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03.07 06:05최종 업데이트 19.03.07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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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안전과 의료 질 위해 입원환자 영양관리 필요... 수가화 방법론은 의견 분분

6일 국회서 '의료기관 기초영양관리료 수가 도입을 위한 정책토론회' 개최

사진: 의료기관 기초영양관리료 수가 도입을 위한 정책토론회. (사)대한영양사협회 전국병원영양사회 김원경 회장.

[메디게이트뉴스 정다연 기자] 환자의 안전과 의료 질을 높이기 위해서 영양관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담론의 장에서 형성됐다. 그러나 의료기관 기초영양관리료 수가화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놓고 의료계와 정부측의 의견은 엇갈렸다. 영양사측과 병원경영자측은 기초영양관리료를 별도로 수가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보건복지부는 이에 대해 별도의 수가를 신설하려면 수가 도입으로 국민들에게 돌아갈 이익이 분명하고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입원료 수가 중 병원관리료에 영양사의 행위가 포함되는지에 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일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의료기관 기초영양관리료 수가 도입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입원 환자의 임상영양관리를 위하 기초영양관리료 수가 도입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영양사측 "기초영양관리료 수가화로 인력 확보하고 의료 질 높여야"

대한영양사협회 전국병원영양사회 김원경 회장은 병원에서 기초영양 고위험군 환자들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수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환자 안전과 의료 질을 높일 수 있고 결과적으로 의료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영양불량이란 기본적으로 섭취량과 필요량의 불균형에 의해 발생한다. 병원에서 환자의 영양불량은 기아와 다르게 신체 기능을 떨어트린다. 심각한 경우에 환자는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며 "영양불량 환자를 초기부터 영양 평가를 통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영양불량을 해결하면 환자 안전을 높이고, 의료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국내에서는 영양 불량과 의료 결과에 관한 연구가 이제 시작하는 추세인데 해외에서는 이미 많은 연구가 진행 되고 있어 데이터가 많다"며 "외국에서는 영양사가 병원에서 영양불량을 관리하면 환자의 재원일수와 재입원율이 줄고 의료비용을 낮춘다는 데이터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영양불량은 개인적인 요인도 있지만 환자가 입원하면 병원이라는 시스템 자체가 영양불량을 가속화 시키는 요인도 있다. 병원이 환자의 영양을 관리하지 않으면 감염, 상처회복 지연, 합병증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심지어 사망에 이르게 하는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환자의 안전 영역에서 환자의 영양 관리는 입원 초기에 파악 되어야 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기초영양관리는 모든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해야하지만 우선적으로는 기초영양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해야 한"며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적정한 수가화가 필요하다. 수가를 통해 인력을 확보하고 행위 표준화도 동시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기초영양관리료를 수가화 한다면 수행자는 영양사이고 대상자는 영양불량 고위험군 환자가 되어야 한다. 행위는 영양초기평가를 시행하고 환자 영양 관리를 기록하고 의료인에게 고지하는 것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초영양관리료 수가화가 단순히 지출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의료비용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결과적으로 보험 재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해외 연구 결과가 있다"며 "영양사 인력 확보 등으로 고용인력을 창출하는 효과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 의료기관 기초영양관리료 수가 도입을 위한 정책토론회.

