또 글로벌 블록버스터를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정적인 R&D 투자와 회사의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제2, 제3의 글로벌 블록버스터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당장은 오픈이노베이션 등을 통해 글로벌 상업화에 나섰지만, 향후에는 직접 도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조욱제 대표는 아직 한국 기업이 스스로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상업화까지 도달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향후 한국 제약회사 힘만으로 글로벌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 대표는 "렉라자는 제노스코로부터 후보물질을 받아 연구하고, 그 단계에서 존슨앤드존슨과 협업한 사례"라며 "현재는 우리나라 재정상 글로벌화까지 주도하는데 한계가 있다. 과거에 비해 많이 성장했지만, 아직 부족함이 많다. 일본 역시 상용화 단계에서는 미국의 힘을 빌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국내 R&D 총비용을 글로벌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다. 글로벌 임상3상의 경우 수천억이 필요하다"며 "현재는 외부 힘을 빌리고 있지만, 렉라자 사례를 계기로 한 단계씩 밟아 실력을 쌓아나가면 향후에는 독단적으로 글로벌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특히 국내 대기업 등이 바이오산업에 많이 참여하고 있는 만큼 길이 열릴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유한양행의 주요 파이프라인 중 직접 글로벌 임상에 도전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이 무엇이냐는 질의에 고셔병 치료제를 꼽았다.
조 대표는 "이번 경험을 통해 개인적으로 임상 비용이 적게 드는 희귀의약품인 고셔병 치료제를 유한양행이 끝까지 상업화할 수 있지 않을까 전망한다"며 "다른 후보물질은 아직 기술력이 없어 글로벌 파트너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 대표는 향후 저개발국 등의 렉라자 단독요법 해외 진출에 대해 "(유한양행은) 렉라자에 대한 애착이 상당히 강하다"며 "현재 병용요법으로 허가를 받았지만, 병용요법을 다 수용하지 못할 나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글로벌 판권은 존슨앤드존슨이 가지고 있어 확답하기는 어렵지만, 회사와 논의해 렉라자 단독요법에 대해서도 논의해 나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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