병원측 "별도의 기초영양관리료 수가화로 소홀했던 환자 영양관리에 신경써야"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서진수 원장은 병원 경영자의 관점에서 비급여의 급여화 등으로 인한 병원 적자를 별도의 기초영양관리료 수가 신설로 대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경영 적자 등의 이유로 소홀했던 환자의 영양관리를 위해서도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서 원장은 "상식적으로 모든 의료인이라면 영양상태 불량이 치료 결과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체감해서 알고 있다"며 "병원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영양과 식이는 같은 문제 아니지만 식대는 수가가 낮게 평가돼 있다. 병원 입장에서는 적자를 내지 않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이를테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용역으로 식당을 운영할 수 있고 재료비도 조금 저렴한 재료를 구입하려 애쓰기도 한다. 바람직하지 않지만, 이 때문에 음식의 질이 떨어져 민원이 들어오기도 한다"며 "또 영양사 2명을 고용해야 할 일을 1명만 고용해 쓰기도 한다. 사실상 기초영양관리라는 것을 과거에는 소홀하게 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서 원장은 "최근에 인증 사업의 기본 필수 항목으로 기초영양관리, 영양불량자 관리가 인증 요인으로 도입 되면서 병원은 패널티를 받지 않기 위해 죽이 되는 밥이 되든 시행하고 있다"며 "인증을 떠나서 영양 관리는 환자에게 중요하므로 기초영양관리료가 수가가 신설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숨어있는 의료 손실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일이므로 건강보험 재정에도 손해가 아닐 것이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감염관리료라는 수가가 과거에는 없었는데 신설 됐다. 메르스 등 국가적 사태를 겪으면서 정부가 유인 장치로 만들었다. 영양관리료도 그렇게 만들어질 수 있다"며 "비급여를 줄이는 대신에 필요한 수가를 신설해 현실화 해야 한다. 영양불량에 대해서는 별도의 트랙을 만들어 수가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서 원장은 "환자가 질병으로부터 회복되는 과정에는 병원의 모든 전문가가 노력해야 한다. 의사, 간호사, 영양사, 약사 등 어느 한 직역도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 없다. 의료기관에서 적정 인력을 늘리기 위해서 영양관리에 대한 수가 신설이 지금 시기에 적절한 논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수가화로 국민에게 돌아갈 이익 명확하게 제시 돼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선임연구원은 환자의 안전과 의료 질 향상을 위해서 기초영양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가화를 위해서는 구체적인 기준과 비용 효과가 제시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에게 돌아갈 이익이 설득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연구원은 "기초영양관리에 그동안 관심 가지지 못했는데 자료 읽으면서 꼭 필요한 일이라고 공감했다. 특히 환자 안전, 의료 질, 비용 관점에서 필요성에 대해 두루 동의한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현재 기초영양관리 행위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입원료 중에서 병원관리료 내에 포함 되어 있다는 논리적인 틀을 가지고 있는 실정이다"며 "입원료에 포함해서 수가화 된다면 병원관리료의 다른 부분 비율이 줄어들 것이다. 수가로 만들어져도 병원의 수입 관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을 거라는 의미다. 그러면 굳이 뭐하러 수가로 만드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사실 입원료에 대해서 한 번도 제대로 규명된 적이 없었다. 영양사의 행위가 입원료 속에 포함돼 있다고 분명히 말할 수 없는 이유다. 앞으로 입원료에 대한 정의를 시도할 예정이다. 눈여겨 보면 좋을 것이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환자의 기초영양관리가 중요하다는 맥락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수가를 신설하려면 보다 명확하게 정의되어야 하는 것들이 있고 보다 설득력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연구원은 "우선 행위 정의가 명확해야 한다. 대상자 판정 기준도 가정에 의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소아환자, 결핵환자, 암환자 등 별도의 기준이 각각 만들어져야 한다. 대상자가 선정되면 어떤 방식으로 관리 프로토콜을 작동시킬 것인지 세부 내용이 정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가를 만든다는 것은 결국 국민에게 그만큼 부담을 지운다는 뜻이다. 그러면 수가를 만들어서 어떻게 국민에게 이익으로 돌려줄 것인지 명확한 비용효과 분석이 제시되어야 한다"며 "이제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제 3자의 시작에서 수가 신설이 타당하다고 느낄 만큼 그런 부분이 보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의료기관 기초영양관리료 수가 도입을 위한 정책토론회.

복지부 "비용보상 적으면 검토 예정... 하지만 수가화는 사회적 합의 필요"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이중규 과장은 환자의 영양관리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다면서도 수가화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비용보상이 적은 부분에 대해서는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이 과장은 "영양이 중요하다는 말은 십분 공감한다.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와 미국 의료기관신임합동위원단(JCAHO)에 지표로 들어가 있다는 것은 병원이 영양초기평가를 하고 영양치료를 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며 "환자 영양관리가 필수적이라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하지만 환자의 영양불량 상태, 특히 입원 후 영양상태 불량에 대해 수가가 없어서 그렇다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모든 결론이 수가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가치와 관련된 검토를 해서 기초영양관리료를 별도 수가로 가야할지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며 "행위주체가 영양사가 되는 것은 의료법 상 문제가 있을 것 같다. 영양집중치료 수가의 경우에도 의사, 간호사, 영양사가 팀을 구성해야 하는 이유가 의료법 때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만약 새로운 수가를 만든다고 하면 두 가지 논의가 필요하다. 하나는 영양사의 행위가 병원관리료에 포함되어 있는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또 다른 하나는 별도의 수가로 만든다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고 짚었다.

그는 "앞서 감염관리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때는 국민들이 이미 필요성을 체감한 상황이었고 사회적 합의가 충분히 이뤄졌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만약 수가 신설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려면 기존에 하지 않았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그만큼 국민들의 공감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초영양관리료 수가화에 대해 된다거나 안된다고 말씀드리기 어렵다. 하지만 필요하고 비용보상이 적게 되고 있다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과 의사 "영양 관리 중요한 소아환자 위해 별도 수가 신설 돼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양혜란 교수는 임상 현장에서 입원 환자의 영양불량이 환자의 치료와 예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설명했다. 특시 성인과 달리 영양관리가 아주 중요한 소아 환자에 관해서는 입원 환자와 퇴원 환자 가릴 것 없이 영양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별도의 수가가 신설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교수는 "입원 환자의 영양불량 유병률은 보고에 따라 다양하지만 입원환자 전체의 약 20~50%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소아 입원환자의 경우에는 입원 시점에서 영양불량의 유병률이 15~32%로 전 세계 각국에서 높게 보고 되고 있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 중에서 급성 영양불량 및 만성 영양불량은 이와 같이 매우 흔하게 나타난다"며 "환자가 기저에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나 소아환자에서처럼 급격한 성장을 보이는 시기에 해당하는 경우, 영양상태 평가시 영양치료 개입이 필요한 영양불량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는 보다 적극적인 영양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모든 입원 환자들은 소화불량, 흡수장애, 영양요구량의 변화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해 항상 영양불량의 위험성에 노출돼 있다"며 "입원환자의 영양불량은 질병 이환률의 주요 원인 중 하나지만 입원환자에서 높은 영양불량의 유병률과 영양치료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초기 선별과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자가 입원 당시 이미 영양상태가 불량한데도 의료진이 영양불량 상태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영양불량이 치료되지 않아 환자의 질병경과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양 교수는 "따라서 입원 환자의 영양불량 여부를 선별하고 병력청취, 신체계측, 혈액검사를 포함한 영양상태 평가가 필요하다. 이러한 영양상태 선별과 평가는 고위험군을 파악하여 조기에 파악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되도록 빨리 치료함으로써 임상 예후를 호전시킨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특히 소아 입원환자는 성인과 동일한 영양선별 도구를 적용할 수 없다. 소아 환자는 성장기라는 특성이 있으므로 성인 환자와는 별도로 영양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기초영양관리료 수가를 신설하고 소아 입원환자에 대해서는 기초영양관리는 모든 소아 입원 환자에게 확대 적용해야 한다. 연령 가산을 추가로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아 환자는 영양관리가 정말 중요하다. 영양교육상담료 수가 신설도 필요하다. 더 나아가, 소아 외래환자에도 영양불량 고위험군 환자에 대한 기초영양관리료를 적용하고 별도의 상담료 수가를 신설해 퇴원 후에도 영양교육상담이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다연 기자 (dyjeong@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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